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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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9년 한화의 전신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한 송진우는 21시즌 동안 통산 최다승인 210승, 사상 첫 200탈삼진 및 3000이닝 투구 등의 화려한 기록을 남기며 프로야구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한 팀에서 21년간 프로생활을 한 그는 대학 졸업 후 어린 나이에 프로에 입단해 40대 중반까지 앞만 보고 달렸다.

오랜 시간이 흘러 지난 2009년 은퇴를 결정한 그는 프로선수로서 많은 기록도 경신했고 좋은 선배와 지도자를 만나면서 의미 있는 프로생활을 했다.

이후 송진우는 지난해 일본으로 연수를 떠났고 올 4월 한화 이글스 2군 투수코치로 복귀해 후배 양성에 몰두하고 있다.

송 코치는 그 당시를 회상하며 선수 시절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이 3000이닝 투구라고 밝혔다.

그는 “3000이닝은 20년 동안 150이닝을 꾸준하게 던져야 가능한 수치다. 데뷔전 완봉승을 비롯해 200승, 2000탈삼진 등 기록을 갈아 치웠는데 20년 동안 꾸준히 던졌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해 보이기만 했던 송 코치도 외롭고 힘들었던 시절은 있었다.

그는 “지난 1997년 6승밖에 못했고 상대 타자들이 ‘치기 쉽다’, ‘뻔히 공이 보인다’라고 말했을 때 가장 힘들었다. 야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고 심정을 토했다.

“그런데 이듬해 체인지업을 배웠고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지만 연습을 꾸준하게 하니 상대 타자들에게 먹혀들어가더라. 이후 야구 생활의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 가장 까다로운 타자들은 같은 팀 소속이었던 양용모, 김호, 김인호였다.

그는 “항상 경기 전에는 자신감이 충만했었다. 잘 치는 타자들이 나오면 승부욕이 더 타올랐고 오히려 몸쪽 승부를 펼쳤다. 그런데 우리 팀에 있다가 다른 팀으로 간 선수들이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원한 이글스의 레전드로 남을 것만 같았던 그에게도 세월은 야속하기만 했고 은퇴를 준비해야 할 시기가 찾아왔다.

송 코치는 “언젠가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있었다. 무엇보다 은퇴 직전 팀 성적이 거의 바닥 수준까지 내려가 안타까웠다. 이에 따라 세대교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나도 그 후 100일쯤 지난 뒤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록 은퇴를 결정했지만 송 코치는 누구보다 선수생활을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남다른 비결이 있었다.

그는 “내가 오래 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몸도 있지만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일정에 의한 훈련이 아니라 본인이 생각하는 훈련을 은퇴 직전까지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때문인지 송 코치는 21이라는 숫자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어릴 적부터 21번을 달았고 유난히 좋아했다. 아마시절 21번을 달았는데 이글스 입단 때는 달지 못했었다. 하지만 21번을 달고 있던 선배가 1년 만에 그만두면서 내가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월급날도 21일이고 차량번호, 전화번호 뒷자리, 내가 선수 생활한 시기까지 모두 공교롭게 21이었다. 일부러 맞추려 한 것은 아니지만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끝으로 그는 마지막 야구 인생에 바람은 화려함보다는 꾸준한 야구를 강조했다.

송 코치는 “나는 매 경기 20승은 못했지만 10승씩은 꾸준히 했다. 그러다 보니 팬들이 지속적으로 기억해준 것 같다. 특히 나이를 먹고 나선 40대 중년 분들이 내게 많은 응원을 보내줬고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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