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연시다. 지속적인 음주와 폭음을 하다보면 지방간, 간염, 간경변, 간세포암(간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빈속에 마시지 말고 고단백 안주를 섭취하며 건강하고 지혜로운 송년회를 보내자.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적당히 마시는 술은 마음을 즐겁게 하고 인간관계의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해마다 12월이 되면 지나온 한 해를 되돌아본다는 미명 아래 크고 작은 송년회가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기 되는데, 그 자리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알코올이다.
연일 계속되는 술자리로 우리의 몸은 물론 정신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연말 계속되는 송년회를 대비해 단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송일한 교수로부터 간질환과 연말 간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알코올(술)은 간염바이러스 및 약물남용 등과 함께 간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의 하나이다. 지속적인 음주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간질환으로는 지방간, 간염 및 간경변 등이 있으며 간경변 자체는 간세포암(간암)의 전암병변으로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알코올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알코올성 간질환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만성 음주자의 대부분은 지방간
지방간은 간 내 지방침착이 5% 이상인 경우로 알려져 있으며 광학 현미경하에서 간조직 내 지방함유 간세포가 차지하는 비율에 의해서 그 정도를 예측하게 된다. 만성 음주자의 대부분(90% 이상)은 지방간을 가지고 있으며 간세포 내 지방침윤은 섭취한 알코올의 양과 기간에 의해 산출된 총 섭취량에 비례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은 피로감, 허약감, 식욕부진, 오심, 구토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간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비대상성 간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입원을 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은 만성 음주자의 약 20%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알코올 이외의 다른 요인이 관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음주 이외에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자로는 성별, 간염바이러스 동반 유무, 유전적 요인 및 영양상태 등이 있다. 즉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 남성에 비해 여성이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많으며, 간염바이러스 보유자(특히 C형 간염바이러스)의 만성 음주는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생 뿐만 아니라 심한 염증과 섬유화를 초래해 결과적으로 생존율의 감소를 보인다고 보고돼 있다.
또한 인체 내에서 알코올 대사에 관여하는 알코올 분해효소의 활성도는 개개인마다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어 독성 알코올성 대사물질의 분해정도가 다르며,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생율은 높아지게 된다.
|
 |
|
|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의 근본은 금주
알코올성 간염이 있는 환자들은 적어도 몸무게 ㎏당 1g의 단백질을 섭취해 충분하고도 고른 영양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입원이 필요한 경우 대부분은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수액제를 통해 공급받기도 한다. 비타민 부족 증상이나 심한 간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각각 비타민제와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으나 이런 경우에는 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이 위험요인에 노출이 되었을 때 그 질환에 걸리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다. ‘술을 안전하게 마시는 방법은 없을까?’ 우문일지 모르지만 음주가 현대를 살아가는 사회생활의 한 부분으로서 피할 수 없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이며 실제로 질문을 해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건강하게 알코올을 섭취하기 위한 일반적인 수칙들
첫째, 술은 빈속에 마시지 말고 고단백을 포함한 안주를 골고루 섭취하며 마신다. 알코올 흡수과정에서 대사물질의 간독성을 줄일 수 있다. 둘째, 빠른 속도로 마시거나 지속적으로 마시지 말자. 과음을 한 경우에는 최소한 48시간을 쉬자는 것이 간 관련 학계차원에서의 권유사항이다. 셋째, 음주 후 과격한 운동(수영, 사우나 등)은 피하자. 알코올 및 알코올 대사물질이 순환기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넷째, 이온음료를 포함해 수분보충은 필수이다. 탈수를 유발하는 알코올은 간 뿐만 아니라 신장, 심혈관계, 신경계 등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다섯째, 복용하는 약이 있는 경우에는 음주를 피해야 한다. 알코올과의 상호작용으로 간 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에 독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섯째, 당뇨·고혈압·고지혈 및 비만 등의 만성 질환자는 음주를 자제하자. 최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대사증후군에서의 간질환이 알코올에 의해 악화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금주를 기본으로 적절한 영양공급과 약물치료 등을 병행해 간염 및 간경변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으며,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간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일반적인 만성 간질환에 준하는 주기적인 추적관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