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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이향숙 신용회복위원회 청주상담소장이 채무상환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today.co.kr | ||
12일 오후 1시. 충북 청주 상당구 남문로에 위치한 신용회복위원회 청주상담소 사무실.
하루 평균 30여 명이 방문하는 상담소에는 20대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부터 40대 중년 남성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서민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치솟은 서민 물가와 경기 악화 일로 속에서 과도한 빚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표정은 저마다 극심한 채무 독촉과 말 못할 개인 사정으로 인한 채무문제로 매우 어두워보였다.
직장인 장모(32) 씨는 "신용불량자란 타이틀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신용불량자란 사실을 숨기고 겨우 취업에 성공했지만 해외로 가야하는 파견직 근무로 여권도 만들 수 없는 처지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장 씨는 부친의 잘못된 빚 보증으로 2000여만 원의 빚을 떠안게 됐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변변한 직장도 없었던 장 씨지만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신용회복지원제도를 통해 매월 부친의 채무를 대신 분할 상환하고 있다.
그는 "해외로 나가지 못하면 직장을 잃게 되는 상황에서 채무금 일시 상환을 상담하기 위해 또 다시 이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친척의 사업자금을 보태기 위해 2000만 원을 대출받았던 양모(26) 씨도 원금 상환은커녕 금융기관 연체 이자만 늘어나자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았다.
양 씨는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신용불량자라는 말을 차마 시댁에 할 수 없어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이곳을 찾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극심한 경기 불황에 가족 구성원의 실직 등으로 소득이 줄거나 생계조차 어려워져 빚을 갚지 못해 이곳을 찾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올해 청주상담소의 채무 불이행(신용불량자) 관련 상담 건수는 지난해 1분기 541명에서 596명으로 10.2%(55명) 증가했다.
이향숙 신용회복위원회 청주상담소장은 "좋지 않은 경기와 함께 신용회복위원회가 일반 서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상담 건수가 늘었다"며 "특히 최근 부모의 사업 실패로 인한 20대의 채무 상환 상담 등 젊은 연령층의 상담이 2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현 기자cooldog72@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