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올레길
△제주도 올레길=대한민국 걷기 열풍의 발원지인 제주도 올레길은 정부의 지원 없이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닦아 놓은 길이다. 21개 코스, 340㎞에 이르는데 각각 10~20㎞의 거리를 3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 안에 완주할 수 있다. 절벽이 병풍을 두른 듯 장관을 이룬 해안길로 들어서면 새까만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제주만의 색깔을 맛볼 수 있다. 제주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비옷과 바람막이는 필수다.
△계룡산 둘레길=1단계는 2014년까지 23.2㎞의 다양한 테마를 가진 길이 조성된다. 계룡산 둘레길 53㎞에는 8개의 주요 테마가 있다. '도예체험길' '지역화합의 길' '자전거를 탄 어사 박문수의 길' '자연과 문화체험의 길' 등이 1단계로 조성되고, '구재 넘어 갑사 옛길' '무속신앙 및 기(氣) 체험길' '천지창운 오행길' '국방도시 참관길' 등이 2단계로 2019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강원도 바우길=소설가 이순원과 산악인 이기호 씨가 강원도 전역의 길들을 이어 개척한 바우길은 길의 종합선물세트다. 백두대간 풍력발전단지에서 경포대, 정동진을 경유하는 10개의 트레킹 코스에는 바닷길, 산길, 숲길, 마을길, 둑방길이 포함돼 있다. 총 150㎞로 한 번에 걷기는 불가능하고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전북 부안 변산 마실길=마실길은 밀물 때는 바다였다가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바닷길을 걸을 수도 있고, 송림으로만 이루어진 숲길에 이르러서는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녹음 사이로 절경을 볼 수 있다. 새만금 전시관에서 시작해 격포 해수욕장까지 총 18㎞에 이르는 길은 5~6시간 정도 걸리는데 도중에 길이 끊기지 않아 좋다. 전체적으로 가파른 오르막 없이 평지로만 이루어져 있어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경남 무학산 웰빙 산책로=무학산의 허리춤을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길이다. 거의 전 구간이 평지로 돼있고 오르막이 잠깐 있어도 곧 내리막으로 이어져 힘들여 걷는 길은 아니다. 산책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도중에 오두막과 벤치가 있고 쉴 곳이 많아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며 걸을 수 있는 오솔길에 가깝다. 밤밭고개에서 석전동 사거리까지 총 12.5㎞로 3시간 반에서 4시간 정도면 전부 걸을 수 있는 비교적 짤막한 길이다.
△지리산 둘레길=전북, 전남, 경남 3개도, 80여 개 마을을 잇는 320㎞의 장거리 코스다.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이 둥글게 연결된다. 걷기를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한 길이 아닌 지리산 인근의 터전을 이은 길로 그 꾸미지 않음이 둘레길의 가장 큰 매력이다.
마곡사 인근 장승마을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고것 참 희한하네
자동차는 회귀에 앞서 장승마을로 우회했다. 공주시 사곡면 태화산 아래에 자리 잡은 장승마을은 수많은 장승 외에도 펜션, 주말 체험 농장, 세미나 실, 야외 수영장 등 갖가지 문화공간으로 다채로워 늘 방문객들로 북적인다. 특히 공주시가 추진 중인 '5도2촌 사업'(평일 5일은 도시에서, 주말 2일은 공주에서)에 따라 인근의 태화산, 무성산, 상원계곡. 마곡사, 마곡온천 등 주변 관광지들과 연계된 이후 방문객 규모가 더 늘어나 주말이면 세미나, 단합대회 등으로 모인 200~300명가량의 방문객들이 장승의 선한 기운 속에 머문다.
장승마을은 한 사람의 능동적인 의지가 얼마나 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다주는지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지난 1999년, 장승에서 한국적인 미와 정신을 발견했던 김제욱 씨(제일건설 대표)는 사라져가는 전통의 흔적을 되새기고자 사재를 털어 장승을 한 곳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모여드는 장승을 따라온 많은 조각가들 역시 김 씨의 뜻에 동참했다. 김 씨와 조각가들의 의지를 담아 우뚝 선 수 천여 장승은 그보다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말없이 불러들였다.
알음알음 찾아드는 방문객들을 감당치 못한 장승마을은 규모를 늘리며 각종 편의시설을 하나하나 더해갔다. 그렇게 불과 10여년 만에 장승마을은 배울 거리, 볼거리, 먹을거리, 놀 거리를 한 곳에 갖춘 테마공원으로 변모해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8000여 평의 대지는 장승 외에도 절구와 다듬잇돌로 쌓아올린 석탑, 동물 조각 등 수 천여 점의 조형물들로 가득하다. 그중 백미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석등이다. 높이 13.8m, 무게 280t 석등은 마을의 중심에 서서 가을 하늘을 떠받들고 있다. 자연석에 최소한의 손길만을 가해 그대로 쌓아올려 만든 거대한 석등은 위압감보다는 소박함으로 친근하게 눈에 든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강요 대신 말없이 주변 풍경 속으로 스며듬을 선택한 석등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움으로 너그럽다.
윈저 위스키 빈병 2만 5000개로 벽을 쌓아 만든 유리성을 지나 마곡 온천수를 끌어와 풀을 채운 수영장에 다다르면 본격 '19금'을 표방한 은밀한 산책로가 계곡에 맞닿아 있다.
산책로 주변은 과장된 크기의 성기부터 온갖 체위로 성애를 나누는 남녀의 모습을 묘사한 석상들로 즐비하다.
그러나 2등신 체형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성애를 나누는 석상 속 남녀는 인도 카주라호(Khajuraho) 사원 성애 묘사 조각들의 관능미와는 거리가 멀기에 바라보는데 있어 민망함이 덜하다. 외면하기도 어렵고 대놓고 바라보기도 어려운 여타 도색잡지 속 성애 묘사와는 달리 장승마을의 '19금' 산책로는 해학적이어서 편안하다. 글은 결코 석상의 솔직한 해학과 매력을 묘사할 수 없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찾아가는 길
△1코스 : 서울~천안~정안 나들목~정안면~유구·마곡사 방면~사곡면 유룡리~사곡·마곡사 방면~좌측방면 장승마을
△2코스 : 부산~대구~유성 나들목~공주~마곡사 방면~연미터널~우성삼거리 직진~호계삼거리(사곡·마곡사 방면)~사곡면~마곡사 방면~마곡사 주차장 지나서 우측방면 장승마을
△3코스 : 광주~전주~남공주 나들목~공주~마곡사 방면~연미터널~우성삼거리 직진~호계삼거리(사곡·마곡사 방면)~사곡면~마곡사 방면~마곡사 주차장 지나서 우측방면 장승마을
정진영 기자 crazyturtle@cctoday.co.kr
취재동행
이종원 편집부국장 jwon@cctoday.co.kr
이성열 부장(공주주재) lsyyy@cctoday.co.kr
정진영 편집부 기자 crazyturtle@cctoday.co.kr
이형규 편집부 기자 knife4026@cctoday.co.kr
전국의 올레길(걷기용 트레킹 코스)
△제주도 올레길=대한민국 걷기 열풍의 발원지인 제주도 올레길은 정부의 지원 없이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닦아 놓은 길이다. 21개 코스, 340㎞에 이르는데 각각 10~20㎞의 거리를 3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 안에 완주할 수 있다. 절벽이 병풍을 두른 듯 장관을 이룬 해안길로 들어서면 새까만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제주만의 색깔을 맛볼 수 있다. 제주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비옷과 바람막이는 필수다.
△계룡산 둘레길=1단계는 2014년까지 23.2㎞의 다양한 테마를 가진 길이 조성된다. 계룡산 둘레길 53㎞에는 8개의 주요 테마가 있다. '도예체험길' '지역화합의 길' '자전거를 탄 어사 박문수의 길' '자연과 문화체험의 길' 등이 1단계로 조성되고, '구재 넘어 갑사 옛길' '무속신앙 및 기(氣) 체험길' '천지창운 오행길' '국방도시 참관길' 등이 2단계로 2019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강원도 바우길=소설가 이순원과 산악인 이기호 씨가 강원도 전역의 길들을 이어 개척한 바우길은 길의 종합선물세트다. 백두대간 풍력발전단지에서 경포대, 정동진을 경유하는 10개의 트레킹 코스에는 바닷길, 산길, 숲길, 마을길, 둑방길이 포함돼 있다. 총 150㎞로 한 번에 걷기는 불가능하고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전북 부안 변산 마실길=마실길은 밀물 때는 바다였다가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바닷길을 걸을 수도 있고, 송림으로만 이루어진 숲길에 이르러서는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녹음 사이로 절경을 볼 수 있다. 새만금 전시관에서 시작해 격포 해수욕장까지 총 18㎞에 이르는 길은 5~6시간 정도 걸리는데 도중에 길이 끊기지 않아 좋다. 전체적으로 가파른 오르막 없이 평지로만 이루어져 있어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경남 무학산 웰빙 산책로=무학산의 허리춤을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길이다. 거의 전 구간이 평지로 돼있고 오르막이 잠깐 있어도 곧 내리막으로 이어져 힘들여 걷는 길은 아니다. 산책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도중에 오두막과 벤치가 있고 쉴 곳이 많아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며 걸을 수 있는 오솔길에 가깝다. 밤밭고개에서 석전동 사거리까지 총 12.5㎞로 3시간 반에서 4시간 정도면 전부 걸을 수 있는 비교적 짤막한 길이다.
△지리산 둘레길=전북, 전남, 경남 3개도, 80여 개 마을을 잇는 320㎞의 장거리 코스다.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이 둥글게 연결된다. 걷기를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한 길이 아닌 지리산 인근의 터전을 이은 길로 그 꾸미지 않음이 둘레길의 가장 큰 매력이다.
마곡사 인근 장승마을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고것 참 희한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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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마을은 한 사람의 능동적인 의지가 얼마나 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다주는지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지난 1999년, 장승에서 한국적인 미와 정신을 발견했던 김제욱 씨(제일건설 대표)는 사라져가는 전통의 흔적을 되새기고자 사재를 털어 장승을 한 곳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모여드는 장승을 따라온 많은 조각가들 역시 김 씨의 뜻에 동참했다. 김 씨와 조각가들의 의지를 담아 우뚝 선 수 천여 장승은 그보다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말없이 불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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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여 평의 대지는 장승 외에도 절구와 다듬잇돌로 쌓아올린 석탑, 동물 조각 등 수 천여 점의 조형물들로 가득하다. 그중 백미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석등이다. 높이 13.8m, 무게 280t 석등은 마을의 중심에 서서 가을 하늘을 떠받들고 있다. 자연석에 최소한의 손길만을 가해 그대로 쌓아올려 만든 거대한 석등은 위압감보다는 소박함으로 친근하게 눈에 든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강요 대신 말없이 주변 풍경 속으로 스며듬을 선택한 석등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움으로 너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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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주변은 과장된 크기의 성기부터 온갖 체위로 성애를 나누는 남녀의 모습을 묘사한 석상들로 즐비하다.
그러나 2등신 체형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성애를 나누는 석상 속 남녀는 인도 카주라호(Khajuraho) 사원 성애 묘사 조각들의 관능미와는 거리가 멀기에 바라보는데 있어 민망함이 덜하다. 외면하기도 어렵고 대놓고 바라보기도 어려운 여타 도색잡지 속 성애 묘사와는 달리 장승마을의 '19금' 산책로는 해학적이어서 편안하다. 글은 결코 석상의 솔직한 해학과 매력을 묘사할 수 없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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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스 : 서울~천안~정안 나들목~정안면~유구·마곡사 방면~사곡면 유룡리~사곡·마곡사 방면~좌측방면 장승마을
△2코스 : 부산~대구~유성 나들목~공주~마곡사 방면~연미터널~우성삼거리 직진~호계삼거리(사곡·마곡사 방면)~사곡면~마곡사 방면~마곡사 주차장 지나서 우측방면 장승마을
△3코스 : 광주~전주~남공주 나들목~공주~마곡사 방면~연미터널~우성삼거리 직진~호계삼거리(사곡·마곡사 방면)~사곡면~마곡사 방면~마곡사 주차장 지나서 우측방면 장승마을
정진영 기자 crazyturtle@cctoday.co.kr
취재동행
이종원 편집부국장 jwon@cctoday.co.kr
이성열 부장(공주주재) lsyyy@cctoday.co.kr
정진영 편집부 기자 crazyturtle@cctoday.co.kr
이형규 편집부 기자 knife4026@cctoday.co.kr
전국의 올레길(걷기용 트레킹 코스)
이름 | 위치 | 길이 | 완성 | ||
경기오산 동부코스 | 오산시 외삼미동 지석묘~물향기 수목원~궐리사 | 15.44㎞ | 09년 6월 | ||
경기 시흥시 늠내길(숲길) | 시흥시청~옥녀동~군자봉~진덕사~잣나무 숲길~선사유적공원~시청 | 13㎞ | |||
경기 두리마을 산책로 | 안성시 보개면 양복리 종합운동장~양래 생태연못~플로랜드~복거마을 | 7.5㎞ | 09년 5월 | ||
강원바우길 | 강릉시 남항진동~모산저수지~학산굴산사지터 | 12㎞ | 09년말 | ||
부안 변산 마실길 | 새만금 전시관~변산해수욕장~고사포 송림~하섬앞~닭이봉~격포항 | 18㎞ | 09년 10월 | ||
군산 망해산 둘레길 | 철새조망대~습지생태체험장~불주사~상주사~망해산 | 9.1㎞ | 09년말 | ||
함라산 탐방로 | 함라산 탐방로~자생녹차 군락지~입점리 고분전시관~숭림사 | 12㎞ | 09년말 | ||
완주 위봉산성길 | 위봉폭포~위봉사 위봉산성~태조암~오도재~오성마을 | 6㎞ | 09년말 | ||
장수 마루현길 | 창계서원~노하숲~구락마을~용계마을~뜸봉샘 | 12.5㎞ | 09년말 | ||
광주 무등산 옛길 | 광주 동구 산수동 옛길입구~부진고성~원효사~서석대 | 11.87㎞ | 09년 10월 | ||
남도갯길 6000리길 | 전남 영광군 홍농읍 하삼마을~광양시 다압면 신원리 | 2500㎞ | 17년 단계적 추진 | ||
대구 올레1코스 | 아양루~화랑교버드나무~강변동서타운 앞갈림길~범안대교 아래~신매역 | 12㎞ | 08년9월 | ||
대구 올레2코스 | 불로고분군 공양주차장~불로전통시장~불로천~도동측백나무숲 | 6㎞ | 08년 10월 | ||
부산 해운대 문탠로드 | 해운대구 달맞이길 입구~어울마당 | 2.2㎞ | 08년 3월 | ||
부산 동백섬 순환도로 | 부산 동백섬 순환도로=해운대구 우동 동백섬 입구~조선비치호텔입구 | 1㎞ | 05년 11월 | ||
부산 삼포해안길 | 해운대 미포육거리~송정해수욕장 | 8㎞ | 09년 9월 | ||
울산 솔마루길 | 남구 선암수변공원~울산대공원~남산~태화강 둔치 | 24㎞ | 09년 4월 | ||
경남 무학산 웰빙 산책로 | 마산시 월영동 밤밭고개~석전동 석전사거리 | 11.5㎞ | 09년 10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