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통큰 경쟁’으로 불렸던 치킨과 피자 등 경쟁에 이어 최근에는 가공식품과 과채류는 물론 스포츠 용품과 가전제품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한 업체가 특정 상품을 할인가로 내놓으면 경쟁사들까지 앞다퉈 비슷한 할인행사를 마련하면서 치열한 ‘눈치작전’으로 번지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둔산점은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키위 1박스(8~10개)를 9800원에 판매하는 할인행사를 벌였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서대전점 역시 키위(4~5개) 2팩을 8000원에 판매하는 전단 행사를 진행했다.
홈플러스는 대표적 가공식품인 참치캔을 할인가인 개당 900원에 판매했고 같은 기간 이마트 둔산점도 참치캔(4개)를 3800원에 내놓았다. 또 롯데마트 서대전점과 홈플러스 둔산점은 같은 시기 슈크림빵(40g, 10개)을 2200원, 모닝롤(20개)을 2300원에 각각 판매했다.
이밖에 지난 3월에는 이마트가 전국 전매장에서 골프채 풀세트를 49만 9000원에 한정 판매하는 행사를 벌인 이후 경쟁사들도 비슷하거나 더 낮은 가격에 골프채 풀세트를 출시하는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대형 마트 3사는 등산복 등 스포츠 용품과 선풍기 등 소형가전 등에 대해서도 동일한 카드할부 및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닮은 꼴’ 마케팅이 치열하다.
이같은 유통업체들의 ‘닮은 꼴’ 마케팅은 매출 경쟁에서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업계간 ‘물타기’ 논란까지 불러오고 있다.
지난 3월 ‘통큰치킨’과 ‘착한생닭’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최근 콩나물을 놓고 또다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홈플러스가 19일부터 국산 무농약 콩나물(400g)에 '착한 콩나물'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2주일간 1000원에 한정 판매를 예고하면서 ‘손큰 콩나물(375g)’을 1100원 판매하고 있던 롯데마트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도 이런 현상이 있긴 했지만 품목과 가격대가 지금처럼 비슷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경쟁사의 선전을 하루라도 좌시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경쟁이 이런 현상을 불러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