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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단양군 단성면 현천리 진입도로 개설 공사구간 하현천 마을에서 중원지역 최대 규모의 기왓가마 터가 발견됐다. 단양군청 제공 | ||
충북 단양군 단성면 현천리 진입도로 개설 공사구간 하현천 마을에서 중원지역 최대 규모의 기왓가마 터가 발견됐다. 또 단양 수양개 선사유적지보다 앞선 구석기 유물층도 출토됐다.
재단법인 한국선사문화연구원(원장 우종윤)은 28일 단양군 단성면사무소와 현천리 발굴조사 현장에서 발굴성과를 공개했다. 지난 4월19일부터 단양 하현천 유적 발굴조사를 벌인 연구원은 하현천 마을 남한강변 산에서 조선 시대 지하식 기왓가마 터 7기와 타원형태의 반 지하식 기왓가마 터 12기를 발견했다.
이는 하현천 마을에 대규모 기와 생산시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길이 10~15m 길이의 사다리꼴 모양 지하식 기왓가마는 대형에 속한다. 해발 145m 능선에 4~6m 사이를 두고 일정한 간격으로 체계적으로 조성돼 있었다. 또 이 기왓가마 내부에서는 청해파문(靑海波紋)이 새겨진 기와가 대량 출토돼 조선 중후반기에 활발한 생산활동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천장부 일부가 남아 있어 이 시기의 기왓가마 구조를 복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원은 밝혔다.
조선 전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반 지하식 기왓가마는 길이 10m 이하의 중형 규모였다. 해발 140m 아래에 일정한 간격으로 분포하고 있었고 가마 내부에서는 조선 전기 기와인 집선문(集線文), 복합문(複合紋) 계통의 기와가 출토됐다.
이 19기의 조선 시대 기왓가마는 단양 적성산성에서 북쪽 남한강을 따라 길게 뻗어 내린 능선에서 발견됐다. 능선 상부(해발 145m 이상) 가마는 조선 중후반에, 능선 하부(해발 140m 이하) 가마는 조선 전기에 조성된 것으로 연구원은 추정했다.
연구원은 “기왓가마는 남한강과 가까운 능선 아래쪽에서 시작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능선 위쪽으로 올라가며 계획적으로 조성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같은 곳에서 여러 면의 석기와 몸돌 등의 구석기 유물도 출토됐다.
연구원이 측정한 유물층의 절대연대는 3만 년 전으로, 하현천 유적 맞은 편에 있는 수양개 구석기 유적보다도 앞선 것이다.
연구원은 “수양개 후기 구석기 문화보다 앞서는 후기 구석기시대 문화가 확인되면서 남한강 유역의 구석기 문화 체계화를 위한 고고학 자료를 확보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연구원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하현천 지역에 대규모 요업생산단지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조선 시대의 대규모 기왓가마 유적이 확인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며, 중원지역에서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중앙선 철도와 충주댐 건설로 일부 훼손되기는 했으나 지형변화가 덜 이뤄진 쪽을 조사하면 기왓가마 관련 부속 시설물도 찾을 가능성이 크다”며 “조선 시대 장기간에 걸쳐 조성된 기왓가마 구조의 변천 과정과 함께 당시 기와 생산과 소비, 유통에 대한 문제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양=이상복 기자 cho2225@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