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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갑작스럽게 뇌졸중으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뇌졸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으로 발병 후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야 막힌 혈관을 뚫는 시술이 가능하다. 건양대병원 신경과 김용덕 교수의 도움말로 뇌졸중에 대해 알아본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고 있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해당 부분의 뇌가 손상되면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을 뇌졸중이라고 한다. 흔히 '중풍'이라고 불리지만 이는 과거에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었을 때 사용되던 말로 적절한 용어는 아니다.
뇌는 심장으로부터 목을 통해 올라오는 4개의 큰 동맥들에 의해 혈액을 공급받는다. 앞쪽에서 올라가는 두 개의 동맥은 척추 동맥인데 서로 합쳐져 기저 동맥을 형성하며 큰 골의 뒷부분과 뇌간, 소뇌 등에 혈액을 공급한다. 경동맥이나 그 가지에서 혈관이 막히면 해당 혈관이 혈액을 공급하는 부위에 뇌의 기능이 정지돼 반신마비와 정신장애, 언어장애, 감각장애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뒤쪽으로 가는 동맥이 막히면 소뇌 및 뇌간의 기능이 소실돼 어지러움과 의식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과 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으로 나뉜다. 서양에서는 허혈성이 출혈성보다 훨씬 많지만 국내에서는 출혈성이 더 많다. 뇌경색은 원인에 따라 동맥경화성, 뇌전색증, 소경색 등으로 분류된다.
◆고혈압환자가 흡연시 뇌졸중 발병위험 20배
뇌졸중의 위험인자로는 고혈압과 당뇨, 심장병, 흡연 등이 대표적이다. 고혈압은 혈관벽에 손상을 가져와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며, 동시에 뇌출혈의 원인이 된다. 고혈압의 정도가 심할수록 뇌졸중의 위험도가 높고, 이럴 경우 젊은층에서도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흡연을 하면 뇌졸중의 위험율은 비흡연자에 비해 3배 가량 높은데, 고혈압이 있는 환자가 흡연을 하게 되면 발병위험이 약 20배로 증가된다.
따라서 뇌졸중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다. 당뇨병도 혈관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중요한 위험인자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뇌졸중 발병위험도는 2배 이상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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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가 뇌졸중이다. 지난해 뇌졸중 환자는 53만명으로 4년 전보다 11만명이나 늘었다. 세계적으로 2초마다 1건씩 발생하고 6초마다 한 명이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뇌졸중 치료는 증상이 나타난 지 3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 주는 혈전 용해제를 써야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올해 뇌졸중 환자들은 초기 증상을 보인 뒤 응급실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13시간44분이 걸렸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증상은
뇌졸중 증상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운동 마비, 감각 장애, 발음 이상, 복시, 어지럼증, 의식 장애 등이다. 환자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매우 다양해 의사들도 빨리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물체가 둘로 보이면 환자들은 눈의 이상 증상으로 오인해 안과를 방문한다. 또 뇌의 앞부분에 뇌졸중이 발생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멍하며 말수가 줄어드는데 이 경우 정신과적인 문제로 오인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팔과 다리에 마비 증상이 있어야 뇌경색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또 뇌경색의 증상 중 잘못 알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손, 발의 떨림이다. 이 경우 전통의학에서는 '풍기(風氣)'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실제 뇌졸중이 떠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오히려 양 손 혹은 양 발이 떠는 경우는 뇌졸중과는 상관이 없는 퇴행성 질환이 많다. 단순히 증세만을 보고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치료는
뇌졸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즉 가장 빠른 시간 내 병원에 도착해 혈관이 막힌 것(뇌경색)인지 혈관이 터져서 나타난 증상(뇌출혈)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뇌경색인 경우 발병 후 3시간 이내 병원에 도착하면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시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모든 환자가 대상이 아니고 약물투여의 기준이 따로 정해져 있다. 무분별한 약물의 투여로 인한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지침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경험이 있는 신경과 의사가 있는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발병 3시간이 지난 경우 원칙적으로 막힌 혈관을 재개통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경우 방치하면 마치 하수구가 막히면 찌꺼기가 계속 쌓이듯이 뇌혈전이 진행돼 보다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반신마비 등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된 지 7일 이내인 경우에는 입원치료를 통해 뇌졸중의 원인을 찾아 교정하고,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방지하며, 재발을 억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뇌졸중 환자가 첫 1~2주를 무사히 넘기면 일단 생명을 앗아갈 위험한 시기는 지났다고 볼 수 있으며 이후에는 계속 회복의 경과를 취한다. 중요한 점은 발병 후 수일 내 좋아질 수도 있지만 이 경우는 흔치 않고 기본적으로 최소 6개월간의 회복기간이 필요할 정도로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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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치료는
일단 급성기를 벗어나면 재활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전문적인 재활 치료는 증세의 경중에 따라 병실에서 환자의 관절과 근육을 수동적으로 운동시켜 주는 것부터 시작해서 기구를 사용한 체계적인 운동, 일상생활 동작 훈련, 언어 치료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재활치료는 환자에게 증세가 남아 있는 한 계속해야 하는 것으로 퇴원 후에도 지속해야 한다. 환자, 의사, 가족이 삼위 일체가 되어 끈질기게 시행해야 하는 치료인 것이다. 뇌졸중의 예방과 치료에는 기적이 없다. 예방 약물을 의사의 지시대로 적절이 복용하고 금연과 지속적이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뇌경색의 발병을 줄이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뇌졸중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기름지거나 짠 음식을 피하고 과식하지 않는다. △심혈관에 부담을 줄 만큼 과음을 하지 않는다. △규칙적인 산보나 걷기, 수영 등으로 심혈관을 튼튼히 한다. △그날의 스트레스는 잠자기 전에 꼭 푼다. △고혈압 환자는 지속적인 혈압관리에 힘쓴다. △당뇨환자는 철저한 식이요법으로 혈당 조절을 한다. △고지혈증은 동맥경화를 악화시키므로 꾸준히 관리, 치료한다. △과로와 스트레스는 중풍을 촉발시키므로 무리하지 않는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