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 과학기술 연구개발을 주도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가 대전을 중심으로 큰 날개를 펴고 있다. 과학벨트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거점을 구축하고, 과학과 비즈니스의 융합을 통해 미래 신산업 창출을 위해 계획됐다. 이 가운데 과학벨트의 중추가 될 기초과학연구원과 핵심 시설인 중이온가속기가 대전 신동·둔곡지구에 들어서 대한민국 기초과학 연구의 중심을 잡는다. 이는 지난 40년 동안 국가 연구기관과 주요 기업 연구소를 품어온 대덕특구의 파워와 어우러져 한층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학벨트, 창조형 국가전략의 출발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는 모방 전략으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뤘지만, 그만큼 기초연구 역량부족에 따른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는 단기 성과중심의 산업기술 발달을 뒤로한 채 소재와 신물질 등 기초 원천역량 미약으로 해외 의존도를 높이면서 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1980년 대 8.0%에서 2000년 이후에는 4.1%까지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정부의 R&D(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과학기술의 외형적 성과는 크게 증가했지만, 질적 수준이나 기초연구 여건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지금까지의 모방전략에서 벗어나 기초연구 역량에 기반한 창조형 국가전략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그 결과 과학벨트의 설치를 추진하게 됐다.

◆세계의 우수 두뇌 모이는 과학벨트

과학벨트는 20~30년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국가 비전 프로젝트로 추진됐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개방적 연구체제로 국내는 물론 해외의 석학급 연구자 참여까지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수 외국인 연구자 비중은 과학벨트 설립 초기 20% 수준에서 중장기에는 30%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다양한 형태의 해외 우수 연구단을 유치키로 했다. 기초과학연구원의 핵심이 될 중이온가속기는 과학벨트가 국제 연구 네트워킹과 우수 인력 유치의 구심점이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정부는 과학벨트가 자족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첨단 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비즈니스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입지선정이 완료되면 전문가 의견수렴과 연구용역, 기업 수요조사 등을 통해 입주 업종과 산업단지 규모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과학벨트의 50개 기둥, 연구단 구성

기초과학연구원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대학 연구실 등이 수행하기 어려운 기초과학 분야를 중점 연구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세계적 관점에서 새로운 개척이 기대되고 필요한 분야, 미래의 경제, 사회, 문화에 파급효과를 줄 수 있는 원천분야, 융합적인 연구접근이 필요한 분야 등이다. 이를 위해 기초과학연구원은 산하 50개 연구단을 두게 되는 데, 각 연구분야는 기초과학연구원장 선임 후 국제자문위원회 등을 거쳐 선정될 예정이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우선 조성 초기에는 5개 연구단 규모로 출범해 연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50개 연구단이 완비되면 총 3000명 규모가 될 전망이다. 연구단은 국내 연구책임자급과 박사과정 학생 등 국내 인력의 다양한 참여는 물론 다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도 활성화 할 방침이다.

◆기초과학의 거점, 산업과의 네트워크

기초과학연구원이 들어설 신동·둔곡지구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환경이 조성되고 고급 두뇌가 모이는 과학벨트의 거점지구다. 거점지구에는 과학벨트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 성과가 응용연구로 연계되도록 비즈니스 기반도 조성된다. 정부는 300만㎡ 규모의 산업용지를 조성할 경우 1000개의 기업이 입주해 2만 7000명의 직접 고용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과학벨트 조성에 따른 파급효과로 생산유발액 7조 1000억 원, 과학벨트 조성 이후 20년 간 생산유발액은 235조 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으로는 생산 11조 8000억 원, 부가가치 5조 1000억 원, 고용 10만 6000명 수준이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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