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대학 한 교수가 수시전형의 면접 과정에서 수험생의 불우한 가정환경과 경제적 사정을 들춰내는 등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
충청대학 수시2차 전형에 응시한 청주 모 고교 3학년 A 양은 최근 면접을 보고 수치심을 느꼈다며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 글 좀 꼭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양은 게시판을 통해 “충청대 면접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아 글을 올린다”고 운을 뗀 뒤 B 교수의 면접방식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A 양은 “(B 교수는) 지원 동기 등은 전혀 물어보지 않고, 상처인 가족 사정을 들춰내는 등 상관없는 내용만 물어봤다”며 “교사로서의 자질을 파악하기 위한 면접이라지만 가족사정을 들춰내고 학비 얘기까지 꺼내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충청대학은 학생의 자질과 인성보다는 오로지 돈으로만 판단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학교이냐”고 쏘아붙인 뒤, “가정환경과 (경제적) 형편이 아무리 안 좋아도 하고자 하는 욕구와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A 양은 “다른 대학처럼 면접시험에 맞는 질문을 하고 학생들이 대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참다운 것”이라며 “한 학생이 면접을 보며 수치심을 느낀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정확한 설명을 해줬음 한다”고 요구했다.
예비 교사로서의 자질이 내재돼있는지, 지원동기가 분명한지 등 객관적이고 타당성 있는 질문이 아닌 평생 상처로 남을 가정사와 등록금 납부능력 등에만 질문 초점을 맞춰 개인프라이버시 침해는 물론 수치심을 느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B 교수는 입학처를 통한 답변에서 “학생이 지적한 대로 교사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기본적 성향,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에 따라 (면접관은) 그러한 성향과 의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B 교수는 “하지만 성향과 의지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저절로 교사가 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성향과 의지를 최대한 연마하고 다듬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누구보다 유아교육관련 수업을 충실하게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입학한 학생들의 진로를 보면 가정 환경이나 경제사정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경우 대부분 학업이수가 어려워 성적 문제가 발생해 자격증 취득이나 졸업 후 교사활동에 실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며 “(그런데도) 어찌 가정환경을 무시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B 교수는 “A 양은 (가정환경, 경제사정 등의) 환경이 단지 자신의 개인적인 사항일 뿐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후에 공적인 사항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면서 “학교는 단지 가능성만 있다고 해서 같은 실험을 맹목적으로 반복하는 곳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수시 모집전형에 따른 면접과정에서 나온 가정사와 경제사정 등의 질문을 놓고 신입생은 ‘프라이버시 침해 행위’로 규정해 반발하는 반면 교수는 ‘진로 및 목표달성을 위한 필수적 요인’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이에 대해 모 고교 입학담당교사는 “학비가 없어 학업을 포기할 경우 학과 취업률이 떨어지게 되는 점을 염두에 둔 전형적인 ‘상업주의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한 대학교수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면 수험생의 가정사와 경제사정을 고려할 수는 있지만 단순한 참고사항에 불과하다”면서 “수험생의 가정사 등을 합격여부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