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유가 급등으로 정부가 에너지경보를 격상시키는 등 에너지절약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충북도내의 전기 사용량은 반대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국제유가가 5일 연속 배럴당 90달러를 넘은 지난해 12월 29일 유가비상단계를 '관심'으로 발령한데 이어 2개월 만인 올해 2월28일에는 5일 연속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유가비상단계를 '주의'로 격상 발령했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에서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승용차 5부제가 강화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필요성을 인정하는 경우와 국가 이미지 제고에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기념탑, 분수대, 교량 등 모든 경관 조명의 점등을 금지시켰다. 또한 민간부문에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유흥업소 등의 영업시간 외 야간 옥외 조명, 자동차 전시판매장의 조명, 금융기관 또는 대기업체의 실외조명도 모두 소등하도록 했다. 야간조명시설을 갖춘 골프장(골프연습장 제외)의 야간골프도 금지됐다.
이처럼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부분에 이르기까지 에너지절약에 대한 범국민적 운동이 전개되고 있으나 충북도내의 전기사용량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에너지절약대책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27일 한전 충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유가비상단계가 '관심'으로 발령된 직후인 올해 1월의 전력사용량은 190만 5760MWh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교육용 전력은 지난해 1월과 비교했을 때 무려 14%나 급증했으며 제조업체 등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전력은 11.86%, 상가나 식당 등에서 사용하는 일반용 전력 11.15%, 농업용 전력 8.48%, 주택용 전력 5%, 가로등 1.61% 등이 각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현상은 2월에도 동일하게 나타나 올해 2월의 전력사용량은 176만 7687MWh로 지난해 2월보다 5.53%가 늘어났으며 이중 일반용 전력은 11%가 늘어나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 2월 28일 유가비상단계가 '주의'로 격상 발령된 이후인 3월에는 179만 5514MWh를 사용,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5%나 늘어났다. 지난해 3월과 비교했을 때 일반용 전력은 11.52%, 교육용 전력 11.37%, 산업용 전력 10.22%, 농사용 전력 8.08%, 가로등 2.96%, 주택 2.83% 등이 각각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상가·식당 등에서 사용하는 일반용 전기와 관공서에서 관리하는 가로등에 이르기까지 각 부문별로 지난해 전력사용량에 비해 올해 사용량이 증가한 것은 민·관모두가 정부의 에너지절약 방침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편의만 추구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심야전력 사용량은 1월의 경우 지난해보다 2.52가 줄었으나 2월에는 4.56%가 줄었다가 3월에는 다시 0.46%가 감소하는 등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가정용 전력은 지난해에 비해 기온이 떨어져 사용량이 늘어난 것 같다"며 "상가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일반용 전력의 경우에도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어 정부의 에너지절약대책에 의한 영향은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qc2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