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부쩍 얇아진 지갑에, 휴가철 물가상승까지 예상되면서 짠물 휴가족이 늘고 있다.

해외로 나가기 위한 여권발급 건수는 줄었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휴양림으로 휴가지를 선택하거나 아예 휴가 계획을 취소한 사람들까지 올 여름 휴가가 저렴해지고 있다.

◆해외여행 못 가겠다

휴가시즌에 해외로 나가기 위해서는 6~7월 여권을 신청해야 하지만 도내 여권발급 건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부쩍 줄었다.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6월 한 달동안 도내 여권발급 건수는 522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88건과 비교해 1665건 줄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진 이유도 있지만 경기침체가 여권발급 건수를 줄어들게 한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는 게 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무비자여행이 가능해졌는데도 불구하고 여권발급 건수가 줄었다”며 “경기가 어려워 다들 해외로 나가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침체에 해외여행이 줄면서 휴가를 아예 포기하거나 가격이 저렴한 인근 휴양림과 계곡 등은 일찌감치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일부 고급 팬션의 성수기 요금이 20만 원을 넘는 것과 비교해 자연휴양림은 성수기 5인 기준 하루 숙박료 5~6만 원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충북도 영동군청에서 관리를 맡고 있는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의 경우 7월 중순 이후로 거의 모든 방의 예약이 종료됐다.

괴산군 조령산 자연휴양림도 7월 중순 이후로 예약이 동이 났으며, 이 휴양림은 예약이 밀려 성수기에 속하는 8월 예약은 7월 초 이후에나 가능할 정도다.

옥천의 장령산 자연휴양림도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거의 모든 방의 예약이 종료됐다. 민주지산 자연휴양림 관계자는 “자연휴양림은 가격이 저렴한데다 고급 팬션과 비교해 편의시설 등도 뒤쳐지지 않기 때문에 지갑이 얇아진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휴가철 물가 상승 예상

경기침체로 지갑은 얇아지고 있지만 올해 7~8월 휴가철 소비자 물가는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돼 휴가족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충북통계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7월과 도내 소비자 물가는 지난달에 비교해 0.6%, 지난 200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 각각 오른 바 있다.

특히 국내·국제항공료와 단체여행비(해외,국내), 숙박료(호텔), 돼지갈비(외식) 등의 개인서비스가 지난달 대비 0.3% 올랐다.

지난해 8월 물가도 지난 200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4% 상승했고 휴가와 관련된 콘도미니엄이용료, 숙박료(호텔), 엔진오일교체료, 국내항공료, 승용차 임차료 등의 개인서비스는 지난달 인 7월과 비교해 0.2% 상승한 바 있다.

충청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생산자 물가의 인상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7~8월 휴가철에는 일시적으로 숙박료와 교통 등 일부 서비스 및 품목의 물가가 급등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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