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컨트리클럽 및 대덕연구단지체육공원 골프장 등 대전권 골프장 2곳에서 독성농약이 검출됐다.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올 상반기 대전권 4개 골프장에 대해 잔류농약 불시검사를 실시한 결과, 2곳에서 보통독성농약인 페니트로티온이 0.02~7.67㎎/㎏ 검출됐다고 20일 밝혔다.

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번에 골프장 내 그린과 훼어웨이 잔디, 토양 및 최종 유출수에 대해 잔류성이 있는 엔도설판 등 34항목에 대해 잔류농약을 검사했으며, 이 가운데 맹·고독성농약 13개, 보통·저독성농약 21개 항목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시는 이번에 독성농약이 검출된 골프장 2곳에 대해 관련 기관 및 해당업체에 통보해 농약사용의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 검사에서 골프장 4곳 모두 고독성 농약(벤퓨라캅 등 13개 항목)의 잔류량은 검출되지 않았다.

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앞으로 잔류농약 검사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적정량의 농약을 사용토록 홍보·계도하고, 환경 친화적으로 관리되도록 적극 권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검출된 페니트로티온(fenitrothion)은 한국에서는 '메프'라는 품목명으로 고시되어 있으며, 물에 녹지 않는 유기인계 독성 살충제이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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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권 부실 건설사들의 퇴출 명단이 이르면 25일 공개될 예정이어서 지역 건설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 B, C, D 등 4개 등급으로 매겨지는 신용위험 평가결과, C등급(워크아웃)은 상위 100위권 건설사에서 D등급(법정관리)은 101~300위 중·소 건설사에서 나올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시공능력 상위 300위권 건설사들에 대한 신용 위험평가 결과를 이르면 오는 25일 발표할 예정이다.

지역의 상위 100위권 건설사인 계룡건설과 범양건영, 동일토건, 우남건설, 금성백조주택 등과 10여 개의 중·소건설사들은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특히 전국 중·소건설사들 중에서 사형선고와 같은 D등급을 받을 업체가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중·소건설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역업계는 시공능력 101~300위에 들어가는 지역업체가 14개로 이중 금융당국의 평가대상 업체를 20~30%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소건설사들이 자체사업보다는 관급공사를 수주해 운영해와 1개 건설사만 퇴출됐으나 올해는 건설경기가 급속히 얼어붙어 부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바 D등급에 이름을 올릴 건설사가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채권은행들은 지난 18일까지 1~2차에 걸친 건설사 신용위험평가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넘겼다.

이에 따라 이번주 중 의견조율 등을 거쳐 최종 구조조정 명단을 확정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명단은 이르면 25일로 예상되지만 6월 말이나 7월초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금융 관계자는 “은행별로 구조조정 대상 숫자를 파악하고 있지만 C,D 등급을 맞는 건설사는 전국적으로 20여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은행별로 1~2 건설사들에 대해 B를 줄지 C로 갈지를 결정하는 의견 조정 작업만을 남겨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지역 연고 건설업체 2곳과 지역에 사업장을 둔 건설업체가 무더기 워크아웃 및 퇴출이 결정돼 건설산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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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소회는 18일 대전시장·충남지사 당선자와 충청지역 국회 상임위원장 등을 초청한 가운데 6월 정례모임을 가졌다. 백소회 제공  
 
충청 출향 명사 모임인 백소회(총무 임덕규)는 지난 18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인과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인, 18대 국회 하반기 상임위원장을 맡은 이재선·정진석 의원 등을 환영하는 6월 조찬모임을 가졌다.

이날 류근창 충청향우회 명예총재 등 40여 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조찬모임은 염 대전시장 당선인과 안 충남지사 당선인 등에게 꽃다발을 건네는 등 축하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염 당선인은 “소통을 키워드로 결정하고, 이를 통해 시정의 에너지를 만들 것”이라며 “충청출신 국회의원들도 일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시고, 심부름 할 것이 있으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 이지만 사람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지난 2006년 지방선거 패배를 회고한 뒤 “열심히 일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안 당선인은 “어느 집안이든 국가든 선배님들에게 잘 배운 후학들의 도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당선인은 또 “백제역사재현단지 조성 사업이 완공단계에 들어섰고 세계대백제전을 앞두고 있다”며 “지역의 역사를 모르고 세계적 리더가 될 수 없는 만큼 대백제전의 성공 개최를 위해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선진당 이재선 위원장(대전 서을)은 “충청권이 마음 놓고, 그리고 편히 살 수 있도록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해 지역 발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정진석 위원장(비례)은 “돌아가신 아버님(정석모 전 내무부장관)이 6선을 하셨지만 국회직은 못하셨는데 위원장이 되던 날 아버님을 생각했다”며 “충청의 후예라는 점을 훼손시키지 않고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찬모임에는 곽정현 충청향우회 총재,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경기 성남 분당갑), 민주당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대전 중구), 김창수 의원(대전 대덕), 김칠환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서울=방종훈 기자 bang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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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효 시장이 이끈 민선 4기 대전시는 '변화와 혁신'이라는 시대적 흐름속에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각 분야별 최고의 성과를 이뤘다.

정통 행정관료 출신으로 사회복지, 환경, 교통, 경제 등 시정 각 분야를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챙겼던 박 시장의 업무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돼 내실을 충실히 다지고,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모색한 시기로 볼 수 있다.

대전의 사례를 세계적 복지모델로 발전시킨 '무지개 프로젝트 사업', '목척교 르네상스 사업', '보문산 아쿠아월드 조성 사업', 56년만의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 등으로 대전시민 삶의 질을 한 단계 올렸다.

박 시장은 또 고속철도변 정비사업, 대학가 주변의 캠퍼스 타운 조성, 신탄진 프로젝트 등 '원도심 U-턴 프로젝트'를 추진해 둔산 신도심 조성 후 낙후됐던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홍명상가를 35년 만에 철거하고, 옛 목척교 정비·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부의 4대강 살리기와 연계한 3대 하천 정비 사업은 공익과 시민을 향한 박 시장의 진정성의 결실로 최대 치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를 연계한 대중교통 환승제 도입, 오-월드·한밭수목원 조성과 대전문화재단의 설립 및 문화예술 지원, 대전컨벤션센터 개관과 MICE 산업에 대한 전략 육성 등은 민선 4기 대전시와 시민들의 아름다운 동행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지난 2006년 취임과 동시에 야심차게 추진한 '3000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숫자에 연연한 무리한 식재와 함께 시내 주요 도로에 세운 나무심기용 중앙분리대, 자전거 도로 조성 사업 등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밀어붙이기식 행정가'라는 비난을 스스로 자초했다. 무엇보다 자기부상열차, 로봇랜드, 국립 근현대사 박물관,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국책사업의 잇단 유치 실패와 엑스포과학공원 강제청산 명령 이후 엑스포재창조 사업의 답보 상태는 시민들에게 큰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겼다.

박 시장은 자신을 '행정의 달인'으로 표현할 만큼 행정에는 자신감을 보였지만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지난 4년을 마무리했다. 결국 민선 4기의 공과 과는 모두 민선 5기가 안고 가야하며, 대전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발굴도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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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에 미국 루미에트㈜의 세계적 평판패널램프 생산 공장이 들어서게 된다.

미국 산호세시 실리콘벨리지역에 소재한 루미에트(Lumiette)가 천안 백석동 외국인단지에 2만㎡ 규모의 평판램프(FPL·Flat Panel Lamp)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해 3000만 달러의 투자 신고를 모두 완료한데 따른 것이다.

평판램프는 기존 형광등보다 75% 전력절감 효과를 갖고 있으며 수명 또한 반영구적인 것으로 기존 제품들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는 이번 루미에트사의 투자로 5년 간 3000억 원의 수출효과와 300명의 직접고용 효과가 예상되며, 높은 에너지 효율과 수명 개선으로 인해 미국, 중국 등 세계각지에서 주문이 쇄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인근에 소재한 삼성전자 등 글로벌기업들과의 기술제휴도 기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높아 향후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루미에트사의 성공 여부는 인력충원이 최우선 과제”라며 “인력 충원을 위해 현재의 인력채용 시스템을 풀가동 하고 있으며 충남도와 천안시, 노동부의 구직자 데이터베이스 등과 연계해 인력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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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선 5기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인의 핵심 공약중에 하나였던 서남부 도안신도시 호수공원의 불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도안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염 당선인이 직접 자신의 싸이 홈피에 댓글을 달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호수공원 사업이 구체화되기까지 반발은 사그러들지 않을 태세이다.

20일 도안신도시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도안신도시에 호수공원이 들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각종 루머들이 돌면서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인 홈페이지나 카페 등에 추진여부를 확인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실제 최근 도안신도시에 분양이 된 아파트 입주자 카페에는 ‘공동대처-도안신도시 호수공원을 지킵시다’라는 제목을 단 호소문부터 시작해 ‘염 당선인의 추진의지를 재확인 해야한다’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이들은 염 당선인의 홈피 찾는 방법에서 부터 어떠한 글을 올리라는 방법까지 구체적인 공동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이들이 공동대응까지 가게된 이유중에 하나는 도안신도시 호수공원을 포기하고 대전 서구 성심병원 옆 갑천변을 호수공원화 한다는 설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또 토지보상비, 호수공원 조성비용 등 수천 억 원이 들어가는 재원조달 방법도 현재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도안시도시 입주예정자 김 모(47) 씨는 “도안신도시 계획에 포함됐던 호수공원이 민선 4기 들어서 손바닥 뒤집듯이하는 졸속행정에 혐오를 느끼고 호수공원 재추진을 강조한 염 당선인에게 많은 도안신도시 입주자들이 표를 줬다”며 “하지만 선거이후 상황을 볼 때 도안신도시 호수공원이 구체화 되지 못하고 이전과 같이 힘겨운 쪽으로만 흘러가는 것 같아 이번에는 관철될 때까지 적극적인 의견 표출을 할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6일 염 당선인은 대전시 도시주택국 현안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서남부권 개발도 도심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라"며 "서남부권 호수공원 조성은 계획에 그치지 말고 실제적으로 착수될 수 있도록 그런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라"고 강조해 도안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의 항의를 의식한 발언을 내놨다.

염 당선인 측에서도 도안신도시 호수공원을 ‘명품호수공원’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며 불발설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홍정민 염 당선인 대변인은 “민선 4기 축소변경한 도안신도시 호수공원을 일반 호수공원이 아닌 명품 호수공원으로 조성해 많은 관광객들이 모이는 도시로 만들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갑천호수공원이라고 하는 것은 호수공원이 아닌 자연생태를 간직한 습지 하천으로 조성한다는 것이고 도안 호수공원은 대전을 찾는 사람들이 꼭 들러야 하는 대전관광 상품으로 키울 복안을 염 당선인께서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는 기본적인 의지를 갖고 있는 단계고 본격적으로 전문가들이 용역보고를 통해 재원조달방법이나 위치, 규모 들에 대한 세부논의를 거친 후에 최종 도안 호수공원의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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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 중구 안영동 옛 경륜장 건설 예정부지에 대한 개발 논의가 다시 세간에 떠돌면서 부동산업계와 지역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일대에 박용갑 중구청장 당선인이 '복합체육시설'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고,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인도 개발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곳의 경우 7년 전 경륜장 건설이 무산된 이후 난개발에 대한 우려와 땅값상승 등으로 개발이 녹록치 않아 현재까지도 기대 반 우려 반이 맞물리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민선3기인 지난 2003년 중구 안영동 일대 19만㎡ 부지에 경륜장을 짓기로 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 경륜장 경주시행 허가를 신청했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과 경기침체로 불허 통보돼 사업 추진이 무산된바 있다.

시는 이후 2007년 대전발전연구원에 예정부지 활용대책에 관한 용역을 추진, 완료했지만 대안을 내놓지 못한 채 해묵은 사업으로 현재까지 이어져왔다.

문제는 재정이 열악한 중구가 예정부지 인근에 각종 건축물 등이 난립해 있고, 땅값이 많게는 3~4배 가량 뛰어 개발에 따른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냐는 점이다.

또 지난 2003년 경륜장 사업의 무산처럼 개발이 '흐지부지' 됐을 경우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도 우려되고 있다.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 관계자는 "경륜장 건립 얘기가 나오기 전에는 3.3㎡당 30만~40만 원 하던 곳이 현재는 100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며 "현재는 자연녹지로 묶여있지만 경륜장과는 상관없이 도로와 톨게이트가 근접해 창고, 공장을 세우려는 업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평당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주민 김 모(45·안영동) 씨는 "경륜장 건설 바람이 불어 땅값만 올려놓고 난개발만 부추기더니 또 개발얘기가 나와 걱정 된다"며 "이 지역 개발이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워 바람이 아닌 현실적인 사업으로 추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용갑 중구청장 당선인은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시와 긴민한 협의를 통해 복합체육시설 건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박 당선인은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인에게 복합체육시설 조성의지를 보여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며 “보상문제 등 어려운 상황이 많겠지만 차근차근 염홍철 시장당선인과 긴밀한 협의 하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등 사업을 추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와 구 관계자는 "염홍철 시장 당선인의 공약실행위원회에서 얘기가 나온 것은 알고 있지만 이 지역 개발에 대해 예전과 마찬가지로 현재 단계에서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며 "만약 개발이 추진된다면 예산에 있어 문제가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중하게 사업방안을 모색,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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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체육을 통해 200만 충남도민들의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제19회 충청남도 생활체육문화축제가 18-20일 3일간 금산군 종합운동장과 24개 종목별 경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문화축제는 18개 종목에 충남 16개 시·군을 대표하는 5000여명의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참가해 건전한 스포츠로 자웅을 겨뤘다.

대회 첫날인 18일 열린 개막식에는 이인화 도지사 권한대행과 이명수·김낙성·양승조 국회의원, 박동철 금산군수를 비롯한 충남 16개 시장·군수와 생활체육인 등 1만 3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선수 선서와 함께 다양한 공연이 펼쳐져 문화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종목별 경기장에서 각 시·군을 대표하는 선수들은 대회 기간 간간히 뿌린 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정정당당한 경기를 펼치며 친목을 다졌다.

특히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히며 최선의 활동을 보여준 1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이번 문화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이끌었다.

금산군내 중·고생 1000여명과 중부대학교 200여명이 개막식과 행사장에서 원할한 운영을 도왔고 금산지역 생활체육 동호인 100여명은 종목별 경기장에서 경기운영을 담당했다. 이외에도 사회단체 자원봉사자들이 급수와 주차·교통정리를 하는 등 문화축제 성공 개최의 밑거름이 됐다.

금산군생활체육회 길기용 사무국장은 “금산에서 최초로 개최된 이번 문화축제는 200만 충남도민들의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화합 한마당이 됐다”며 “천안함 침몰사고로 축제가 한달여 연기되면서 준비기간도 많았고 무엇보다 금산군과 자원봉사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면서 최대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금산=나운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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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회 충청남도 생활체육문화축제 개막식이 지난 18일 금산종합운동장에서 열려 선수단이 입장을 하고 있다.

금산=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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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 소속 충북지역 국회의원들이 세종시 수정안 부결과 내년도 국비예산 확보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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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충북도지사 당선자는 17일 오전 서울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지역국회의원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세종시 수정안 부결과 내년도 국비예산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이 당선자의 주선으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민주당 홍재형·변재일·노영민·오제세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용희 의원 등은 이 당선자의 이같은 주문에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이 당선자는 인사말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 처리가 국회에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전제, “수정안이 부결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세종시 수정안 부결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또, 이 당선자는 2011년도 충북도 국비확보와 관련해 “충북도가 2011년 정부예산 확보를 위해 425건에 4조 361억 원의 사업비를 정부에 제출했다”며 “지역에서 요구한대로 사업비가 확보될 수 있도록 적극으로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당선자는 참석 국회의원들에게 2011년 국비확보사업에 대해 설명한 후 “충북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충청내륙고속화도로가 조기에 착공돼야 하고, 남부지역까지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당선자는 “청주국제공항 수도권 전철 연장시 오근장역이 포함되면 공항 이용객과 청주·청원 주민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어 공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국회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 줄 것”도 주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국립노화연구원 오송 유치, 오송역세권 개발, 국민권익위 청렴교육 전문연수원 건립,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충북 현안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가 끝난 후 이 당선자는 한나라당 송광호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과 이주영 예결위원장을 만나 내년도 현안사업과 관련된 국비가 최대한 많이 확보될 수 있도록 협조와 지원을 당부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간담회에 참석한 충북출신 국회의원들은 지역현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안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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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조를 머금은 대전의 도심위로 인공의 불빛들이 휘황하다. "먼 곳은 어디든 아름답다. 먼 곳은 그 자체의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황홀하게 한다"던 보들레르는 무엇을 보고 그리도 황홀했던 것일까.  
 
 1. 가깝고도 먼 곳

쉽게 말하면서도 쉽게 행하여지지 않는 레저 중 하나가 등산이다.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는 일을 하나의 의식처럼 여긴다. 등산은 산의 가파름을 몸으로 정직하게 받아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산에 오르려면 몸은 필연적으로 산과 밀착해야 하는데 그 밀착력은 오로지 스스로의 몸 안으로부터 유래한다. 그러한 몸의 작용과 반작용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산은 가깝지만 먼 존재다. 국토의 70%를 차지함에도 불구, 산은 본의 아니게 오르는 사람만 늘 오르는 심정적으로 단절된 장소다. 남아있는 30%의 평야는 지적법상 분할돼 소유권·전세권·지상권·임대차 보호법상 권리 등의 객체로 서류상 떠돌고 있다. 그 떠도는 수많은 서류 모서리마다 많은 사람들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표류한다. 그들의 눈에 산은 암초에 다름 아니다.

 2. 예고 없는 출발

"왜 가서 생고생을 하느냐?"

경제적인 가치가 미덕인 시대에 등산은 우공이산(愚公移山)과 동의어로 보이기 십상이다. 꼭대기서 굽어보는 산하가 아름답다고는 하나 그보다 아름다운 풍경은 다른 곳에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공기가 맑다고는 하나 우리는 그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먼지 묻은 도심 속에서 견뎌야 한다. 운동이 된다고는 하나 헬스장이 더 체계적이며 시간대비 효율성도 높다. 이처럼 경제적인 가치로 파악되는 등산은 온갖 비효율적인 요소로 가득하다.

초여름을 향해가던 어느 날 늦은 저녁, 근무를 마친 내게 사진부 우희철 부장이 계족산 야간산행을 제안했다. 그 제안에는 덤으로 산 정상 봉황정서 비박에 일출 구경까지 더해져 있었다.

"그곳에 산이 있어 오른다"는 산악인 조지 말로리의 말은 "산은 산이로되 물은 물"이라는 성철스님의 화두만큼이나 높은 곳에서 빛나고 있어 회의적이다. 바깥에서는 보이되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운무처럼 산악인들의 화두는 그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없어 가파르다. 크고 작은 산에 수없이 많이 올라보았지만 야간산행은 처음이다. 산중의 어둠에 몸을 내맡겨보면 나름 산에 오르는 이유다운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듯 싶었다. 마음 맞는 동행과 함께 하는 등산은 즐거운 고행이다. 예고 없이 찾아온 즉흥적인 제안에 즉흥적인 동의가 이어졌다.

3. 도시의 야경


히말라야, 차마고도 등을 경험한 바 있는 우희철 부장의 배낭꾸리기는 신기에 가깝다. 야간산행에 익숙한 그의 손놀림을 따라 신속하게 커다란 배낭 두 개가 모양새를 갖춘다. 침낭과 바람막이, 식수 등으로 채워진 배낭은 부피에 비해 가벼워 놀랍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배낭 안을 살피며 배움은 경험을 앞서지 못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감한다.

우 부장의 지프차는 고산자 김정호 마냥 십 수 년간 도로로 연결된 한강이남 대부분을 훑었다. 시트에는 수많은 주유소의 냄새가 짙게 배어있다. 번호 있는 도로와 번호 없는 도로를 분별하지 않는 지프차는 내비게이션 없어도 정확히 목적지로 향하는 우 부장과 닮았다. 가게에 들러 캔맥주와 안주거리를 추가로 실은 지프차는 밤의 고요를 깨며 계족산을 향해 가로등 사이를 내달렸다.

낮에는 걷는 게, 밤에는 차안이 좋다. 낮에는 시골의 풍경이, 밤에는 도시의 풍경이 좋다. 낮에 차창 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풍경과 밤에 육안으로 보이는 교외의 풍경은 밋밋하기 짝이 없다. 도시의 낮 풍경은 체계적인 신호와 기호화된 도로의 곁다리에 불과하다. 운전석이라는 전적으로 개인화된 공간속에서 앞서 가는 차와 도로 옆 건물은 빨리 지나쳐야 할 장애물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교외의 어둠역시 걷는데 장애다. 신록과 지천으로 피어있는 들꽃의 생생함은 어둠속에서 풀죽어 아무 말 없다. 보이지 않아 목적지와 거리를 가늠하기 힘든 고요한 길은 두렵다.

막힘없는 도로위에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야경은 쓸쓸하고도 아름다워 마음을 흔든다. 차 없이 걸어서 가로지르기에는 붉은 가로등 불빛이 우울하다. 감상이 길어지면 처연해지고, 처연함이 길어지면 청승이 된다. 쓸쓸함과 아름다움의 교차로는 머뭇거리지 말고 빨리 지나치는 게 옳다.
   

 4. 이상적인 길

산의 어둠은 일찍 찾아오며 깊다. 야간산행에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 또한 어둠이다. 그러나 우 부장의 발걸음은 거침없다. 반(半)산악인이나 다름없는 그는 산길에 몸을 바싹 붙이며 앞서 나갔다. 광원(光源)은 아직 채 차오르지 않은 달 하나뿐이어서 희미했다. 너무 어둡지 않느냐는 불안 섞인 질문에 그는 곧 잘 보이게 된다며 웃음으로 답했다. 믿는 것밖에 도리가 없어 무작정 뒤를 따랐다. 믿음에 대한 보답은 오래지 않아 찾아왔다.

능선에 오르자 어둠속에서 활짝 열린 동공 안으로 산이 들어와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길 위의 자그마한 돌 하나하나가 윤곽을 드러내며 야객(夜客)을 맞는다. 소나무 가지 사이에 걸쳐진 달은 감히 육안으로 바라보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밝다. 어찌 이토록 밝을 수 있느냐는 탄성 섞인 질문에 우 부장은 옛 사람들도 모두 이 길을 걸었다며 웃었다.

그는 어느 길이던 간에 그 길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길이라고 말했다. 길은 자연의 기운을 거스르지 않는 안전한 곳 중에서 가장 빠른 지점만을 연결해 형성되기 때문에 아무리 좁고 험한 길이어도 그보다 나은 길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길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사람에 의해 발견되는 것에 불과하다.

산길은 늘 에둘러 정상으로 흐른다. 산의 위엄은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곳곳에 서려있어 쉽게 정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산은 길손에게 자신의 구석구석을 억지로 다보여주며 흠씬 땀을 빼놓고 나서야 고지를 내준다. 산의 정상은 그 산의 모습이기도 하다. 정상이 좁고 날카로우면 낮아도 험로를 품은 산이고, 넓고 뭉뚝하면 높아도 순로를 품은 산이다. 계족산은 적당히 낮으면서도 순해 나이 지긋한 이들이 단골이다.

산은 수많은 길을 예비해 두고 있다. 멧돼지 다니는 길, 꿩 다니는 길, 고라니 다니는 길… 그러나 그 길들은 사람의 길과 교차하지 않는다. 때문에 사람의 길에서 짐승을 마주치는 일은 드물다. 신호등 하나 없어도 산은 매우 체계적인 교통시스템 하에 관리되고 있다. 산의 신령스러움은 여기에 있다. 산속에서 사람은 짐승과 자연스럽게 내외하며 조화를 이룬다. 우연처럼 스치거나 사로잡으려 짐승의 길로 달려들지 않는 한 녀석들은 먼저 사람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파도치며 이어지되 마주치지 않는 길은 피차간 생로(生路)다.

그러나 산에게는 자신의 기운을 거스르며 형성된 길까지 통제할 여력이 없다. 로드킬은 사람의 길이 짐승의 길과 억지로 포개지며 벌어지는 참극이다. 오늘 밤도 산의 교통시스템을 벗어난 수많은 자동차와 짐승들이 신호등 없는 생사의 교차로를 가르며 죽이고 죽거나 혹은 죽어갈 것이다.

산에 오른 지 50여분이 흘렀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흐르는 땀을 핥는 바람이 강해진다. 방해물 없이 내달리는 바람을 타고 옅은 찔레꽃 향기가 후각을 자극한다. 향기의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산 아래 오목한 분지로 인공의 불빛들이 휘황하다. 그 모습을 봉황정서 아껴보려는 마음에 발길이 서둔다.

 5. 빛

오후 11시 30분,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한 밤의 봉황정은 바람과 친하다. 정자 안으로 몸을 들이밀자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이 무리지어 팔각으로 치닫는다.

굽어본다. 계족산-식장산-보문산-구봉산-수통골로 이어지며 나지막하게 굽이쳐 흐르는 능선 아래 분지는 사람들을 증거하는 수많은 불빛들로 영롱하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직선과 곡선을 형성하는 불빛은 도로의 흔적, 은하수마냥 무리를 이루고 있는 불빛은 아파트 단지와 주거 지역의 흔적이다. 좌측 하단 대전 I.C로부터 이어지는 경부고속도로 나트륨등 불빛은 신탄진 방향으로 뱀처럼 기어가고, 분지를 가르는 갑천의 굴곡을 따라 이어지는 고속화도로위로 수많은 자동차 전조등들이 하천을 따라 흐른다. 저 멀리 수통골 너머로 계룡산 천왕봉의 윤곽이 보일 듯 말듯 아련하다. 산 아래 선비마을 단지 창문마다 규칙적으로 배열된 형광등 불빛은 성기어서 저마다 빛나고, 저 멀리 유등천 너머 샘머리 단지 불빛은 촘촘하게 무리를 이루어 한 덩이로 빛난다.

가까운 곳의 빛은 눈에 직선으로 들어와 날카롭고, 먼 곳의 빛은 눈에 굴절돼 들어와 부드럽다. 원색으로 빛나다 갑자기 소멸해버리는 가까운 곳의 빛은 현실적이고, 아련히 파스텔 톤으로 빛나다 가장자리부터 서서히 사그라지는 먼 곳의 빛은 꿈결 같다. 두 빛의 성질이 다르지 않을 터인데 마음은 늘 먼 곳의 빛을 편애한다. 그와 같은 편애가 원근법과 보이지 않는 대기의 벽이 만들어내는 환각인줄 알면서도 먼 곳으로 향하는 시선은 빛과 더불어 반짝인다.

봉황정 콘크리트 바닥에 매트와 침낭을 깔고 LED 랜턴을 밝혔다. 매트 몸을 얹자 마치 전기라도 들어온 양 온기가 올라와 엉덩이를 감싼다. 자그마한 LED 랜턴은 일신의 크기로는 믿겨지지 않는 밝기로 봉황정 한 구석을 채운다. 스스로 열을 발산하는 것도 아닌데 고작 몇 센티미터 두께로 냉기를 차단하는 화섬재질 매트와 전력 소비율 대비 높은 휘도를 자랑하는 LED 랜턴을 바라보며 과학은 결국 긍정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산꼭대기서 깨달아야하는 아이러니에 헛헛했다. 눈 위에 깔아도 그 아래 눈이 녹지 않는다는 매트의 무게는 고작 700g에 가격은 2~3만 원 내외다. 높은 에너지효율로 발전소가 부족한 저개발국가에 널리 보급중이라는 고휘도 백색 LED 랜턴은 인터넷쇼핑몰서 1만 원도 채 되지 않는다.

불현듯 출출함이 몰려들어와 위장이 아쉬운 소리를 지껄인다. 잠들지 못한 깊은 밤이면 맥주와 소시지의 마리아주(Marriage)가 그립다. 배낭 속 먹을거리를 찾는 손길이 바빠진다. 과학은 출출함을 이기지 못한다.

새벽 1시, 보름을 이틀 앞둔 일그러진 달은 잔광만 남긴 채 저 멀리 천황봉 뒤편 서쪽 하늘 아래로 가라앉았다. 아파트단지와 주거지역의 불빛이 사라진 분지위로 날실과 씨줄처럼 얽힌 도로만이 빛난다. 도시는 사람의 하루가 저문 뒤에야 비로소 저문다. 그 모든 것을 조망한 산꼭대기 사람들 역시 도시와 더불어 저물기 위해 침낭에 몸을 실었다. 일출 예정시간은 새벽 4시 30분. 봉황정은 일출보다 낙조와 더 친하다. 동녘은 계족산성과 맞대고 있다. 우리는 일출시간보다 더 일찍 일어나 동쪽으로 향해야 한다.

   
▲ 해 저문 도심위로 수많은 불빛들이 살아있음을 증거한다. 일정한 간격을 따라 줄지어선 불빛은 도로, 은하수 마냥 뭉쳐서 하나 된 빛은 주거 단지의 흔적이다. 저마다 빛나는 불빛 아래서 벌어지는 치열함이 거세된 불빛은 얼마나 냉정하고도 따뜻한가. 먼 곳은 늘 아름답고 훈수는 늘 두기 쉬운 법이다.

 6. 화해

새벽 4시, 잠을 깨운 것은 알람이 아닌 사람이었다. 일출 전부터 봉황정에 오른 사람이나 봉황정에 침낭을 깔고 밤을 새운 사람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놀랍고 어색해 말 한마디 섞지 못했다. 일출까지 남은 시간은 30여분. 계족산성까지 도달하기에는 빠듯한 시간이다. 우리는 물티슈로 얼굴을 대충 닦은 뒤 부리나케 배낭을 챙겨 계족산성으로 향했다. 새벽바람에 쓸린 별들이 흩어진 자리로 검푸른 하늘이 숨 가쁘게 탈색되고 있었다. 능선과 산길을 더듬는 발걸음 또한 바쁘게 동쪽으로 향하며 숨 가빴다.

4시 40분,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줄만큼 너그럽지 못하다. 이미 일출 시간은 지났다. 하지만 능선에 가려진 동쪽 너머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출에 대한 미련이 발걸음을 채찍질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 부장을 바라보았다. 우 부장은 말없이 씨익 웃는다. 불립문자(不立文字)요 염화미소(拈華微笑)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어서 포기하면 편해진다. 몸은 마음을 따르는 법이어서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산성에 도착한 시간은 일출을 30여분 가량 넘긴 뒤였다.

일출 직후의 태양은 눈부시되 뜨겁지 않아 가슴에 품기 적당했다. 산성 위에 펼쳐진 잔디밭은 이슬 머금어 싱그럽게 빛났고, 산성 아래로 펼쳐진 운해는 짙고 넓어서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운해는 바람의 방향을 따라 산을 감싸 돌며 흘렀다. 운해 속에서 낮은 봉우리들은 섬처럼 떠다녔고 나뭇잎은 해초처럼 흔들렸다. 몇 시간 뒤 사그라질 운명을 타고난 운해는 방어기능을 상실한 산성과 더불어 산의 일부로서 아늑했다.

서기 661년 1월,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따르면 옹산성(甕山城)으로 불렸던 이곳에서 백제군 수천이 떼죽음을 당했다. 김유신의 항자불살(降者不殺) 권고에 임전무퇴(臨戰無退)로 응답한 결과였다. 망국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게 그리도 두려웠던 것일까? 그러나 그들의 간절한 바람과 충절은 무너진 산성 아래서 풍화했고 김유신의 나라 또한 300년을 못가 그 위에 퇴적됐다. 그렇게 포개진 오래전 나라의 백성들은 죽음이라는 정지된 형식으로 확보된 영원 속에서 서로 화해했을까? 곳곳마다 들꽃들이 움튼 산성의 기운은 귀기어린 핏빛과 멀어보였다. 문화재로서 고즈넉한 옛 성터에서 두 나라의 백성들은 이미 오래전에 화해한 듯 싶었다.

"가까이서는 꼴도 보기 싫더니 멀리서는 더럽게 아름답네."

산 아래 세상은 산성의 기운을 머금어 평화로웠다. 산 아래서 아등바등하는 이유도 결국 '너'라고 부를 수 있는 비빌 언덕 하나 얻고자 함이 아니었던가. 이제 그 안의 백성들만 잠시 시간 내 산에 올라 화해하면 될 듯 싶다. 정진영 기자 crazyturtle@cctoday.co.kr

사진=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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