어느덧 김장철이 2~3주 앞으로 다가왔다.
올 초 이상기온에서 시작해 채소의 작황부진으로 채소 값이 크게 급등했고 무와 배추뿐만 아니라 양파, 마늘 등 양념류 채소까지 수급불균형을 겪었다. 특히 9~10월에는 배추의 소매가격이 1만 5000원에 육박해 ‘배추 파동’으로 김장을 앞둔 소비자들의 걱정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 김장재료의 가격 동향과 수급 전망을 통해 올해 김장철 분위기를 알아보자.
◆배추·무값 안정세, 양념채소값은 상승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1월 배추값이 10월보다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작황이 저조했던 고랭지 배추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생육이 좋은 가을배추 출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11월 도매가격은 10㎏ 상품 기준 5500원으로 평년 대비 48% 상승한다는 전망이다.
김장철이 시작되는 중하순 경에는 충청과 호남지역에서 출하가 동시에 진행, 5500원대 보다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무는 경기와 충청지역에서 가을무 출하가 지연, 물량 공백으로 인해 18㎏ 상품 기준 도매가격은 1만 5000원대가 예상된다. 지난달보다 55% 떨어진 수준이다. 중순부터는 출하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돼 1만 원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파는 20㎏ 상품 기준 11월 도매가격은 1만 7500원으로 지난해 대비 17% 상승이 예측된다.
올해 양파 입고량이 지난해보다 1% 줄어든데다 10월 말 재고량은 41만 7000t으로 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마늘값은 1㎏ 상품 기준 5600원으로 지난해보다 높다.
민간 수입량이 지난해 대비 50%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 수입물량도 1만 2000t 늘어 지난달과 비교해 약보합세가 예측된다.
파값도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쪽파 도매가격은 1㎏ 상품 기준 2500원으로 평년 대비 51% 높다는 전망이다.
건고추는 600g 기준 5대 도매시장 평균 도매가격이 8300원으로 지난해보다 43% 높을 것으로 보인다.
◆김장배추 재배면적은 6.4% 감소
올해 김장배추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6.4%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김장 배추·무 재배면적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김장배추 재배면적은 1만 3540㏊로 지난해의 1만 4462㏊에 비해 922㏊가 감소했다.
이와 같이 재배면적이 줄어든 데는 파종 및 정식기에 내린 잦은 비와 지난해 작황 호조에 따른 낮은 가격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면 9월 고랭지 배추값 상승으로 추가정식이 가능한 전남·경남지역은 재배면적은 전남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8.5%가 늘어 2,552㏊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 농식품부가 9월 기준으로 면적감소와 작황부진 등을 감안해 예측했던 올 김장배추 부족분은 적정수요량(140만t)에 비해 18만t이다.
하지만 이후 고단위 영양제 투입이 이뤄지고 날씨도 좋아 작황이 호전되면서 농식품부는 당초 예상보다 생산량이 10만t 이상 늘어날 것으로 수정했다.
반면 월동배추의 재배면적은 증가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월동배추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15%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산량도 평년 수준 38만t보다 2만t가량 늘어난 40만t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월동배추 생산량 가운데 일부가 예년보다 한달 정도 이른 12월 중 출하돼 김장배추용으로 소비될 것으로 판단된다.
◆김장비용은 25만 원대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김장비용(4인 가족)을 재래시장 기준 25만 270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 조사됐던 14만1700원보다 78%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배추, 무, 알타리무, 마늘 등 올 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던 채소류 가격이 김장비용 상승을 부추긴 요인으로 작용했다.
본격적으로 김장 수요가 몰리는 11월 중순 경에는 전국적인 배추 출하량 증가와 고시세에 따른 소비둔화로 가격내림세가 예상되지만 예년보다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전망이다.
배추와 함께 무와 깐마늘, 대파, 쪽파, 당근 등은 지난해에 비해 높은 시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생강과, 천일염, 새우젓, 멸치액젓 등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11월 둘째 주 이후에는 그동안 고시세를 유지했던 품목들의 재고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갑작스런 추위가 채소류 산지 작업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김장비용은 23만 원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민희 기자 manaju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