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강태재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가 30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허위학력 기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고개를 숙여 사죄의 인사를 하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공동대표인 강 대표는 지난 2007년 충북도가 공모를 통해 임명한 보건복지국장의 논문표절 논란과 관련해 임명철회 및 사퇴를 촉구하며 5개월 여 넘게 시위를 주도했다. |
|
|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 및 이사진 구성과 관련한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정치 성향 문건 유출'로 파문을 불러온데 이어 이번에는 이시종 지사의 '코드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강태재(65) 재단 초대 대표이사가 '허위학력'을 기재해 취업한 사실이 밝혀져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강 대표이사의 도덕성을 강하게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한 여당 측 대표인사 가운데 불법도축된 쇠고기를 납품·판매한 사실이 드러난 유명 해장국집 본점을 실질적 운영해 구설수에 오른 지방의원이 참여해 비난을 샀다. 지역문화정책을 총괄하고 200억 원 가량의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집행하는 중요한 자리에 이토록 적임자가 없는가 하는 비관론과 함께 선출직 공직자 같으면 당선무효형에 해당되는 문제를 도덕적 실수로 폄훼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아울러 성역없는 비판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지향해야 할 시민단체는 주민여론과 무관하게 이해관계에 얽혀 침묵하고 있다.
◆허위학력 논란… 충북도 “문제없다”
강 대표는 가정형편 등으로 대전 D고교 2학년 때 학교를 중퇴했음에도 1979년 청주상공회의소에 취업할 당시 1964년 이 학교 졸업이라는 내용의 '자필이력서'를 제출했다.
강 대표는 최근까지도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도덕성을 중요한 덕목의 하나로 간주해온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고, 지난 27일 충북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와 관련, 충북도는 선임과정에서 허위학력을 기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강 대표이사가 도에 제출한 이력서에서 '청주 C중 입학, 대전 D중 전학, 대전 D고교 중퇴'라고 밝히는 등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문제점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재단 대표이사를 학력이 아닌 창의성과 예술혼을 바탕으로 뽑았기 때문에 '허위학력 기재' 문제는 재단 대표이사 임명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는 이달 초 문화재단 대표이사로 강 대표를 내정할 당시 ‘내정자 약력’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1964년 대전D고졸’로 기재했다가 이후 아예 학력란을 삭제했다.
도 관계자는 "언론사 인명록과 각종 위원회 활동 기록 등을 토대로 실무자가 브리핑 참고자료로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 대표, “죄송하지만 사퇴않겠다”
강 대표이사는 30일 오후 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사장인) 도지사와 이사진, 도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용서를 구한다"면서도 사퇴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대표는 "7남매 중 장남인데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등 당시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취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한가족계획협회’ 공채에 합격한 뒤 근무하다 당시 협회 사무국장이 청주상공회의소로 옮기면서 경력직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고, 고교 중퇴라는 게 창피해서 허위학력을 기재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허위학력 문제가 불거진 직후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청주를 떠나 농촌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었지만, 문화재단을 (더)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충고를 받았다"며 "이사장과 이사진이 제 수십 년 전 과오를 헤아려주시면 문화재단 발전을 위해 신명을 다하고 나서 명예롭게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거취와 관련해 임명권자인 이시종 지사와 협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이 지사께서도 책임의식을 갖고 업무추진을 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허위학력'과 관련해 30여년 전 일이고 일시적인 실수이기 때문에 사죄와 용서를 구하고 나서 경륜을 발휘해서 더 성실하게 일해 도민들의 걱정과 기우를 불식시켜달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민선 4기 김양희 전 보건복지국장의 논문조작의혹 사례와 비교하면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두 사안의 경중을 가릴 수 없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강 대표는 당시 김 전 국장의 논문조작 의혹을 앞장서서 지적했으며, 결국 낙마로 이어졌다.
|
 |
|
▲ 한나라당 충북도당(위원장 윤경식)이 30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충북문화재단 강태재 대표이사의 '고교졸업 허위학력' 기재와 관련해 이시종 지사의 사과와 재단 이사진 구성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자회견에는 지난 2007년 충북도 보건복지국장 임명 당시 논문표절 논란을 빚었던 김양희 의원과 최근 검찰수사로 드러난 병든 소의 고기와 뼈 등으로 조리한 해장국 판매와 구설수에 오른 인사가 참석해 또다른 논란을 빚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한나라당 구설수 지방의원이 비판(?)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윤경식 도당 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 4명은 이날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 씨가 허위학력 의혹에 휩싸인 것은 자신이 시민단체의 대표로서 도덕성을 그토록 강조했던 점을 감안하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수 없다"며 “이 지사는 만신창이가 된 문화재단 대표이사와 이사진 구성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근 병 들어 밀도살된 한우 등을 싼 값에 사들여 가공해 고객들에게 판매한 청주 유명 해장국 체인점 대표의 친인척이자, 이 해장국 본점을 사실상 운영해 구설수에 오른 청주시의회 의원이 참여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 충북도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초록은 동색’이란 것을 만천하에 공개하듯 감싸고 도는 충북도, 도덕성 흠결을 사과 한마디로 끝내는 재단대표이사, 꿀먹은 벙어리인양 목소리 내지 않는 시민사회단체, 밀도살된 고기를 사용한 해장국집을 실제 운영하면서 도덕성을 운운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지방의원을 보니 그저 ‘충북인으로서 부끄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