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 산책 20분으로 하늘의 보약 챙겨 먹자!'
현대인들은 하루 중 단 10분도 제대로 햇빛을 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가을볕이 보약이라고는 하지만 장시간 햇볕에 노출하는 것은 금물이고, 햇볕의 이로움을 알고 이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가을 햇볕을 즐기려면 유리를 투과한 햇빛보다 피부에 되도록 직접 닿도록 해야 한다. 햇빛에 들어있는 자외선이 유리 등에 의해 차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햇빛이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얼굴은 광노화와 색소 침착 등의 부작용 때문에
햇빛 노출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모자보다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되도록 눈 주위에 햇빛이 많이 닿게
하면 멜라토닌 생성으로 얻어지는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비타민D 생성에 충분한 햇빛을 받기 위해서는 화창한 날에 20분 정도 얼굴과 손등의 노출 부위에 쬐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피부가 검은 사람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5∼10배의 햇빛을 받아야 충분한 양의 비타민D를 생성할 수 있다. 그러나 피부가
약하다면 장시간의 노출은 피해야 한다. 특히 식사 전후 1시간 30분 정도는 일광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태양에너지가 소화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햇빛은 낮 동안 눈을 통해 들어와 뇌 속의 송과선(Pineal gland)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을 조절한다. 이 호르몬은 정상적인 생활주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은 낮 동안 햇빛에 의해 분비가 억제돼 수치가 10ng/㎖ 전후에 이르지만 밤 동안 햇빛이 차단되면 분비가 증가해 60ng/㎖ 안팎으로 오른다. 증가된 멜라토닌은 자연스럽게 깊은 잠에 빠지게 한다.
이처럼 햇빛에 의한 멜라토닌 분비의 변화는 정상적인 신체리듬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조량이 적어지는 겨울에는 우울한 기분이 심해지는 계절성 기분장애라는 질환도 발생한다. 멜라토닌의 생체리듬 조절은 수면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멜라토닌은 노화를 억제하며 신체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다.
최근 한 연구에선 야간 근무자들의 높은 암 발생률도 멜라토닌 수치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1주일에 수차례 햇빛을 쬐는
것만으로 당뇨나 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의 발생위험을 반으로 줄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특히 햇빛은 전립선암, 유방암, 여드름
등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인체 저항력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 적외선은 몸의
면역기능을 강화시키고 상처가 빨리 낫게 돕는다. 햇빛을 받으면 피부의 말초혈관이 확장돼 혈액 공급이 원활해지기 때문에 혈액 속
백혈구 기능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또 상처 부위의 통증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병원에서도 상처 치료에 적외선 치료기를
사용한다.
이 밖에도 결핵성 질환(뼈·관절·피부 등의 결핵)과 구루병, 빈혈증, 만성창상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
자외선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류에 대한 살균 효과가 뛰어나다. 유아의 경우 피부나 점막을 튼튼하게 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효과도 있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