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에 걸친 충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2일 의회사무처에 대한 감사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도의회는 지난달 23일부터 올해 도정과 도교육청의 교육시책 등 각종 현안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벌였다.

재적 의원수 35명 중 초선이 32명인 도의회는 일부 의원들이 강한 의욕을 갖고 매서운 질타를 쏟아내면서 집행부를 긴장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당리당략에 얽혀 정치적 사안을 거론하거나 소관부서의 기본업무조차 파악하지 못한 일부 의원들 탓에 자질론과 함께 행감의 견제·감시 기능이 상실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번 행감에서 장선배(청주3)·임헌경(청주7) 등 초선의원들이 눈에 띈 활동상을 보였다는 게 중론이다.

장선배 의원은 청주의료원이 관 속 바닥에 까는 얇은 널조각인 칠성판을 재사용하면서 새 제품인양 속여 폭리를 취해 왔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칠성판을 재사용할 경우 대금을 받지 말아야 하는데 1만 원씩의 판매 대금을 받아왔다”면서 “감사관실에 공식적으로 감사를 요청해 시정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주문했다.

장 의원의 지적에 따라 경찰이 의료원의 사기행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임헌경 의원은 같은 당 이시종 지사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오송바이오밸리 사업의 문제점을 강한 어조로 추궁해 눈길을 끌었다.

임 의원은 첨단의료복합단지기획단 행정사무감사에서 “(오송바이오밸리의 한 축인)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 중 커뮤니티센터, 벤처연구센터, 첨단임상시험센터는 민간투자가 필수적인데, 도가 무계획적으로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임 의원은 또 도내 소방공무원 1305명(본부인원 제외) 가운데 387명(29.6%)이 입원 치료 중인 점을 공개한 뒤 "안정성 있는 장비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소방공무원의 처우개선을 강력히 주문했다.

반면 당리당략과 정치적 이념에 얽힌 질문과 질타로 행감 본질을 흐렸고, 감사자료 요청과정에서의 마찰로 도의원이 의장을 겨냥해 쓴소리를 내뱉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이광희(청주5) 의원이 도의회 교육위에서 이기용 교육감의 행정사무 감사 출석 요구안이 부결되자 행감을 포기해 빈축을 샀다.

이를 놓고 전교조 교사 징계문제는 정치적 사안인데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뤄진 사안으로 행감 대상이 될 수 없고, 도의회가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을 침해하는 월권행위에 해당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우세했다.

한나라당 김양희(비례) 의원은 감사자료를 위해 김형근 의장의 동의를 구했지만 거절당하면서 도의회를 '식물의회'라고 규정했다.

행정사무감사 포기, 의장을 향한 거친 항의 등으로 의회 안팎에서는 김형근 의장 리더십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또 상당수 의원은 소관부서에 대한 기본적인 업무파악조차 하지 않고 감사에 임하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고, 각종 현안을 놓고도 합리적 대안제시 없이 언론 등에서 기존에 언급한 사항만 반복하는 '알맹이 없는 감사'에 그쳤다.

도의회 관계자는 "초선의원이 많다 보니 의욕이 넘친 반면 감사기간 미숙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개원 후 의원들이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의회상'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내년도 행감에서는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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