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밤과 9일 오전사이 내린 눈이 시민 발목을 잡으면서 어김없이 출근길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3㎝도 안 되는 적설량에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변했고, 승용차 이용자들도 지각을 걱정해 대중교통에 몰렸지만 주요 도로의 제설·제빙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각사태를 빚는 등 시민 불만이 폭주했다.
9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밤사이 내린 눈은 대전 2.5㎝, 서산 1.5㎝, 천안 0.5㎝ 등으로 예상보다 많지는 않다.
하지만 새벽부터 날씨가 추워져 대전 영하 3.9℃, 천안 영하 1.5℃, 부여 영하 3.2℃ 등을 기록, 제설작업으로 녹은 눈이 빙판으로 변했다.
이 때문에 아침 출근길에 나선 운전자들은 얼어붙은 도로 곳곳에서 곡예운전을 해야 했고, 버스와 지하철 등에는 밀려드는 승객들로 큰 혼잡이 빚어졌다.
승용차는 꽉 막힌 도로에서 평소보다 2~3배 이상 많은 교차로 신호를 기다렸고, 버스 이용자들은 한참 지나도 오지 않는 차를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직장인 전모(27·여) 씨는 “눈이 내려 평소보다 일찍 나왔지만 결국 전보다 20분이나 늦게 버스가 왔다”며 “버스에 타고도 가다 서다를 반복해 어쩔 수 없이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잡아탔지만 결국 회사에 지각하고 말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 이날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지하철 이용 승객은 모두 2만2435명으로 전날 같은 시간대 2만165명보다 2200여명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요 대로변은 지자체에서 실시한 제설작업으로 그나마 사정이 나았지만 이면도로나 주택가 인근 도로는 여지없이 꽁꽁 얼어버려 곳곳에서 접촉사고가 빚어지거나 보행자들이 빙판길에 넘어져 다치는 등 사고가 속출했다.
대전시와 각 구청은 이날 새벽 2시경부터 인원 149명과 제설차 등 장비 55대를 투입, 주요 도로에 염화칼슘 58톤, 소금 49톤, 염화용액 2만7000ℓ, 모래 75㎥ 등을 뿌리며 제설작업을 마쳤다고 밝혔지만 미끄러운 도로에 대한 시민 불만은 끊이지 않았다.
시민 이모(30) 씨는 “도로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진 데다 빙판길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없어 40분이나 늦게 회사에 도착했다”며 “서너 차례 바퀴가 헛돌거나 미끄러져 중앙선을 넘기도 해 출근길 내내 아찔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