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생 최모(23·대전시 유성구) 씨는 최근 택배 운송장에 적힌 배송번호를 입력하면 100% 문화상품권이 지급된다는 설명을 읽고 해당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허탕을 쳤다. 각종 개인정보를 입력했지만 사이트 측이 보낸 인증번호는 1주일 후에나 입력이 가능해 즉시 경품을 수령할 수 없었고 보험사 상품 가입 권유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2 직장인 이모(32·대전시 서구) 씨는 수년전 가입했던 유명 포털사이트 인터넷쇼핑에서 커피교환권이 당첨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교환번호를 보내줄테니 보험사의 상품안내를 들은 뒤 상품을 수령하라는 것. 이 씨는 보험사 전화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극구 거부했지만 결국 며칠 후 보험사 직원의 전화에 짜증을 내야만 했다. 이 씨는 "커피교환권을 받겠다고 주민등록번호며 휴대폰 번호까지 내 개인정보를 입력한 것이 후회가 된다"며 "4000원 짜리 커피 한잔 값에 내 정보가 들어간다니 허무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 경품행사를 미끼로 일반인들의 개인정보가 보험회사와 유통사 등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보험·카드·인터넷쇼핑사 등과 제휴를 통해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품을 내걸고 소비자들의 정보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통해 가입 회원수를 늘리는 것은 물론 협력사까지 정보 공유를 확대시켜 마케팅에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어디로 어떻게 들어가는지도 조차도 모른 채 보험와 카드사는 물론 인터넷통신 대리점에게까지 가입권유 전화를 받아야 하는 귀찮은 상황에 노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법적 제재 수단이 없어 일반 고객들은 각종 보험 및 카드, 인터넷 가입 권유 전화 홍수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인정보 제공 동의하에 회원 정보를 수집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앞선 사례에서 언급된 한 인터넷 사이트 운영사 관계자는 "모든 고객들이 경품을 받기위해 입력한 자료가 제휴사에 공유된다는 사실에 동의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특히 경품 지급을 하지 않았거나 허위 물품을 지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당한 마케팅 활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품행사는 물론 회원가입 절차에서도 사실상 개인정보 이용동의를 강요받고 있는 소비자들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직장인 채모(33·대전시 서구) 씨는 "개인정보 수집이 선택사항이 아니라 이용동의란에 체크를 하지 않으면 가입조차 되지 않는 의무사항이기 때문에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무차별적으로 이용되는 내 개인정보때문에 혹시나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지 항상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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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충청권 최대일간지 충청투데이의 무궁한 발전과 21주년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난 1989년 한화의 전신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한 송진우는 21시즌 동안 통산 최다승인 210승, 사상 첫 200탈삼진 및 3000이닝 투구 등의 화려한 기록을 남기며 프로야구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한 팀에서 21년간 프로생활을 한 그는 대학 졸업 후 어린 나이에 프로에 입단해 40대 중반까지 앞만 보고 달렸다.

오랜 시간이 흘러 지난 2009년 은퇴를 결정한 그는 프로선수로서 많은 기록도 경신했고 좋은 선배와 지도자를 만나면서 의미 있는 프로생활을 했다.

이후 송진우는 지난해 일본으로 연수를 떠났고 올 4월 한화 이글스 2군 투수코치로 복귀해 후배 양성에 몰두하고 있다.

송 코치는 그 당시를 회상하며 선수 시절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이 3000이닝 투구라고 밝혔다.

그는 “3000이닝은 20년 동안 150이닝을 꾸준하게 던져야 가능한 수치다. 데뷔전 완봉승을 비롯해 200승, 2000탈삼진 등 기록을 갈아 치웠는데 20년 동안 꾸준히 던졌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해 보이기만 했던 송 코치도 외롭고 힘들었던 시절은 있었다.

그는 “지난 1997년 6승밖에 못했고 상대 타자들이 ‘치기 쉽다’, ‘뻔히 공이 보인다’라고 말했을 때 가장 힘들었다. 야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고 심정을 토했다.

“그런데 이듬해 체인지업을 배웠고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지만 연습을 꾸준하게 하니 상대 타자들에게 먹혀들어가더라. 이후 야구 생활의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 가장 까다로운 타자들은 같은 팀 소속이었던 양용모, 김호, 김인호였다.

그는 “항상 경기 전에는 자신감이 충만했었다. 잘 치는 타자들이 나오면 승부욕이 더 타올랐고 오히려 몸쪽 승부를 펼쳤다. 그런데 우리 팀에 있다가 다른 팀으로 간 선수들이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원한 이글스의 레전드로 남을 것만 같았던 그에게도 세월은 야속하기만 했고 은퇴를 준비해야 할 시기가 찾아왔다.

송 코치는 “언젠가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있었다. 무엇보다 은퇴 직전 팀 성적이 거의 바닥 수준까지 내려가 안타까웠다. 이에 따라 세대교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나도 그 후 100일쯤 지난 뒤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록 은퇴를 결정했지만 송 코치는 누구보다 선수생활을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남다른 비결이 있었다.

그는 “내가 오래 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몸도 있지만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일정에 의한 훈련이 아니라 본인이 생각하는 훈련을 은퇴 직전까지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때문인지 송 코치는 21이라는 숫자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어릴 적부터 21번을 달았고 유난히 좋아했다. 아마시절 21번을 달았는데 이글스 입단 때는 달지 못했었다. 하지만 21번을 달고 있던 선배가 1년 만에 그만두면서 내가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월급날도 21일이고 차량번호, 전화번호 뒷자리, 내가 선수 생활한 시기까지 모두 공교롭게 21이었다. 일부러 맞추려 한 것은 아니지만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끝으로 그는 마지막 야구 인생에 바람은 화려함보다는 꾸준한 야구를 강조했다.

송 코치는 “나는 매 경기 20승은 못했지만 10승씩은 꾸준히 했다. 그러다 보니 팬들이 지속적으로 기억해준 것 같다. 특히 나이를 먹고 나선 40대 중년 분들이 내게 많은 응원을 보내줬고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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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여론이 심상치 않다. 정부에 대한 평가는 싸늘하고, 여당인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마땅찮은 분위기다. 그렇다고 야당인 민주당이나 충청기반 정당인 자유선진당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지 않다.

세종시 수정 논란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문제 등으로 흔들린 민심은 정부나 여당에 등을 돌리려는 분위기다. 여기에 민주당에는 큰 감정은 없지만 여전히 믿음이 가지 않는다. 선진당에게 대해선 충청 정당으로서 실망이 너무 커 보인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충청 정치세력의 통합에 대해서도 그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충청민심이 어디로 흐를지 안갯속이다.

충청투데이가 창간 21주년 기념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충청지역 성인 1020명(대전 340명·충남 340명·충북 3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1대1 전화면접)도 이런 충청민심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을 잘 수행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59.2%가 ‘잘 못하고 있다’(매우 24.9%, 대체로 34.3%)라고 답해 33.3%의 ‘잘하고 있다’(매우 3.1%, 대체로 30.2%)를 두 배 가까이 됐다.

정당지지도에선 한나라당은 25.3%로 민주당의 24.3%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분석해 보면 대전과 충북에선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앞섰고, 충남에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였다.

자유선진당 8.1%에 머물렀다. 뒤를 이어 민주노동당은 2.7%, 국민중심연합 0.9%였다. 충청을 기반으로 한 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의 정당지지도를 합쳐도 9%에 불과하다.

내년 대선의 유력 후보와 대선 투표에 대해선 눈여겨 볼만한 결과가 나왔다. ‘내년 대선 후보로 가장 유력한 주자’를 묻는 질문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43.9%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렸다. 2위를 차지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7.0%)와 무려 36.9%의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야권 연대 대선 후보 간의 가상대결’에선 응답자의 41.5%가 ‘야권연대 후보’라고 답해, 30.0%의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다.

‘박근혜’에 대한 충청인의 애정은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선 ‘재고’의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단 한나라당 후보의 상대가 ‘야권 연대’라는 단서 조항이 붙어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충청정가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충청권 대통합’에 대해선 충청인 10명 중 6명 이상인 63.8%가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통합 방식으로는 ‘국민중심당 중심’, “신당 통합 중심’, ‘선진당 중심’ 등에 대해 모두 20%를 유지하면서 의견이 분분했다.

‘내년 총선에서 현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다시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6.9%가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고, ‘다시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24.0%에 머물렀다. 또 총선 초점은 복지와 경제였고, 후보 선택 기준은 청렴과 도덕성이었다.

이밖에 충청인의 54.9%가 지난해보다 올해의 가계 사정이 나빠졌고 밝혔고, 내년도 가계 전망을 묻는 질문에도 40.6%가 ‘올해와 같을 것’이라고 말해 어려운 서민 경제의 단편을 보여줬다.

민선 5기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 3개 시·도지사의 지난 1년간 활동에 대해 충청인은 ‘보통’이라는 평가가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역별·성별·연령대별 인구비례할당 표집 방식으로 표본을 추출해 RDD(임의번호걸기·Random Digit Dialing) 방식으로 실시됐다. RDD는 지역번호와 국번 이외의 마지막 4자리를 컴퓨터에서 무작위로 생성해 전화를 걸어 전화번호부에 등록되지 않은 가구까지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번 조사의 최대 허용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였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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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은 첫눈에 제짝임을 알아봤다. 베트남에서 태어난 띠엔 씨와 친구를 따라간 유재삼 씨는 성공적인 국제결혼과 동시에 행복한 다문화 가정의 표상이 되고 있다. 부부가 아들 대선(5)이와 딸 은정(3)이를 사이에 두고 가족앨범을 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천안=유창림 기자  
 

"이제 우리나라의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은 허물어질 것입니다. 국적에 상관없이 외국인들을 우리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외국인지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박미숙(52) 천안시 여성가족과장의 말이다.

천안시 거주 외국인은 2000년 이후 급속도로 증가했다. 2000년 3717명에 불과했던 외국인은 2003년 6213명, 2007년 8786명, 2008년 9964명으로 증가했고, 2009년 1만 명을 돌파, 1만 586명을 기록했다.2011년 2월말 기준으로 천안시 인구는 57만 2881명이며, 이중 2.2%에 해당하는 1만 2523명이 외국인이다. 50명에 1명꼴이 우리와는 피부색과 언어, 문화가 다른 사람들로 더 이상 외국인은 낯선 존재가 아니다.

더욱이 이들 중 상당수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국민의 일원이며, 우리 이웃이다.

바로 다문화가정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다문화가정 정책이 본격 추진되면서 181가구에 불과했던 천안시 다문화가정은 2007년 322가구, 2008년 373가구로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2009년에는 1780가구로 폭발적 증가를 보였고, 2010년 6월 현재 1813가구로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2세들이 사회로 진출하는 시점이 되면 다문화가정이라는 표현 자체가 구닥다리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이다.

문제는 다문화가정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모두가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외국인 아내를 폭행하고, 살해하는 일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3일에 제주도에서는 외국인 아내와 말이 통하지 않는데 불만을 품은 40대 남성이 아내와 다투고, 집안에 불을 붙인 혐의(방화)로 입건됐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강원도 춘천에서는 12억 원대의 보험금을 노리고 화재사고로 위장해 외국인 아내를 살해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인 남성이 결혼업체를 상대로 외국인 아내에게 속아서 결혼을 했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돈을 벌 목적으로 한국인 남성과 결혼을 하고, 국적 취득 후 가출을 해서 취업을 하는 경우로 이들을 가정에 복귀시키더라도 결혼 생활이 유지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이와 같은 사회적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 본지는 행복한 가정을 영위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찾아 그들의 성공 비결을 조명해봤다.

◆풀하우스에 끌려 한국에 시집온 19살 베트남 아가씨의 천안 생활

송혜교와 비가 출연해 국내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풀하우스.

2004년 국내에 방영된 풀하우스는 한류 열풍을 타고 베트남에 상륙, 베트남 여심을 사로잡았다.

당시 19살 베트남 아가씨 띠엔(24)도 이 드라마에 푹 빠져 막연히 한국을 동경했고, 한국 남자와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띠엔은 곧바로 자신의 바람을 실천에 옮겼다. 결혼업체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한국어 공부 3개월 만에 업체의 알선으로 2006년 3월 지금의 남편 유재삼(39) 씨를 만나게 됐다.

띠엔과 유재삼 씨의 만남은 조금은 특별하다.

결혼을 위해 베트남에 가겠다는 친구의 권유로 관광차 따라나섰던 재삼 씨는 맞선장소에 동행했고, 이 자리에서 띠엔을 만났던 것.

"띠엔을 보고, 첫 눈에 반했어요. 친구를 따라나서면서 '혹시'하는 기대감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정말 결혼을 할 거라는 건 꿈에도 생각 못했거든요."

띠엔 역시 첫눈에 지금의 남편이 눈에 들어왔고, 짧은 만남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키울 수 있었다.

띠엔과 재삼 씨는 베트남 현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친인척에게 인사를 올리며 바쁜 일정으로 소화했다.

이들이 사랑을 키워가고 있는 사이 한국에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재삼 씨의 어머니 서정애 씨다.

"아들이 결혼에 좀처럼 관심이 없었는데 친구가 결혼하러 간다고 해서 구경 간다며, 떠나더니 느닷없이 결혼하게 됐다며 전화가 걸려왔어요. 외아들인데, 말도 안통하고, 어떻게 살려고 하는지 많은 생각이 들었지요."

그러나 시어머니는 걱정만 하고 있었던 건 아니다.

띠엔 씨가 입국한 건 결혼 후 3개월이 지난 2006년 6월 10일.

서정애 씨는 주변에 조언을 구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언어임을 깨닫고, 띠엔 씨를 상명대학교 한글교실로 이끌었다.

그리고 버스 타는 법과 각종 공공시설 이용방법 등 며느리가 혼자서도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모든 것을 손수 가르쳤다.

"학교에는 이틀 데려다 줬어요. 버스 타는 법을 가르쳐주며, 혼자 할 수 있도록 했어요. 며느리가 두려워할 것도 알고 있었지만 혼자 하는 법을 빨리 터득해야만 평범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엄마(시어머니에 대한 띠엔의 호칭) 손을 잡고, 한글교실에 갔을 때는 정말 무서웠어요. 수강생 중에는 베트남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더 힘들었고요. 특히 수업이 끝나고 혼자 버스를 타던 그 날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정말 불안했고, 집에 와서 남편 얼굴을 보니 눈물이 핑 돌았지요."

그렇게 시작된 띠엔의 한국 생활은 놀라운 성과를 보였고, 마침내 2009년에는 최초의 천안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베트남어 통역사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띠엔은 현재 매주 월~금요일 천안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출근하며, 베트남 이주 여성들의 통역 업무를 맡고 있다.

통역 업무를 맡다보니 자연스레 베트남 이주 여성들의 고민을 듣게 된다.

언어장벽으로 인한 갈등과 오해, 그로 인한 부부간의 불신과 파경 등.

띠엔은 “이들의 사연을 한국말로 옮길 때마다 엄마의 깊은 뜻을 세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 새로운 고민의 시작

띠엔이 아내로, 며느리로, 또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정착하는 사이 새로운 호칭을 얻게 됐다. 바로 두 아이의 엄마다.

아들 대선(5)이와 딸 은정(3)이가 태어난 것.

주말이면 남편의 손을 잡고,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떠나며,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 띠엔.

행복지수 100%인 띠엔에게 요즘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통역사로 활동할 정도로 의사소통에는 지장이 없지만 모국어가 아닌 이상 완벽한 발음을 할 수 없는 게 현실.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고, 학교에 진학하면서 한국 엄마와 다른 띠엔을 발견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충격을 생각하면 불안감이 엄습한다.

한국인 엄마처럼 똑같이 할 수 없는 자신들의 엄마를 아이들이 이해해 줄지는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또 엄마의 나라 베트남의 언어와 문화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욕심이 불안감과 충돌하고 있다.

"대선이가 4살 때 친정엘 데리고 갔었어요. 엄마의 나라를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그 후로 베트남말을 가르쳐주고 싶어서 테이프를 들려줬는데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지금도 베트남말로 말하면 알아듣기는 하는데 말을 하지는 못해요. 그 부분이 좀 섭섭하기도 하지요."

띠엔은 흥타령축제에서 베트남 참가 팀의 춤 경연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먼 미래에 아이들이 베트남 전통 춤을 보고 '엄마 우리 춤 멋있지' 하며, 자랑스러워했으면…."

◆남편 재삼 씨가 전하는 국제결혼 성공 비결

"둘과의 관계만을 놓고 봤을 때 국제결혼이 일반결혼과 크게 다를 건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서로를 의지하는 감정이 더 크다는 장점이 좋은 쪽으로 작용할 수 있죠. 문제는 주변의 협조에요. 국제결혼을 한 사람들끼리 가끔 모이는 데, 그 곳에서 얘기를 해보면 부모는 물론 친지 분들이 외국 여성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직도 단일민족 또는 유교사상이 남아있기 때문이겠지요. 결혼 전에 주변친지를 설득하는 일은 빼놓지 말아야 합니다. 또 남자는 외국인 아내 위에 군림하려고 하면 안돼요. 아무래도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라 그런 의식이 저변에 깔리기 마련인데, 존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 한 가지 처갓집에 갈 계획을 세우고, 꼭 지켜주세요. 그건 아내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5년의 결혼 생활동안 3번 다녀왔는데 그때마나 아내가 크게 기뻐하더군요. 처갓집에 갈 때는 선물 잊지 마시고요. 고가의 선물보다는 우리나라에 흔히 있는 생필품이면 크게 대우 받습니다. 무엇보다 언어가 결혼생활 성공 열쇠의 기본인데요. 아내에게 한국말만 강요하지 말고 그 나라 말을 배워보길 권해봅니다. 저도 베트남 언어를 배우기 위해 테이프도 들어보고 하는데 쉽지는 않지만 꼭 장인, 장모와 베트남 말로 전화통화를 성공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천안=유창림 기자 yoo77200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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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3일 불온한 작당모의가 시작됐다. 우희철 온라인뉴스부장(당시 사진영상부장), 나재필 논설위원(당시 편집부 차장), 정진영 기자(편집부)가 머리를 맞대고 트래블(여행)면을 개혁하자고 결의한 것이다. 일부이긴 하나, 여타 신문들이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앉아서 여행 기사를 쓴다는 것을 알기에 조용한 울림이 되고 싶었다. 그 발칙한 결의는 즉시 행동에 옮겨졌고 1년 1개월 동안 60여 편에 가까운 현장체험 여행기사가 쏟아졌다. '미각의 달인' 이형규 기자는 항상 동행 취재를 하며 맛집을 발굴했다. 트래블에 동원된 기자는 연인원 100여 명에 가깝다. 쉬는 날(금요일)을 이용해 땀을 흘리며 뛰었던 400일간의 여행일기를 공개한다.

무엇을 보고 돌아왔다는 그런 이야기 말고, 여행길에서 뜻하지 않게 얻은 생의 단 한번뿐인 소중한 기억을 담고자 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통해 얻게 되는 소박하지만 진실한 삶의 본질 한 조각, 그것은 여행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다. 첫 번째 거사 날은 2010년 5월 15일. 정진영 기자가 1박2일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그는 논산 지장정사에서 트위터로 인연을 맺은 네 명의 독자와 사찰체험을 했다.

무모한 도전은 5월 21일에 있었다. 나재필 논설위원과 정진영 기자가 '대충청방문의 해' 성공 기원 도보행진을 갖기로 한 것. 여기엔 강경미 기자도 합류했다. 대전 계룡로에서 청주 지북동(대략 45㎞)까지 무작정, 무조건 걷기로 했다. 얼마나 걸렸을까. 이 '고행 같은 여행'은 자그마치 12시간 14분이나 소요됐다. 우리는 맨발 아래 찌걱거리는 물집을 느끼며, 죽음만큼 고통스러운 통증을 참으며 대장정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에 버금가는 '옥천향수 100리길'은 자전거를 타고 장장 300리(120㎞)길을 달렸다. 무식의 발로였음을 자각한다.

계족산 야간산행(우희철·정진영)에서는 낙조를 머금은 도심의 휘황한 불빛을 보며 예고 없는 비박도 했다. 6·25전쟁 60주년 기념 지리산 산행이 이어졌고 '달님도 쉬어간다'는 '1박2일' 명소 영동 월류봉과 솔티마을은 두 번에 걸쳐 다녀왔다.

7월에는 정진영 기자 단독으로 대전서 대천항까지 시내버스로만 이동하는 '불편한 여행'을 감행했다. 승차비 1만 500원에 소요시간 2시간 20분. 차표 한 장 손에 쥐고 바다를 찾아 떠난 서대전~충남 광천 기차여행도 반향이 대단했고, 본사 28명의 기자들은 눈꽃열차를 타고 태백을 다녀오기도 했다.

우리는 여행을 하면서 종종 통음(痛飮)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을 버리고, 휴일을 버리니 마음까지 버려졌기 때문이다. 어떨 때는 술에 취한 것인지, 풍경에 취한 것인지 도통 몰라 지친 육신만 털어내곤 했다. ‘김삿갓’이 따로 없었다. 행색이 추비한데다 잠깐 잠깐 주저앉아 라면으로 끼니 삼으니 누가 보면 상거지라고 해도 부인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바빴고 그만큼 열애했다. 팀원들 누구나 프로페셔널의 진정성을 가지고 있어 대강대강 일하지 않았다. 사진영상부장은 특별한 피사체 결상을 위해 활공으로 찍고, 팀원들은 직접 걸으며 텍스트의 고달픈 안착을 시도했다.

특히 옛길 탐사처럼 걷기가 많았는데 길 자체도 진흙탕이었지만 몸도 진창이었다. 취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가족과 웃어본 기억이 인자 속에서 소멸된 지 오래다. 지쳐쓰러져 잠을 잤고 다시 취재날의 동선을 꿈으로 기약했다.

충청·경상·전라도가 만나니 발끝서 구름이 웃는 영동 민주지산(1박2일). 김구선생이 걷던 공주 마곡사 솔바람길(올레). 길목마다 소소한 재미가 가득했던 괴산 산막이 옛길, 조선팔도 보부상·짐꾼들이 눈물과 땀으로 넘던 '차마고도' 문경새재, 온달·연개소문이 사랑한 월악산 '하늘재', 육지 속 섬마을인 금산 방우리, 90도 가까운 암릉을 기어오른 천태산, 마라토너 이봉주가 뜀박질했던 공주옛길(마티고개)을 걸었다.

여행의 출발은 항상 흥분과 떨림의 연속이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낯익은 풍광들은 마치 내 것이 아닌 타인의 것처럼 낯설었지만, 파도가 코앞에서 넘실대고 살짝 익은 바다 비린내가 코끝을 남실댈 때 행복했다. 포구에서 한 잔 걸치는 소주는 달았다. 길을 따라 여행하면서 겪는 삶은 고통스럽지만 그곳에서 사람을 만나고 사연을 만나니 피안(彼岸)이 따로 없었다.

신탄진·유성 장터에서 서민들의 흥겨운 흥정을 만났고, '하늘 아래 첫동네’인 청주 수암골, 또 다른 그림동네 대전 정뱅이마을, 마을 자체가 화폭인 홍성 거북이마을에서 사람과 사연을 만났다. 시간이 멈춰버린 장항 옛이야기는 마치 유년의 기억 한쪽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했다. 신라 원효대사가 극찬한 대둔산, 천수만 철새 탐조, 숫봉과 암봉의 연정이 쌓여 돌탑이 됐다는 전북 진안 마이산, 230만년 달려온 빛이 눈앞에 펼쳐지는 칠갑산 천문대, '조선시대'서 하루 묵어가는 논산 윤증고택, 속세의 덧없음을 일깨우는 불심의 죽비소리가 울렸던 부여 무량사도 만났다.

슬로시티 예산 2박3일, 속살온도 17도 단양 동굴여행, 축구장 150개 크기의 고랭지 배추밭이 있는 태백과 삼척의 환선굴. 단종의 슬픔을 간직한 영월 청령포, 망촛대가 버려진 들판을 덮었던 청원 옥화9경 물길의 얘기도 실었다. 금산 남이자연휴양림 캠핑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족 동반이었다.

객원 논객들의 참여도 있었다. 나인문 사회부장은 1300년 된 일본 최초의 수도 나라현에서 1400년 전 백제인의 혼과 숨결을 유익하게 담아주었다. 이종원 편집부국장, 이덕희·강경미·양승민·이형규·서희철·전민희 기자 등도 여행의 동행자로 종종 참여해 산경(山景)을 함께 즐겼다.

특집으로는 들녘서 ‘봄’을 찾는 빨주노초파남보 봄꽃여행, 여름특집으로는 피서지 충청 7선, 겨울엔 진천 백곡저수지에서 빙빙(氷氷) 도는 은빛세상을 낚았다. 봄보다 빨리 핀 매화를 보기 위해서 거제도로 달려갔고 '한국의 나폴리' 통영에서는 이순신의 ‘칼의 노래’를 들었다. 해외특집으로는 정 기자가 구쥬산과 벳부, 시모노세키를 경유한 3박4일 일본여행기를 담았다.

여행자의 안락은 생각 없이, 내키는 대로, 멋대로 굴러가는 것이다. 그 낭만이란 밤을 같이 보내는 것이 아니라 밤을 같이 지새는 것이다. 본 트래블 취재팀은 몸으로 때우고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썼다. 어디까지나 생생한 여행기를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함이었음을 고백한다.

나재필 논설위원 najepi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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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초 가동을 시작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대강입자가속기(LHC)’내 대형검출기 모습.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대전을 중심으로 조성되면서 향후 20년 간 경제 효과가 236조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중형 자동차 1000만 대를 수출하는 효과와 맞먹는 수준이다.

또 기존의 대덕연구개발특구, 카이스트 등의 대학과 연계해 막대한 과학기술력 신장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돼 대전은 명실상부한 '과학기술의 허브'로 도약할 전망이다.

이와함께 대덕특구 3단계 개발, 도안신도시 아파트 건설활기 등 대전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지역개발사업에 탄력을 받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은 이제 세종시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명실상부한 블루칩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과학기술 허브도시' 대전=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진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과학벨트가 구축되면 향후 20년 간 국가적으로 최대 256조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최대 226만 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역 경제에만 국한하면 20년 간 생산 213조 원, 부가가치 81조 원, 고용 136만 명으로 추정된다.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대전이 선정됨에 따라 명실상부한 과학기술도시의 면모를 다지는 동시에 지역경제 파급효과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이 대덕으로 오면서 지역 과학기술계 사기 또한 한단계 높아질 것으로 보여 노벨과학상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약 40여년 간 첨단과학기술 요람으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연구성과가 기반이 돼 과학벨트와 연계된 협업 연구체제 형성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미래 신융합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해 큰 성과 창출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슈퍼컴퓨터와 첨단 과학기술연구망을 통해 기초과학과 첨단과학 육성, 거대 도전 과제 연구, 정보기술(IT)-생명공학(BT)-나노(NT) 융합 및 국제 공동 협업 연구 지원 등 가속기 실험 데이터의 e-사이언스(e-science) 사용 환경을 구축할 수 있어 어느 때보다 지역 과학기술계의 기대치는 크다.

◆과학벨트 효과= 지역발전 앞당기는 촉매제

과학벨트 거점지구 대전 유치로 세종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세종시가 과학벨트 등을 통한 자족기능을 갖추지 못하면 자칫 '유령도시'로 전락할수 있다는 우려감이 크게 작용했으나 그 우려를 말끔히 없애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도시로 재조명받게 됐다.

실제 부동산시장에서 과학벨트 특급 호재가 발생하면서 최근 세종시 첫마을 2단계 아파트의 청약광풍을 이끌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월 세종시 시범생활권 민간주택용지를 분양받은 건설사들의 사업포기 방침으로 큰 위기를 맞았던 세종시는 과학벨트 특급 부동산 호재 등장으로 급반전을 일궈냈다는 평가다.

이같은 과학벨트 효과는 대전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향후 추진되는 지역 도시개발사업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전은 세종시와 인접해 있고 향후 대전 대덕구와 세종시를 잇는 지방도로 개설도 예정돼 있어 접근성 면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세종시에서 불어오는 부동산 훈풍이 대전으로 미치며 지역 개발사업에도 거대한 충격파를 던져주고 있다. 지난해 대전지역 부동산 경기침체로 지역경제에 큰 데미지를 미쳤으나 불과 몇 달사이에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 도안신도시 공동주택용지 매각에서 최고 32대 1이라는 성적을 내는 등 지역개발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부동산 경기침체로 한동안 외면받았던 재개발사업이 지난 5월 대전 중구 대흥1구역 센트럴자이의 청약·계약열풍에 힘입어 향후 추진될 예정인 대흥 2구역, 은행 1구역 재개발사업 조속추진에도 탄력이 받는 등 지역경제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전시가 추진하는 유성구 원촌동 하수처리장 이전이 조기가시화 되는 성과와 대덕특구 3단계 개발에 대한 청사진 발표 등 과학벨트를 통한 긍정적인 효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대전지역 발전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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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공약집.  
 

100년 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가 대전·충청권에 둥지를 튼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16일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신동과 둔곡지구를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세종시와 충남 천안, 충북 청원을 기능지구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과학벨트 입지를 최종 결정·발표했다.

이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대전 대덕R&D특구 등 충청권이 다른 후보지역보다 정성·정량적 평가에서 모두 월등한 평가를 받아 과학벨트위원회의 만장일치로 지정됐다”고 설명하면서, 사실상 과학벨트 논란을 잠재우려 했다.

그러나 충청권 대선 공약이 다시 원점에서 타 지역과 동일한 조건에서 평가·선정된 것에 대해 충청인은 물론 이번 선정에서 탈락한 대구, 광주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여전히 누그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과학벨트 선정과 관련, 정부와 여당은 “충청도에 할 만큼 다했다”는 자평이지만 지역에서는 “과학벨트 추진에서 입지 선정까지, 시작을 제외한 모든 과정과 결과는 충청인의 힘과 노력이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대전과 충남·북 등 충청권 3개 시·도의 공조가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

◆과학·예술인들이 시작한 순수 과학의 꿈= 과학벨트

과학벨트의 씨앗은 지난 2005년 과학·예술·인문학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심어졌다.

당시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등 과학인을 중심으로 한 예술·인문학 교수들은 '랑콩트르(Rencontre·만남)' 모임을 구성했고, 당시 이들은 세계 일류 과학자들이 모여 자유롭게 토론하며 연구하는 ‘과학과 예술이 결합된 공간’을 제안했다.

이 구상은 2007년 8월 경선을 통해 한나라당 대권 후보가 된 이명박 대통령의 충청권 대표 공약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로 확정됐다.

그러나 과학벨트는 이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별다른 논의 없이 표류하다 세종시 수정안 발표에서 핵심 사안으로 발표되면서 곧 정국의 뇌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세종시 수정안이 좌초하자 정부와 여당은 입지를 명시하지 않은 채 지난해 12월 ‘과학벨트 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고, 다시 지난 2월 1일 이 대통령의 ‘과학벨트 공약 백지화 발언’으로 충청권은 일제히 단결, 투쟁모드로 돌입하기 시작했다.

반면 정부는 지난 4월 특별법 발효에 맞춰 같은 달 7일 과학벨트위원회를 구성하고, 13일 입지선정기준을 발표한 뒤 다시 28일 대전을 비롯한 전국의 10곳을 과학벨트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과학벨트를 둘러싼 지역·정당·계파 간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과학벨트 입지 선정= 충청권 공조의 힘

대전시를 중심으로 한 충청권 3개 시·도는 ‘이 대통령의 과학벨트 공약 백지화 발언’ 이후 강력한 공조체제를 가동했고, 수십 차례의 세미나와 포럼, 성명서 발표 등 민·관·정이 하나로 뭉쳐 대응했다.

우선 올 1월 17일 과학벨트 조성 충청권 추진협의회가 구성됐고, 충청권 3개 시·도는 공조체제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특히 염홍철 대전시장은 설 연휴 전날인 지난 2월 1일 신년좌담회에서 이 대통령의 '과학벨트 공약 백지화 발언'이 있자,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염 시장은 이어 7일 범시민사회단체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8일로 예정된 일본 삿포로 출장을 전격 취소한 뒤 10일 대덕특구 출연연구기관 기관장과의 간담회, 11일 당정협의회 등 범시민 동참분위기를 조성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후 시는 민·관·정이 참여하는 범시민 비상대책위 구성을 제안·추진했으며, 2월 14일에는 과학벨트대선공약이행대전비상대책위원회 준비모임을 갖고, 3월 2일 결성까지 앞장섰다.

충청권 3개 시·도는 공동주관으로 포럼과 결의대회, 토론회, 공동성명서 발표, 인터뷰, 기고 등 언론을 활용한 홍보와 함께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 당위성 확보를 위한 전 방위적인 활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역 내 시민·사회단체, 자유선진당, 민주당 등 정치권에서도 힘을 보탰다.

대전사랑시민협의회와 대전개발위원회,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를 중심으로 지난 3월 4일 과학벨트대선공약이행대전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같은 달 14일 충청권 비대위를 구성한 뒤 과학벨트 충청권 사수 활동을 전개했다.

결국 충청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 결과, 마침내 지난달 16일 대전·충청권 입지가 확정되기에 이르게 된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500만 충청인과 과학강국을 염원하는 모든 국민의 지원과 성원이 있었기에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가 가능했다”며 “과학벨트를 통해 기초과학을 획기적으로 진흥시켜 기존의 선진국 모방의 추격형 경제에서 원천기술 발굴의 주도형 경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일지

2006년 4월 ‘은하수 프로젝트’ 이명박

서울 시장 보고

2006년 9월 사단법인 과학과 예술이 만

나는 은하도시 포럼 창립 총회

2007년 8월 이명박 후보 한나라당 공식 후보 선정

2007년 9월 한나라당 일류국가비전위원회 과학기술분과위원회 과학기술분야 대표 공약으로 '국제과학기업도시' 제시

2007년 12월 한나라당 공약집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민국' 50P에 '국제과학벨트' 조성 언급

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인수위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TF' 설치

2008년 2월 인수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게 '국제과학벨트' 보고서 제출

2008년 10월 교과부, 지경부, 국토해양부 등 국제과학벨트 추진지원단 출범

2008년 10~12월 추진단, 의견 수렴 위해 중이온가속기 관련 토론회 2회, 정부출연연구소 기관장 등 간담회 및 전문가 세미나 10회, 종합계획 공청회 2회 개최

2009년 1월 국과위 본회의, 국제과학벨트 종합계획 심의·확정

2009년 2월 정부, 과학벨트특별법(안) 국회 제출

2010년 1월 정부, 세종시 개념을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변경 발표(수정안 핵심이 국제과학벨트)

2010년 6월 세종시 수정안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

2010년 12월 국제과학벨트 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2011년 4월 7일 국제과학벨트위 출범. 본격 논의

2011년 5월16일 대전 대덕지구 최종 입지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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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계연구원 이재종 박사가 새로 개발된 다층 나노 임프린트 장비에서 실험하고 있는 모습.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의 거점지구가 되는 대전 신동·둔곡지구가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서는 대전은 충북 청원과 충남 천안, 세종시 등 기능지구와 대구·경북, 광주 등 3개 지역별 캠퍼스의 연구개발 중심이 된다.

특히 지난 40년간 집중 육성된 대덕밸리와 바이오연구 집적 단지로 부상한 오송·오창밸리, 또 아산·천안 산업단지와의 직접적인 연계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대덕과 오송·오창과 높은 시너지 기대

대덕특구는 20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을 비롯해 국공립기관 14개, 기타 비영리 기관 27개와 5개의 대학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기술 벤처 등 기업체가 1000개를 넘어 명실상부 산·학·연 연계를 통한 과학기술 연구개발과 이에 대한 산업화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 대덕에는 연구소기업 20개와 첨단기술기업 84개 등 총 1006개(2009년 말 현재)의 업체가 활동 중이다. 대덕특구 내 연구인력은 무려 2만 522명으로, 이 가운데 박사급 연구인력만 7661명에 달해 전국 박사급 인력 7만 6480명의 10%가 대덕에 모여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이번에 기능지구로 선정된 오송·오창의 역할도 크게 확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충북도는 지난 2월 오송·오창 일대를 ‘바이오밸리’로 키운다는 비전선포식을 가진 바 있다.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와 생명과학단지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보건의료 관련 6개의 국책기관이 들어섰고, 이를 바탕으로 오송을 첨단의료 R&D와 의료서비스, 바이오 관광, 문화, 교육 등이 결합된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만든다는 계획이 진행 중이다.

세부적으로는 첨복단지는 바이오 연구타운으로, 오송1단지는 바이오 행정·산업지구로, 오송2단지는 바이오 교육·산업거점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반도체 단지 등 국내 전자산업의 메카가 될 아산·천안이 연계되면, 거점지구인 신동·둔곡은 대덕특구와 오송·오창, 천안 등을 연결하며 충청권을 거대한 과학-비즈니스 지역으로 묶는 중심지가 된다.

◆기초과학 꽃피울 50개 연구단

과학벨트의 핵심인 기초과학연구원은 50개 연구단으로 구성된다.

연구단은 출연연 및 대학들과 네트워크형 운영을 통해 기존 연구시설과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대전 거점지구와 오송·오창 및 천안 기능지구는 대구·경북 및 광주의 연합캠퍼스와 연결된다.

연합캠퍼스는 대전 대덕의 KAIST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3개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을 지정한 것으로, 과학벨트의 기초과학 연구기능을 맡게 된다.

대덕은 KAIST와 출연연으로 구성되며, 광주는 GIST, 경북권에서는 DGIST와 울산과기대(UNIST), 포스텍(POSTECH) 등이 중심되는 D·U·P연합이 기초과학연구원 산하 50개 연구단을 분산 배치 받는다.

연구단 편성은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에 15개, KAIST에 10개 등 대전에 25개, 대구·경북 D·U·P연합캠퍼스에 10개, 광주 GIST에 5개, 그리고 나머지는 전국의 대학 및 출연연구소에 10개 내외가 배정된다.

예산 편성도 과학벨트 총 예산 5조 2000억 원 가운데 2조 3000억 원은 대전을 비롯한 거점·기능지구의 기초연구와 연구 기반 조성, 중이온가속기 건설 등에 사용하고, 대구·경북 D·U·P캠퍼스에 1조 5000억 원, 광주 GIST에는 6000억 원이 투입된다.

이 밖에 전국 대학 및 출연연 등에 설치될 개별 연구단에도 8000억 원이 배정된다.

과학계는 “과학벨트의 핵심인 기초과학연구원의 위상과 역할을 분명히 하고, 이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의 간섭과 통제로부터 자율적인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각 연구단의 활동 분야와 목적이 분명해지도록 의견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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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미래 과학기술 연구개발을 주도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가 대전을 중심으로 큰 날개를 펴고 있다. 과학벨트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거점을 구축하고, 과학과 비즈니스의 융합을 통해 미래 신산업 창출을 위해 계획됐다. 이 가운데 과학벨트의 중추가 될 기초과학연구원과 핵심 시설인 중이온가속기가 대전 신동·둔곡지구에 들어서 대한민국 기초과학 연구의 중심을 잡는다. 이는 지난 40년 동안 국가 연구기관과 주요 기업 연구소를 품어온 대덕특구의 파워와 어우러져 한층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학벨트, 창조형 국가전략의 출발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는 모방 전략으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뤘지만, 그만큼 기초연구 역량부족에 따른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는 단기 성과중심의 산업기술 발달을 뒤로한 채 소재와 신물질 등 기초 원천역량 미약으로 해외 의존도를 높이면서 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1980년 대 8.0%에서 2000년 이후에는 4.1%까지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정부의 R&D(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과학기술의 외형적 성과는 크게 증가했지만, 질적 수준이나 기초연구 여건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지금까지의 모방전략에서 벗어나 기초연구 역량에 기반한 창조형 국가전략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그 결과 과학벨트의 설치를 추진하게 됐다.

◆세계의 우수 두뇌 모이는 과학벨트

과학벨트는 20~30년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국가 비전 프로젝트로 추진됐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개방적 연구체제로 국내는 물론 해외의 석학급 연구자 참여까지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수 외국인 연구자 비중은 과학벨트 설립 초기 20% 수준에서 중장기에는 30%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다양한 형태의 해외 우수 연구단을 유치키로 했다. 기초과학연구원의 핵심이 될 중이온가속기는 과학벨트가 국제 연구 네트워킹과 우수 인력 유치의 구심점이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정부는 과학벨트가 자족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첨단 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비즈니스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입지선정이 완료되면 전문가 의견수렴과 연구용역, 기업 수요조사 등을 통해 입주 업종과 산업단지 규모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과학벨트의 50개 기둥, 연구단 구성

기초과학연구원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대학 연구실 등이 수행하기 어려운 기초과학 분야를 중점 연구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세계적 관점에서 새로운 개척이 기대되고 필요한 분야, 미래의 경제, 사회, 문화에 파급효과를 줄 수 있는 원천분야, 융합적인 연구접근이 필요한 분야 등이다. 이를 위해 기초과학연구원은 산하 50개 연구단을 두게 되는 데, 각 연구분야는 기초과학연구원장 선임 후 국제자문위원회 등을 거쳐 선정될 예정이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우선 조성 초기에는 5개 연구단 규모로 출범해 연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50개 연구단이 완비되면 총 3000명 규모가 될 전망이다. 연구단은 국내 연구책임자급과 박사과정 학생 등 국내 인력의 다양한 참여는 물론 다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도 활성화 할 방침이다.

◆기초과학의 거점, 산업과의 네트워크

기초과학연구원이 들어설 신동·둔곡지구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환경이 조성되고 고급 두뇌가 모이는 과학벨트의 거점지구다. 거점지구에는 과학벨트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 성과가 응용연구로 연계되도록 비즈니스 기반도 조성된다. 정부는 300만㎡ 규모의 산업용지를 조성할 경우 1000개의 기업이 입주해 2만 7000명의 직접 고용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과학벨트 조성에 따른 파급효과로 생산유발액 7조 1000억 원, 과학벨트 조성 이후 20년 간 생산유발액은 235조 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으로는 생산 11조 8000억 원, 부가가치 5조 1000억 원, 고용 10만 6000명 수준이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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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을 향한 대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4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미래 권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야 대권 후보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지난 4·27 재보선 후 대권을 둘러싼 각당 후보들의 입지는 물론 정치적 환경까지 변화되면서 2012년 대선 구도에 적잖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등이 대권 고지를 향해 각축을 벌이고 있고, 민주당은 보수세력과의 야권 단일화 여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손학규 대표와 정세균, 정동영 최고위원 등이 대권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독주 계속될까

‘미래 권력’에 대한 관심을 한 몸으로 받는 후보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다.

지난 4년 동안 정부의 세종시 수정 움직임을 비롯한 각종 현안에 대해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박 전 대표는 여전히 여권 내 독주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가장 큰 화두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복지분야를 비롯한 각종 정책 분야개발에도 전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권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박 전 대표의 외곽조직 역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두터운 기반을 마련해 가고 있어 여권 내에선 당분간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등이 연합전선을 구축, 박 전 대표에 대한 공세가 강화되고 있고, 이재오 특임장관을 중심으로 한 친이(친이명박)계 역시 당내 각종 현안과 관련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등 당내 상황이 박 전 대표에게는 녹록지 만은 않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여야 대결 구도 역시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여야 모두에서 압도적으로 대권 후보 1위를 달려왔지만 지난 4·27 재보선 이후 뚜렷한 상황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박 전 대표와 민주당 손 대표를 가상 후보로 하는 각종 여론조사에선 근소한 차이로 박 전 대표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과거 압도적인 대권후보 지지도와는 반대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여기에 야권이 대선후보를 단일화했을 경우 야권 단일 후보가 박 전 대표를 앞서는 여론조사 역시 나오고 있어 여야 간 대권후보 대결 구도에선 박 전 대표의 독주 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 대권후보 단일화 이뤄질까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진보세력의 통합은 2012년 대선 구도에서 최대 변수이자 진보진영이 정권을 잡을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흐르고 있는 야권 통합론은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우선 통합된 후 오는 9월께 진보대통합당이 창당되면, 민주당과 이들 통합 야권이 대통합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럴 경우 10월 이 후 야권 대통합 의결과 함께 이들 진보 정당들이 새로운 창당에 대한 의견이 최종적으로 모아지면 12월께 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진보 정당이 통합을 이룰 수 있다는 로드맵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로드맵 대로 야권 통합이 이뤄지기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진보 세력들이 야권 대통합과 관련 기본적인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세부적인 정책 등에 대해선 여전히 힘든 여정이 남아 있는 만큼 야권 대통합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반면 차기 대권에서 진보 세력이 정권을 잡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야권 통합이라는 점에 대해선 이들 역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만큼 야권 대통합 가능성 역시 적지 않다.

◆선진당 대권 가도 힘든 여정될 듯

선진당은 2012년 정치적으로 가장 힘든 한해가 예상된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19대 총선이 앞서 치러지는 만큼 대권 가도에 이르기 전에 총선이라는 관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당은 이회창 전 대표의 2선 후퇴로 총선에 이은 대선과 관련한 정치적 일정이 더욱 불투명해졌고,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와의 통합 문제 역시 여전히 공전을 거듭하고 있어 내년 대선에서 독자 세력으로써 홀로서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이회창 전 대표의 대표직 사퇴가 이 같은 위기국면을 돌파하고, 한나라당내 친이와의 연결 고리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해석되고 있지만 선진당이 19대 총선에서 괄목할만한 성과가 없을 경우 현 여권과의 연대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진당은 이에 따라 대권에 앞선 총선의 관문을 통과해야만 2012년 대선에서 역할론이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방종훈 기자 bang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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