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4대강사업 검증위원회가 26일 ‘조건부 찬성’ 결론을 발표했다.

검증위가 내놓은 결과물은 사업타당성에 대한 검증이라는 본질은 왜곡된 채 사업반대 단체의 비난을 최소화하려는 출구전략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검증위의 결론이 이미 지난 8월 말 위원들의 의견개진절차를 거쳐 ‘8대3’ 이라는 압도적 찬성결과를 얻었을 때 나온 내용과 크게 다른 게 없다는 점에서 시간적·행정적 낭비만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학계(4명)와 공무원(1명), 도의원(2명), 환경단체(3명), 종교계(1명) 인사 등 11명으로 구성된 4대강사업 검증위는 지난 26일까지 7차례 본회의를 열어 금강 10공구 미호2지구 작천보 개량공사와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등 54건을 대상으로 중점적으로 검증활동을 벌였다.

검증위는 이들 사업중 보 높이 조정에 미호종개 서식지 복원대책 수립 등 5개 조건을 단 작천보를 비롯해 17건은 조정·보완해 추진토록 했고, 12건은 검증자료 미비로 추후 실무 검토를 벌이기로 했다.

나머지 25건은 문제가 없다며 원안대로 시행할 것을 검토결과로 제시했다.

그간 찬반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최대 쟁점사안이었던 작천보와 백곡저수지 문제에 대해선 합의안 도출이 아닌 검증위원 다수의견을 채택했다.

하지만 작천보 개량공사의 경우 ‘조건부 찬성’이라 할지라도 ‘찬성도 아닌, 반대도 아닌’ 모호한 결론일 뿐이다.

검증위는 작천보 문제는 보 높이를 현재 수위에 맞춰 설치할 것을 제시했다. 하지만 천연기념물 미호종개 및 철새 서식지 복원대책을 수립하고 친환경 생태공간을 조성하는 등 5가지 사항을 사업추진 이행조건으로 내놓았다. 이 조건들은 환경단체가 줄곧 주장해온 사업반대 이유다.

즉, 사업은 하되 환경단체의 반대이유를 ‘사업이행조건’이라는 미명을 씌워 단서조항으로 제시한 셈이다.

4대강사업 검증위는 지난 7월 도내 4대강 사업의 타당성 검증을 위해 구성된 구속력없는 한시적 기구다. ‘사업 타당성 검증’이라는 위원회 구성 취지만 놓고 볼 때 이번 결론은 본질이 왜곡됐다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가장 중요한 4대강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결론은 묻히고, 이행조건만을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한 학계 인사는 “사업이 타당한지, 타당하지 않은지와 타당여부에 대한 이유만 제시하는 게 검증위의 본연 임무”라면서 “타당성을 제시한 뒤 ‘일부 사항에 대해선 수정·보완이 필요하다’ 정도의 조언만 내놓았으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타당성에 대한 결론은 뒤로한 채 ‘조건부 찬성’이라는 모호한 의견을 내놓은 것은 결론도출에 따른 비난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종의 출구전략에 불구한 것”이라며 “민선3기 때부터 도정 정책심의에 참여했던 황희연 위원장(충북대 교수)의 어정쩡한 회의 진행도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합의안 도출이 아닌 검증위원의 다수의견을 채택하면서도 소수의견을 고려해 줄 것을 요구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행정력 낭비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8월 말에 사업추진이라는 압도적 의견을 도출하고도 결론발표를 미룬 이유는 찬·반 위원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은 작천보 사업 등 일부 쟁점사항에 대해 이견조율을 거치기 위해서였다는 게 검증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고, 결국 당시 표결에 준하는 의견개진절차 때 나온 내용과 검증위의 결론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점에서 1개월 넘는 시간과 행정력을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객관적 검증을 통한 사업타당성 도출을 뒤로 하고 찬반단체의 눈치만 살피면서 ‘찬성도, 반대도’ 아닌 결론을 제시한 탓에 되레 혼란만 야기시키고 찬·반단체간 갈등양상만 키운 꼴이다. 최종 판단의 공을 넘겨 받은 이시종 지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당분간 진통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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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대청호 국화전시회’가 27일 대전 동구 추동 대청호자연생태관 일원에서 열려 행사장을 찾은 아이들이 국화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 국화전시회는 내달 12일까지 진행된다. 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올해도 대청호변에서 국화의 대향연이 펼쳐진다.

대전시 동구는 27일 동구 추동 대청호 자연생태관에서 ‘2010 대청호 국화전시회’ 개막식을 갖고, 12일 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날 개막식은 한현택 동구청장과 내외빈, 지역주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전 풍물놀이 공연에 이어 경과보고, 테이프 컷팅, 전시장 관람 순으로 진행됐다.

전시회에는 대청호 자연생태관을 비롯해 추동 일원 13만㎡에 식재된 100만본의 국화가 물결을 이루고 있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생태습지 인근에는 풍차와 국화 토피어리 및 조형물을 전시했고 자연생태관에는 국화를 따서 가져갈 수 있는 식용국화 체험장도 마련됐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 국화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은 생태습지를 가득 메운 형형색색의 국화와 국화작품이 전시된 국화전시관 등을 돌아보며 가을날의 정취를 만끽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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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산 복수면 목소리 우라늄광산 개발을 반대하며 의장과 여성의원을 포함해 금산군의회 의원 8명 전원이 삭발을 단행했다. (왼쪽부터) 김왕수 의원, 김정례 의원, 김복만 의장, 이상헌 부의장, 황국연 의원, 김종학 의원, (이하) 박병석 의원, 장기호 의원.

 
 
금산군의회 의원들이 27일 금산 우라늄광산(대전 49호) 개발을 반대하며 삭발했다.

이날 여성의원을 포함해 군의회 의원 8명 전원은 우라늄광산 개발 예정지인 금산 복수면 목소리에서 광산 개발 반대를 위한 삭발을 단행하고 ‘목숨을 바쳐서라도 광산 개발을 저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현장을 찾은 300여명의 주민들도 우라늄광산 개발 반대를 외치며 의원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복만 의장은 “금산은 대한민국 명품인 인삼의 80%가 유통되고 있는 곳으로 우라늄광산이 개발될 경우 어느 누가 금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먹을 것이며, 이는 곳 금산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이 골짜기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군의회 의원 8명은 광산 개발을 저지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군의회 유일한 여성의원인 김정례 의원은 “군민의 대변인으로서 군민이 어려울 때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삭발을)결심하게 됐다”며 우라늄광산 개발에 대한 반대 의지를 확고히 했다.
   

한편 이날 지식경제부 광업조정위원회(이하 지경부)는 이모(51)씨와 토자이홀딩스가 지난 5월 제출한 행정심판 청구에 근거해 금산 복수면 목소리 우라늄광산 개발 여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지경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강중석 박사가 참여한 가운데 충남도의 체광계획 불인가처분에 대한 지형적 위치와 환경문제, 지역주민과의 관계 등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한편 광산개발업자 이모(51)씨와 토자이홀딩스㈜는 지난해 9월 금산군 복수면 목소리 일원에 대한 우라늄광산 개발허가 신청서을 충남도에 제출했고, 이에 주민들은 금산군이장협의회를 주축으로 비상대책위원회(회장 이동우)를 구성하고 광산개발 반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충남도도 환경대책 미흡과 폐석·광물찌꺼기 처리에 대한 폐기물관리법 저촉, 주민 반대 등을 이유로 우라늄광산 개발 신청서에 대해 지난 3월 불인가처분을 내렸다. 이후 이모(51)씨와 토자이홀딩스㈜는 지난 5월 지식경제부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었다. 금산=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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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부권 거점공항인 청주국제공항이 다음달 10일 대형 화물기 취항을 앞두고 있어 항공화물 허브공항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번 대한항공의 화물기 취항은 그동안 청주공항이 국내선 전용 공항이라는 오명을 벗고 명실상부한 중부권 거점 항공물류공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여 의미가 남다르다.

◆화물공항으로 대외경쟁력 확보

청주공항은 4년 연속 이용객 100만 명 달성이라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는 데다 이번 대형 화물기 취항으로 공항활성화는 물론 지방공항에서의 화물기 취항이라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10일부터 B747-400 화물기를 투입해 인천~상해~청주~애틀란타 노선을 주3회(수·금·일요일) 운항한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청주공항이 중부권 항공물류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도록 국토해양부의 운항승인을 취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은 6866억 달러로 이 중 항공화물은 1666억 달러로 전체의 24%를 차지하고 있지만 모두 인천국제공항에서 취급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국제항공화물 운송을 시작함에 따라 청주, 천안, 이천 등 중부권에 집중돼 있는 반도체와 태양광 등 첨단제품 관련 수출기업의 화물이용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다양한 국제노선 발판

이번 화물기 취항은 향후 세종시에 정부기관 이전이나 제2의 화물 허브화 추진 등으로 다양한 국제노선의 활성화에 도화선이 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북도는 이를 위해 활주로 연장과 향후 점진적으로 증가할 물동량 처리에 필요한 화물청사 증축을 정부계획에 반영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청주공항 개항 이후 처음인 이번 화물기 운항은 여객과 항공물류 병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청주공항이 힘찬 도약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대한항공은 청주~오사카 노선 개설에 이어 방콕, 홍콩 정기선을 개설하고 내년에는 청주~오사카 노선을 매일 운항할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은 청주~씨엠립(캄보디아) 노선 개설을, 제주항공은 내년 상반기 청주~홍콩 노선을 주2회 취항할 예정으로 국제노선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주공항의 다양한 국제노선 확대를 위해선 항공사의 노력만큼 지자체와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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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선사박물관은 박물관이 소장한 동춘당 송준길의 글씨인 ‘송준길 행초 서증손병하(宋浚吉 行草 書贈孫炳夏)’가 보물 제 1672호로 지정됐다고 27일 밝혔다. 연합뉴스  
 
대전선사박물관(관장 류용환)은 27일 박물관에 소장된 ‘송준길 행초 서증손병하(宋浚吉 行草 書贈孫炳夏)’가 보물 제1672호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정된 ‘송준길 행초 서증손병하’는 올해 문화재청 동종문화재 지정사업인 ‘우리나라 옛 글씨(조선후기 명필)’ 공모에서 선정됐다.

동춘당 송준길(宋浚吉·1606~1672)은 17세기 조선을 대표하는 도학자이자 정치가, 대서예가로 그의 학문과 철학세계가 담긴 예술글씨는 이른바 ‘양송체(兩宋體)’로 불리운다.

‘송준길 행초 서증손병하’는 1669년 4월 할아버지인 송준길(당시 64세)이 손자 송병하를 위해 쓴 글로, 송나라 양시(楊時)의 칠언절구인 ‘저궁관매기강후(渚宮觀梅寄康侯)’를 장지 네 장을 이어 붙여 대자 행초로 쓴 것이다.

작품은 수증자인 송병하의 종손인 송봉기(74세) 씨가 지난 2007년 8월 대전선사박물관에 기탁한 유물 가운데 하나로 송준길의 가지런한 행초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서체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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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사장 홍문표) 당진지사가 관리하는 10개의 저수지는 지력이 우수한 ‘축복의 땅’ 당진평야를 견실하게 유지하고 있다.

실제 당진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지난 1997년, 1998년, 2000년 단보당(300평) 쌀 생산량 수위를 차지하며 우수한 지력을 입증했다.

송악읍 가교리에 위치한 송악저수지는 6·25 동란 중인 1951년 주민들의 출연으로 건립이 시작돼 1958년 완공됐다. 이후 줄곧 인근 지역에 생명수를 공급하는 젖줄로써 사명을 다하고 있다. 특히 송악읍은 예부터 중국으로 통하는 해상교통의 요지로 각광받았고 근대에는 경인지방으로 가는 주요 길목에 위치해 해상교통이 편리했다. 최근에는 서해안고속도로, 해안산업도로 등 육상교통의 발달로 당진지역의 관문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야산 자락인 아미산에서 발원한 송악지는 주민들에게는 가교 저수지라는 이름이 더욱 익숙하다.

송악지의 유역면적은 254㏊, 수혜면적은 161㏊ 정도로 비교적 작은 규모의 저수지이다. 총저수량은 488㎥이며 지근거리에 자리한 가교리, 방계리, 반촌리, 본당리 등 4개리 40여 가구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높이 10.40m, 길이 166m의 다소 허름한 외형의 송악지의 제체(제방)는 반세기를 온몸으로 버텨왔다. 제체에 훈장마냥 새겨진 생채기는 치열한 지난날의 기억이다.

나트막한 지형에 다소곳하게 내려앉은 형세인 송악저수지는 어릴 적 시골저수지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규모의 웅장함과 수려한 경관을 뽐내지는 않지만 수수한 매력이 백미이다. 흡사 쇠락한 절터에서 느끼는 애잔함과 쓸쓸함이 적절하게 혼합돼 찾는 이의 발길을 애써 부여잡고 있는 것만 같다.

지난 26일 송악지를 찾았을 때 바람은 미친듯이 대지를 유린했다. 흩날리는 머리칼 사이로 저수지는 함구한 말을 토해내듯 거세게 이방인을 몰아세웠다. 낯선 이방인의 방문에 송악지가 대노한 듯 했다. 날카로운 가을바람으로 잉태된 백색 물비늘은 쏜살같이 수면을 갈랐다. 마치 경쟁이나 하는 것처럼 짧은 삶을 마쳤다. 마지막 섬광은 망막에 그대로 찌릿한 감각을 전했다. 물비늘에 한 사람의 인생이 홀연히 겹쳐졌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삽교천 방조제 준공식에 참석했다. 동시에 대통령의 운명이 다한 날이기도 하다. 시간은 그대로였지만 삶은 거침없었다.

송악지도 이날을 기점으로 주 수원공의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삽교천 농업종합개발사업을 통해 당진은 풍부한 수자원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까지도 늙은 저수지는 보조 수원공 역할을 자임하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송악지는 환경등급 기준 4급수로 농업용수 공급에는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당진지사는 송악지의 수질환경 개선을 위해 수생식물 식재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실제 송악지 수면에는 부유하는 식재식물을 확인할 수 있다. 수생식물 재배는 수면에서 수생식물이 성장할 수 있도록 조성된 부유식 재배장치로 수질개선, 생태계 복원, 경관창출 등 일석삼조 효과를 창출하는 기술이다.

이와 함께 습지 생태계 복원효과와 수질개선 효과를 수면 위에서 실현하고 또 하나의 녹색공간으로 수서 동식물의 서식처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당진지사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총 사업비 1790만 원을 투입해 220㎡ 면적에 수생식물을 식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향후 호소 내에 산소공급 및 미생물 증식을 통한 유기물의 분해 촉진을 통한 수질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생식물의 영양물질 분해 및 흡착기능으로 질소, 인, SS(부유물질) 제거로 녹조를 예방하는 결과도 예상된다. 송악지 인근에는 다양한 유·무형의 볼거리들이 방문객들을 회유한다.

특히 기지시리(機池市里)에 전승돼 내려온 기지시 줄다리기는 1982년 중요무형문화제 75호로 지정됐다. 특히 줄의 길이가 200m에 달해 송악지의 제체보다도 긴 규모이다.

기지시 줄다리기는 윤년이 드는 음력 3월 초에 시행된다. 기지시리에서는 줄다리기를 이틀 앞두고 마을 동편에 있는 국수봉의 국수정에 재단을 설치해 재난을 몰아내고 풍년과 번성을 기원하는 당제를 지낸다.

다음날에는 농악대가 방방곡곡에서 모여들어 농악을 겨루고 농우(農牛)를 시상한다. 줄다리기는 국도를 경계로 남쪽을 수상(水上), 북쪽을 수하(水下)로 지역을 구분해 편을 가르고 수천 명이 자웅을 겨룬다.

수상이 이기면 만사가 태평하고 수하가 이기면 풍년이 든다는 전설이 있으니 선조들의 유쾌한 지혜도 실감할 수 있다. 또한 큰 줄에 달린 새끼줄을 달여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행사가 끝나면 순식간에 동이 난다.

또한 한국 농촌소설의 정수인 심훈의 ‘상록수’가 태어난 곳으로 소설가이자 영화인인 심훈(沈熏)의 문학 산실(産室)인 필경사(筆耕舍)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돌려세운다. 필경사는 심훈 선생이 낙향해 직접 설계하고 건설한 집으로, 필경사란 옥호는 1930년 ‘그날이 오면’이라는 제목으로 시집을 내려다 일제의 검열로 실패했지만, 이 시집 중 필경이란 시에서 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진(唐津)이라는 지명에서 유추할 수 있는 한진포구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포구는 삼국시대에 당나라와 해상무역을 한 항구이다. 1960년대까지 인천을 오가는 여객선이 운영됐다. 최근에는 서해대교가 연결돼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글=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사진= 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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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2동 농수산물시장내에 위치한 다농L마트 전경.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청주시가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점포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년째 수의계약만을 고집하고 있어 특정업체에 대한 ‘봐주기식’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관련법 개정으로 경쟁입찰을 해야함에도 단서조항을 빌미로 또다시 계약연장 방침을 세우자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7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개정으로 올해 말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흥덕구 봉명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다농L마트’에 대한 경쟁입찰이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최근 시가 최대 1회에 한해 계약기간 2년연장이 가능하다는 단서 조항을 적용해 지난 10년간 이 곳을 운영해 온 현 운영업체와 수의계약 형태로 재계약 방침을 세우자 관련 업계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01년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대한 운영권이 시로 이관된 이후 3년 단위 수의계약을 통해 현 운영업체와의 계약을 연장해온 시가 관련법 개정 이후에도 특정업체를 또다시 지원하려 하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할 경우 현재보다 많은 임대료 수익을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가 수의계약을 고집하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가 농수산물도매시장내 점포에 받고 있는 연 임대료는 1㎡당 5만 원 정도로 다농L마트의 경우 전체 영업장 면적이 1652㎡(500평)인 점을 감안하면 월 임대료는 700만 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인근 비슷한 수준의 대형할인점 임대료와 비교했을 때 25%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 2007년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일부 점포의 경우 경쟁입찰을 통해 입점업체를 선정한 결과 수의계약 당시 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임대료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에서 퇴직한 일부 공직자들이 다농L마트 임원으로 근무한 것에 대한 보은 행정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관리를 맡고 있는 시 재정경제국장과 농수산물도매시장 소장 출신 고위 공직자가 퇴직 후 다농L마트 임원으로 수년간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농L마트는 저렴한 임대료와 도매시장 내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편익, 도매인과 소비자 사이의 중간마진을 제외한 가격경쟁력 등 때문에 타 업체들도 입점을 앞다퉈 희망하는 곳”이라며 “그럼에도 시가 수의계약만을 고집하는 것은 특정업체만을 밀어주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도매시장이 개장 할 당시 주변 상권 유치를 위해 입점 업체들과 수의계약 형식으로 계약을 했던 것이 지속된 것”이라며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경쟁입찰을 하려 했으나 기존 사업주들의 상황을 고려해 계약기간을 2년 연장한 뒤 경쟁입찰로 전환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또 다농L마트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에 대한 우선권자 인정 방침에 따라 시가 수의계약 형태로 지금까지 계약연장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퇴직 공무원에 대한 채용은 농수산물도매상가 관련 행정분야 전문가가 필요해 채용한 것 일뿐 보은성 채용은 말 그대로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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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이른 기습한파로 체감기온이 영하에 가깝에 떨어진 27일 대전시 동구 대동 산 1번지 하늘동네에 사는 서효열 할머니가 연탄을 갈고 있다. 조재근 기자
"왜 이리 춥누, 올 겨울 나려면 벌써 보일러 틀면 안되는데…."

늦가을 찾아든 기습한파에 대전 동구 대동 산1번지 하늘동네 주민들은 요즘 한겨울만큼이나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내달 하순이나 돼야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지만 갑작스레 떨어진 기온 탓에 그 때까지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 앞선다.

27일 오전 대동 산1번지.

꼭대기에 올라서자 따뜻한 아침햇살이 내리쬐는데도 바람은 겨울처럼 차갑기만 했다. 대동사회복지관 복지사의 안내로 들어선 3평 남짓한 서병순(80) 할머니의 월세방은 바깥 날씨보다 더한 냉기가 돌았다.

흔한 전기장판은 고사하고, 벌써부터 3~4겹의 겨울옷을 차려입은 서 할머니가 얼음장 같은 바닥에서 난방비 걱정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서 할머니는 "새벽이면 추워서 보일러를 틀어야 하는데 기름 값이 너무 비싸 지금부터 돌리면 겨울나기도 힘들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몇년전만해도 난방용 등유 1드럼에 10만 원 안팎이던 것이 올해는 20만 원이 훌쩍 넘어버려 한 달에 30여만 원 지원되는 최저생계비로는 겨울나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많은 단체에서 지원해주는 난방연료도 대부분 연탄뿐이어서 서 할머니는 매년 겨울 차디찬 냉골에서 새우잠을 잘 수밖에 없다. 또 방안을 둘러보니 벽 한쪽에 포장지로 감싼 보일러 조절기가 보였다. 혹시나 먼지가 쌓여 겨울에 못쓸까봐 싸놨다는 말이 더한 절박한 상황을 실감케 했다.

서 할머니는 "올해는 왜 가을도 없이 겨울이 왔는지 몰라. 원래 11월 말쯤에 영하로 떨어지면 보일러를 틀어야 하는데 요즘은 밤이면 삭신이 쑤시고 아파 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신세를 한탄했다.

안내를 받고 찾아간 또 다른 집 앞에서는 서효열(82) 할머니가 연탄을 갈고 있었다. 허름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침부터 지핀 연탄 덕분인지 바닥은 그럭저럭 온기가 있었지만 바깥에서 스며든 차가운 냉기가 아직 방에 가득했다. 좁은 방안에는 이른 아침부터 모인 80~90대 할머니 대여섯명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서 할머니는 "우리집이 방이 그나마 넓고, 나 혼자 살아서 연탄을 때니까 할머니들이 우리 집으로 모인다"며 "딴 집은 추워서 얼씬도 못해"라고 말했다.

이날 모인 할머니들 역시 때이른 한파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아들 내외, 손주들과 함께 산다는 한 할머니는 "연탄은 한번 꺼지면 다시 붙이는 데 돈이 들어 계속 때야한다"며 "남은 연탄이 몇 장 없어서 (지원이 오는) 다음달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애들이 추워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달동네로 불리는 이곳은 연탄 하나에 의지해 긴 겨울을 나야하는 곳이 200여 세대가 넘는다.

그나마 연탄은 각 지자체와 단체 등에서 지원하지만 난방유를 쓰는 집이 절반이 넘는 데도 지원은 거의 없어 겨울을 앞둔 주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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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보다 138년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 '증도가자'(證道歌子)의 진위여부가 서지학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관련 학술발표회가 청주에서 열린다.

한국서지학회는 다음달 5일 청주고인쇄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서지학회 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증도가자를 처음 공개한 경북대 남권희(54·문헌학·한국서지학회 회장) 교수가 '증도가자의 발견과 관련한 제반 문제연구'란 주제로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남 교수는 이날 '증도가자'에 대한 연구성과를 학회에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한편 최근 증도가자의 진위 여부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모 방송국 시사프로그램 등의 보도와 중원대 이상주 연구교수의 주장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또 김성수(청주대 문헌정보과) 교수도 '조선 후기 금속활자 주조의 특징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남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주제발표 후 종합토론에서 그동안 언론을 통해서만 이뤄졌던 증도가자 관련 진위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전창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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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보>= 선임의 가혹행위를 이기지 못한 의경의 자살기도 사건의 책임을 물어 김택준 청주흥덕경찰서장을 직위해제시킨 경찰청의 처분을 놓고 경찰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본보 27일자 3면 보도>사안의 경중에 따른 처분이라 할지라도 직위해제에 따른 지휘관 교체라는 경찰청의 초강수 처분은 과도하다는 여론이 경찰 안팎에서 들끓고 있다.

경찰내부에선 ‘김 서장과 지휘부와의 불화설’ 등 확인되지 않은 갖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이번 처분의 실질적 이유를 공개하는 등 경찰 지휘부의 확실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직원들 망연자실, '뒤숭숭'

청주흥덕서 직원들은 지난 7월 게임장 유착의혹으로 홍동표 전 서장이 꺼림칙하게 사표를 제출한 뒤 김택준 서장마저 의경 자살기도 사건으로 직위해제 되자 망연자실함을 감추지 못했다.

취임 후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김 서장의 이번 직위해제 처분에 대해 흥덕서 직원들은 하나같이 "과한 처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른 실질적 이유가 있지 않고서야 의경 자살기도 사건으로 지휘관을 직위해제 시켰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경찰 안팎의 중론이다.

특히 직원들은 지난 2월 발생한 청주상당경찰서의 의경 구타사건과 이번 사건의 결과를 비교하며 직위해제 처분의 과함과 처분이유의 실체를 제기하고 있다.

당시 상당서에서는 선임 의경들이 후임 의경들을 수 개월 동안 구타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방범순찰대 중대장과 소대장, 부관 등 지휘관 7명이 교체됐지만 총 책임자인 서장의 책임은 묻지 않았다.

흥덕서의 한 경찰관은 "의경 선·후임 간 문제로 인해 자살기도 사건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긴 하지만 지휘관을 그렇게 한순간에 몰아낸다는 것은 과하다"면서 "다른 무슨 이유가 있지 않고서야 이런 처분이 나올 수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다른 경관도 "하루종일 경찰서가 뒤숭숭했다"며 "이번 처분이 과하다는 게 직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추측 난무, 실체있다면 공개해야


김 서장의 직위해제 처분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는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김 서장이 평소 지휘부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이번 일이 터지면서 직위해제 됐다더라', '김 서장이 평소 골프를 좋아해 윗선에 찍혔다더라' 등의 추측이다.

상당수 경관들은 ‘지휘부와의 불화설’이 김 서장의 직위해제의 실질적 이유일 것으로 추측하면서 경찰 지휘부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부정적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일의 경중이나 지위를 떠나 열심히 일해도 윗선에 잘 못 보이면 소용없다는 것이다.

온갖 추측과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선 경찰 지휘부의 명확한 입장표명이 필요하다는 대목이다.

흥덕서의 한 간부는 "김 서장의 직위해제 처분이 의경 자살기도 사건의 책임 말고 다른 이유가 있다고 확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경찰서의 지휘관이 비슷한 사건으로 쉽게 자리를 박탈당한 전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만약 이번 처분에 노출되지 않은 실질적 이유가 있다면 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지휘부가 꼭 밝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간부는 "이번 처분이 경찰 내부적으로도 합리적이지 못했다는 여론이 강하다"며 "직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든 지휘부를 믿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성진·고형석 기자 seongjin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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