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개인별 배부가 실시된 8일 오전 대전과 충남 일선고교 3학년 교실은 탄식과 한숨, 눈물로 가득했다.
이날 오전 대전지역의 한 여고 고3 교실.
전날 교육과정평가원 발표를 접하고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모의고사 점수보다 낮아진 성적표를 받아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수시모집에 합격했지만 수능성적 최저등급을 충족시키지 못한 한 학생은 성적표를 받자마자 머리를 책상에 묻고 흐느끼기 시작했고 어수선하던 교실은 금새 숙연해졌다.
분위기가 어두워지면서 일부 만족할만한 점수를 받아든 학생들까지도 주변 친구들 눈치를 보느라 대놓고 웃지 못하고 표정관리에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예년에 비해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 전반적으로 점수가 내려갔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담임교사의 격려가 있었지만 학생들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중상위권 학생들은 수능이 어려웠던 것에 비해 표준점수 상승폭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등급이 떨어졌다는 한 학생은 성적표를 그대로 구겨버렸다.
대전 서구 모 여고 A 양은 “망했다. 수리는 다같이 어려워서 각오하고 있었는데 언어까지 가채점보다 많이 떨어져 너무나 당황스럽다”며 “엄마한테 점수 알려줘야 하는데 전화기 버튼을 누룰 용기가 나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반 B 양 역시 “성적표를 보자마자 온몸에 힘이 쫙 풀렸다. 어렵게 합격한 수시모집이 날아가버렸다”며 “수리에서 2점만 더 맞았어도 최저등급을 채울 수 있었는데 다시 정시준비를 하려니 답이 안나온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날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성적표를 나눠준 교사들의 마음도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올해 수능이 어려웠던 것과 함께 내년부터 일부 바뀌는 입시제도로 인해 재수생들이 대거 하향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진학지도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전 모 교고 고3 담임교사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변별력이 커져서 그나마 괜찮지만 중위권 이하는 소수점 이하에서 당락이 결정될 정도록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이번 정시에서는 지난해 보다 더 입시정보와 전략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중하게 진학지도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