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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 성연면 평리에 위치한 서농유통㈜ 새댁김치. (사)한국농업경영인 서산시연합회원들이 주축이 돼 지난 1991년에 설립된 새댁김치는 당시 성연면 소재지에 들어선 첫 기업체로 기록됐다.
회원들은 우리지역에서 나는 질 좋은 농·특산물을 최대한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생산 농민들의 소득을 높여주자는 취지로 생각한 것이 김치공장이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브랜드가 새댁김치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와 무는 물론 지역 특산품인 6쪽마늘과 생강, 고추 등의 양념에다 인근에서 까나리액젓, 천일염 등의 수급이 원활하다는 것도 새댁김치의 기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새댁김치는 설립 초반 시행착오와 시설투자에 따른 재원마련, 판로개척 등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농민들이 김치를 만든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고, 이는 납품 거래처를 확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김치를 생산하는 데 일부분 기계의 힘을 빌리기도 하지만 재료를 다듬고, 깨끗하게 씻은 뒤 양념을 준비해 버무리기까지 일일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생산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었으나 더 꼼꼼한 정성이 들어간 새댁김치는 말 그대로 손끝 맛이 가미되면서 소비자들에게 ‘맛이 괜찮다’는 은은한 입소문으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이미 새댁김치는 지난 2006년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현재 한국식품연구원장이 발급하는 전통식품 품질인증업체로 지정받아 100% 국내산 재료로 김치를 담아 전통의 맛을 잇는 기업체로 인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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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김치는 고품질 김치를 생산하기 위해 식품제조업에 적용하는 HACCP(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 시설을 완료하고, 지정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HACCP는 식품의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제조, 가공, 보존, 조리, 유통단계를 거쳐 최종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각 단계에서 위해 물질이 해당식품에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위생관리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 따라 새댁김치는 기존보다 더 청결에 신경 쓰면서 전통 방식을 최대한 고수하지만 위생에서는 현대방식을 내세우는 시대적 변화를 거듭하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따라가고 있다.
새댁김치는 저온저장고 3동(495㎡)과 숙성실(165), 전처리장 (330㎡), 냉장실 등과 함께 생물학적 처리시설을 갖춘 폐수처리장에서 포기김치와 총각김치, 오이소박이, 깍두기 등을 주력으로 모두 12종류의 김치를 생산해 서산지역 학교 급식과 기업체, 군부대 등 50여 곳에 납품을 하고 있다.
또 일반 소비자들도 전화 주문을 하면 김치 종류와 숙성도(익은 정도) 등 개개인의 기호에 따라 맞춤형식의 김치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새댁김치는 연간 15억 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최근 우연치 않게 찾아온 세계진출에 한껏 고무돼 세계 속의 새댁김치를 알리기 위한 약진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이성열 대표이사는 “단골 지인으로부터 중동의 카타르에 있는 매제가 김치 수입사업을 하는데 한 번 연락을 하라고 해서 했더니 다른 얘기는 하지도 않고 단지 100% 국내산 재료만 쓰느냐고 재차 확인을 했다”며 “샘플을 보내라는 말도 없이 국내산만 쓴다는 말만 듣고 전화로 계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댁김치는 카타르에 7t의 김치를 수출키로 하고, 최근 부산항에서 선적을 마친 뒤 처녀 수출길에 올랐다. 줄잡아 카타르까지 1개월 정도 걸리게 될 이번 수출의 현지 반응에 따라 추후 수출량도 결정되고, 또 나아가 다른 지역으로도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새댁김치는 일종의 해외수출 시험대에 섰다.
세계 최고의 김치 맛을 목표로 하는 새댁김치는 낙토 서산에서 농업경영인들이 직접 생산한 원재료를 바탕으로 오직 ‘거짓 없는 믿음’으로 그 옛날 어머니가 담그던 전통방식 그대로 김치의 맛을 이어가고 있다.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적 상황에 맞춰 기계의 힘을 빌려 대량생산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낼 법도 하지만 새댁김치는 비록 더지지만 ‘농민들이 생산하기에 믿을 수 있다’는 브랜드 가치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새빨간 양념으로 배추와 무 등에 정성스럽게 맛깔나는 옷을 입히고 있다. 서산=박계교 기자 antisof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