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충남대병원 소아병동 4층에 위치한 병원학교에서 어린이 환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소영 교사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제공

"비록 몸은 아파 병원에 있지만 공부까지 멈출 수는 없어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충남대병원 소아병동 4층에 위치한 병원학교. 환자복을 입은 채 링거를 꽂고 있는 어린이 환자들이 정규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은 공예미술 시간으로 어린이 환자들은 오는 8일 어버이날을 위해 카네이션을 제작하고 찰흙으로 다양한 모습을 만들며 여느 초등학생들과 다름없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병원학교에는 초등학생 10명과 중학생 5명 등 모두 15명이 매일 같이 병실에서 등교를 하고 있다.

병원학교는 3개월 이상 장기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결손에 따른 유급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특수교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정규 교육과정이다.

대전대신초등학교 소속 이소영 교사(24·여)와 보조원 1명이 배치돼 유치원과 초·중학교 과정을 개설, 입원환자들의 학업을 지도하고 있다. 학생들 중에는 소아혈액종양 등 난치성 질환을 앓아 적게는 수개월부터 길게는 2~3년 간 장기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일반 학교처럼 정상 수업이 진행되기는 불가능하다.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항암치료로 머리가 빠진 어린이가 적지 않을 만큼 중증 환자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학교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 초등학생은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중학생은 두 시간 이상 수업에 참석할 경우 등교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수업은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초등과 중학과정으로 나눠 진행되고 모든 연령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 과정도 있다.

병원학교는 외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별도의 교육과정도 있다. '책 읽어주는 엄마' 단체 소속 회원들이 어린이 환자를 위해 정기적으로 독서교육을 하고 있으며, 학원강사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중학생 환자를 위해 1대 1로 국어와 영어, 수학과정을 지도하고 있다.

3년째 병원학교에서 환자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소영 교사는 "어린이들이 성인들도 감당하기 힘든 항암치료를 받아 고통스러워하거나 신경이 예민해진 경우가 많다"며 "치료를 잘 받으면 친구들이 있는 학교로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등 밝고 쾌활한 분위기로 학업 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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