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충북체육을 이끌고 있는 충북체육회는 ‘낙하산 인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고, 충북도장애인체육회는 사무처장의 임명을 놓고 ‘소통 부재’ 논란을 낳고 있다. 또 충북도생활체육회는 임기가 1년 넘게 남은 사무처장이 ‘용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아 충북도청 인사와 맞물려 더욱 거센 ‘인사’ 논란의 후폭풍이 일 전망이다.
지난달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수행비서가 공모과정을 거치지 않고 체육회 6급 정직원으로 채용된 데 이어, 지난달 30일 열린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이사회에서는 이 지사의 추천을 받은 임헌택 충북도장애인축구협회 상임부회장의 임명동의안이 파행 속에 통과됐다. 임 신임 사무처장은 오랜 기간 민주당에서 활동해 온 인사로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단체와의 상의 없이 사무처장이 임명된 것에 반발해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약 1년여간 임기가 남은 박영철 충북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은 최근 “공직 사회 후배를 위해 자리를 비우겠다”며 곧 사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체육계에 대한 정치바람은 지난 지방선거 이후 사실상 예견돼 왔다.
3개 도 단위 체육단체가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우택 전 지사 측에서 선거운동을 했고, 상대 측인 이 지사가 당선되면서 민주당 측의 ‘논공행상’ 인사가 일 것이라 게 당연시 됐다.
오히려 일부 단체의 사무처장들은 임기를 마칠 수 있는 것 자체가 다행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잇따른 과정에서 보여 준 충북도의 체육계 인사정책은 체육인과 장애인단체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최선의 인사’였음을 자부하던 충북체육회 신규채용은 체육회 규정에 나와 있는 ‘공개채용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체육을 넘어 장애인의 복지, 사회참여 등 전반적인 활동을 벌여야 할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인사가 장애인단체와 사전조율 없이 임명돼 분란을 낳고 있다. 임 신임 사무처장도 임명동의안 통과에 따른 인사말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도 체육인으로서 사무처장에 임명된 것 같다”며 “앞으로 지사를 대신해 장애인단체를 잘 보필하겠다”고 스스로 자인할 정도다.
체육계에서는 곧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충북도체육회와 충북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 인사를 주목하고 있다. 이미 두 단체 사무처장 인사는 지방선거에서의 ‘보은인사’와 충북도청의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낙하산인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 체육계 원로는 “선거 이후 체육계 인사에 관한 논공행상 논란은 매번 반복되고 있지만 최소한 당위성을 갖추고 체육계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충북도체육회와 충북도생활체육회 인사도 당위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거센 저항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