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아버지로부터 상습적인 신체 학대를 받은 이지현(15·여·가명), 지후(12·가명) 남매는 어린이날 전날인 4일에도 병원을 찾아 심리치료를 받았다. 이들 남매에게 상습적인 학대가 이뤄진 것은 부모가 이혼한 지난해 봄.
당시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이던 아버지에 의한 남매의 학대는 시간이 갈수록 강도가 높아졌다.
결국, 이웃 등의 신고로 이들 남매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오랜 시간 극심한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충북아동전문보호기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기관에 신고된 아동 정서 학대 건수는 313건, 신체 학대 건수는 219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체 학대 건수는 지난 2008년 52건에 불과하던 것이 불과 2년 사이 164건이 발생했다. 기관에 신고되지 않는 학대까지 합치면 실질적인 아동 학대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제3세계 부모를 둔 아이들의 학대신고도 늘었다.
지난 2008년 단 1건에 불과하던 것이 2010년 18건까지 증가했다. 이는 이주여성과 남편 간 언어나 문화 등으로 생기는 다툼이 아이까지 영향을 끼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충북아동전문보호기관 관계자는 “5월이 가정의 달이고 5월 5일은 어린이날임에도 아직까지 아동 학대는 여기저기서 이뤄지고 있다”며 “어린 시절 겪은 학대의 충격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데다 상처 치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자칫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성장하면 학대의 대물림이나 사회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주변의 세심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