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중소병원들에 따르면 3차 대형병원으로의 인력 집중현상 등으로 이직이 잦고 조무사조차 부족할 정도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간호사들의 근무가 돌아갔던 청주의 A 병원.
이 병원은 올해 초부터 간호사들이 한두 명씩 빠져나가기 시작해 최근에는 12시간씩 2교대 근무를 서고 있다.
청주의 또 다른 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간호사보다 조무사가 더 많은 이 병원은 지난 1월 간호사 채용공고를 냈지만, 석 달째 충원을 못 하고 있다.
중소병원의 간호사 부족난 심화는 이제 갓 졸업한 간호학과 학생들의 높아진 급여 눈높이와 500병상 이상의 의과대학 부속병원 또는 종합병원 같은 수도권 3차 병원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간호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취업을 하면서 중소병원은 아예 생각하지 않고 일차적으로 대형병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뜻이다.
또 지난 2007년 병상 수 대비 간호사 수에 따라 매긴 등급(간호사 1명 당 병상 1개=1등급)으로 간호관리료를 차등 설정하는 가산제 기준이 강화된 것도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당시 간호사 1명당 병상 수가 6개를 넘는 병원에 대해 입원료 5%를 감액하는 7등급이 신설되자 간호사 부족으로 6∼7등급에 머물고 있는 대부분 중소병원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반면, 대형병원들은 5등급 이상부터 10∼15%로 오른 의료수가 가산 혜택을 누리기 위해 인력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이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이 심화된 것이다.
청주의 한 소아과 관계자는 “현재 일하는 9명의 인력 중 6명이 간호조무사”라며 “최근 들어서 충원이 더 힘들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대한중소병원협회 관계자는 “대형병원과 달리 중소병원은 조무사로 간신히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현실에 맞는 간호관리료 수가 정책과 간호등급제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