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여론이 심상치 않다. 정부에 대한 평가는 싸늘하고, 여당인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마땅찮은 분위기다. 그렇다고 야당인 민주당이나 충청기반 정당인 자유선진당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지 않다.

세종시 수정 논란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문제 등으로 흔들린 민심은 정부나 여당에 등을 돌리려는 분위기다. 여기에 민주당에는 큰 감정은 없지만 여전히 믿음이 가지 않는다. 선진당에게 대해선 충청 정당으로서 실망이 너무 커 보인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충청 정치세력의 통합에 대해서도 그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충청민심이 어디로 흐를지 안갯속이다.

충청투데이가 창간 21주년 기념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충청지역 성인 1020명(대전 340명·충남 340명·충북 3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1대1 전화면접)도 이런 충청민심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을 잘 수행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59.2%가 ‘잘 못하고 있다’(매우 24.9%, 대체로 34.3%)라고 답해 33.3%의 ‘잘하고 있다’(매우 3.1%, 대체로 30.2%)를 두 배 가까이 됐다.

정당지지도에선 한나라당은 25.3%로 민주당의 24.3%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분석해 보면 대전과 충북에선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앞섰고, 충남에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였다.

자유선진당 8.1%에 머물렀다. 뒤를 이어 민주노동당은 2.7%, 국민중심연합 0.9%였다. 충청을 기반으로 한 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의 정당지지도를 합쳐도 9%에 불과하다.

내년 대선의 유력 후보와 대선 투표에 대해선 눈여겨 볼만한 결과가 나왔다. ‘내년 대선 후보로 가장 유력한 주자’를 묻는 질문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43.9%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렸다. 2위를 차지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7.0%)와 무려 36.9%의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야권 연대 대선 후보 간의 가상대결’에선 응답자의 41.5%가 ‘야권연대 후보’라고 답해, 30.0%의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다.

‘박근혜’에 대한 충청인의 애정은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선 ‘재고’의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단 한나라당 후보의 상대가 ‘야권 연대’라는 단서 조항이 붙어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충청정가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충청권 대통합’에 대해선 충청인 10명 중 6명 이상인 63.8%가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통합 방식으로는 ‘국민중심당 중심’, “신당 통합 중심’, ‘선진당 중심’ 등에 대해 모두 20%를 유지하면서 의견이 분분했다.

‘내년 총선에서 현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다시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6.9%가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고, ‘다시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24.0%에 머물렀다. 또 총선 초점은 복지와 경제였고, 후보 선택 기준은 청렴과 도덕성이었다.

이밖에 충청인의 54.9%가 지난해보다 올해의 가계 사정이 나빠졌고 밝혔고, 내년도 가계 전망을 묻는 질문에도 40.6%가 ‘올해와 같을 것’이라고 말해 어려운 서민 경제의 단편을 보여줬다.

민선 5기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 3개 시·도지사의 지난 1년간 활동에 대해 충청인은 ‘보통’이라는 평가가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역별·성별·연령대별 인구비례할당 표집 방식으로 표본을 추출해 RDD(임의번호걸기·Random Digit Dialing) 방식으로 실시됐다. RDD는 지역번호와 국번 이외의 마지막 4자리를 컴퓨터에서 무작위로 생성해 전화를 걸어 전화번호부에 등록되지 않은 가구까지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번 조사의 최대 허용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였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