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을 찾아서’ 떠나는 아름다운 공예이야기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40일간 대장정의 닻을 내렸다.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플루 악재를 극복하고 세계가 감동한 명품비엔날레로 펼쳐졌다. 특히 비엔날레 역사상 유례없이 특정 주제를 탈피, 파격적인 전시를 선보여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공예비엔날레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별화된 전시, 업그레이드 된 작품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53개국에서 3000여명의 작가가 참여, 공예분야 세계 최대규모의 축제를 펼쳤다. 보는 전시에서 탈피, 참여하는 전시로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다양한 삶의 양식과 연계시키는 기획으로 주목받았다.
본전시1은 공예의 장르를 테마별로 전시해 공예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본전시2는 공예의 새로운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전시장 내에서 각종 퍼포먼스를 전개, 생활세계와의 접속을 시도해 신선함을 주었다. 본전시3은 서문시장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와 상당산성, 무심천, 중앙공원, 시청 등 청주시민들의 문화공간을 활용해 작품을 설치했다.
국제공예공모전은 모두 53개국에서 2천여 점을 출품, 역대 최대규모의 출품작을 기록했다. 또 초대국가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전역에서 210명이 대표작품을 출품했으며 200여명의 현지 작가 및 관광객이 몰려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밖에 모델하우스를 이용한 생활공예프로젝트는 공예와 삶을 접속, 생활 속의 명품공예를 찾을 수 있도록 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제크라프트페어에서도 수준 높은 공예품을 전시해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교육프로그램, 워크숍 돋보여
교육프로그램과 워크숍, 도슨트 설명 등 운영 면에서도 예년보다 업그레이드된 행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각 전시관마다 배치된 도슨트는 예년과 달리 전시설명을 곁들여 관람객들이 보다 쉽게 관람토록 했다. 또 캐나다필드트립, 가족프로그램, 콜렉터 특강, 공예워크숍 등 매주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참여와 소통의 비엔날레를 만들었다.
지역작가들의 참여도 돋보였다. 체험장에서는 40일간 15명의 작가가 워크숍을 전개했고, 30개 부스에서 50여명의 작가가 공예체험을 전개했다. 이와함께 국립청주박물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신미술관, 한국공예관에서도 특별전을 개최해 지역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야외공연장에서 펼친 공연이벤트에도 300여명의 지역 공연단체와 예술인들이 참여해 시민참여형 비엔날레를 실천했다.
특히 예년과 달리 행사장을 개방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도록 했으며 콘테이너 박스 등 주요 시설물을 재활용하는 등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정신을 반영했다. 해외 각국에서 방문한 외국인을 위한 시민홈스테이에는 청주·청원지역 40개 가정이 참여해 시민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벤치마킹의 살아있는 교과서
40일간의 행사 기간 중 방문객은 모두 30여만명. 신종플루 대유행에 따른 초중고교 단체관람이 불허되면서 당초 목표치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대부분이 자발적인 관람객이었다. 초·중·고교생과 지역시민 중심의 관람객에서 전국의 자치단체, 공예 및 미술관련 대학, 박물관 미술관, 축제 및 이벤트 전문가, 서울 수도권의 일반 관람객, 해외 각국의 작가와 공예전문가들의 방문으로 행사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해외에서는 캐나다대사, 슬로바키아대사, 스웨덴 대사부인 등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인사들의 방문과 함께 캐나다 공예협회장, 독일 비트라뮤지엄 관장, 대만국립공예연구소와 중국 공예협회 임직원, 핀란드 문화예술위원회 위원, 일본 공예디자인협회 임원 등 공예 문화예술 전문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전국의 국공립·사립 박물관 미술관장 및 관계자 방문에 이어 경기도자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서울문화재단 등 전국의 공예관련 문화재단 관계자들이 대거 방문했다.
특히 전국의 250개 공예 및 디자인, 미술분야 대학의 학과에서 현장학습을 즐겼으며 100여개 자치단체 공무원과 축제조직위원회 관계자들도 방문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성공 노하우를 벤치마킹 했다.
◆국제교류 제의 등 몸값 높아져
올해는 세계 공예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글로벌 공예축제로 평가받으면서 해외 각국에서 초대국가 참여를 제안하거나 국내 초·중·고교 교과서에도 소개키로 하는 등 공예비엔날레 몸값이 높아졌다.
캐나다에서는 2010년 1월 밴쿠버동계올림픽 기념 ‘한·캐나다공예특별전‘을 밴쿠버뮤지엄에서 개최키로 했다. 한국의 대표작가 50명이 참여한다.
또 핀란드와 일본에서는 2011년 초대국가 참여를 희망하고 있으며 미국섬유학회에서는 2011년 섬유학회 정기회의를 청주시에서 개최키로 했다.
국내 주요 미술교과서에서도 비엔날레가 소개된다. 현재까지 조직위에 공식적으로 자료 요청을 해 온 출판사는 모두 5개사. 전국미술교과 교사모임과 문화연대가 제작하는 대안교과서 ‘휴머니스트’는 2007년에 전시되었던 본전시 출품 작가의 작품과 관람사진을 소개키로 하고 관련 자료를 요청해 왔다. 또한 대한교과서와 중앙교육, 천재교육에서도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주요 장면을 수록키로 하고 관련 사진과 자료를 요청했다.
작품 기증도 잇따랐다. 초대국가인 캐나다관에 출품한 니콜라 마인빌레가 자신의 작품 ‘용의 눈물’을 조직위원회에 기증했으며 캐나다 초대작가인 도예가 앨런 라코벳스키가 ‘하늘에서 내려다 본 풍경’을 기증했다. 또 본전시 2 초대작가인 최석호씨도 작품을 기증했다.
◆남은 과제, 다가올 10년 준비해야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나라 안팎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년의 성과를 분석하고 다가올 10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있는 공예비엔날레의 연속성을 위해 상설관을 건립하고 공예산업 육성을 위한 클러스터와 테마파크를 조성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또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예인들의 창작환경을 개선하고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국제교류와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를 상설 법인화 하고 전문인력이 상주해 체계적인 운영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와 관련 조직위 관계자는 "생산과 창작, 소비와 유통 등이 한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공예숲 조성이 필요하다"며 "공예비엔날레의 성과를 바탕으로 청주시가 세계 공예문화 1번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 lee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