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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만에 기초학력미달 비율을 23%에서 0%로 만든 청양정산고가 운영 중인 청초반 수업 모습. 충남도교육청 제공 | ||
청양군 정산면 산골짜기에 자리잡고 있는 청양정산고(학교장 김동식)는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무려 23.28%를 차지했었다.
청양군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우수학생 대부분이 인근 시·군으로 유출될 수 밖에 없는 지역적 한계와 취학 전 선행 학습 경험 부족, 학습 결손 누적 등이 원인이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산고는 매년 신입생 미달 사태를 빚으며 지역 출신 신입생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공주와 홍성 등 인근 시·군의 갈 곳 없는 학생들로 근근히 학생 수를 채울 정도였다.
당연히 학생들의 성취의욕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학생들에게 외면받는 악순환은 계속됐다.
더욱이 인문계고가 없던 청양에 인문계고가 새롭게 생기면서 정산고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져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용하기만 했던 산골짜기 학교에서 대한민국이 깜짝놀랄만한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달 30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0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정산고가 기초학력미달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기초학력미달 제로’를 달성한 것이다.
그 흔한 학원 하나 없는 시골에서 그것도 2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23%를 웃돌던 기초학력미달자를 모두 기초학력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은 ‘꼴찌들의 반란’을 넘어 사실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이처럼 정산고가 외면받던 시골 변두리 학교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모두의 주목을 받는 학교로 변신하기 까지는 교사와 학교, 교육청은 물론 지역사회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정산고는 고교 입학과정에서부터 이미 한 번의 패배감을 경험한 학생들의 성취의욕을 높이기 위해 수준별 교육과정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학년별로 상위 학력은 청탑반, 차상위 학력은 청운반,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청초반으로 편성해 운영한 방과후학교 교과수업은 학생들의 성취의욕을 높이는 것은 물론 학력향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청초반 학생들은 5명 씩 소그룹을 구성하고 방과후 및 야간 자율학습 시간을 활용, 국어와 영어, 수학 과목 기초를 다지면서 학구열을 배가시켰다.
또한 정산고는 지역공동체와 함께 ‘벨트형 예비고교 과정’을 마련하고 고교 입학 전 겨울방학 기간을 활용, 국어와 수학, 영어 강의를 무료로 제공해 지역 학생들의 선호도를 높이는 데 노력했다.
이를 통해 정산고는 학원과 과외를 통해 고교과정을 선수 학습하는 도시학생들과의 학력 격차를 최소하고 학생들의 학력신장 욕구를 자극할 수 있었다.
정산고 김동식 교장은 “열정적인 교사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지역민의 불신을 종식시키고 학교수준을 한 층 높인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이번 성과를 계기로 시골학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