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최근 10년간 연평균 강수량이 평년 대비 약 9.1% 증가했다. 평균기온도 과거 30년 평년치보다 0.6도 상승하는 등 우리나라의 기후지형도는 덥고 비가 많은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유난히 일찍 찾아온 더위로 올해는 어느 해보다도 길고 더운 여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름은 여가생활을 하기에 좋은 계절이지만 모든 외부 자극들이 1년 중 가장 강한 계절이기도 하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피부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여름철에 발생하기 쉬운 피부질환과 원인 및 예방과 치료 등에 알아보자.
◆ 피부의 적 자외선
최근 이효리, 김준희 등 섹시스타들의 영향으로 구릿빛 피부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했다. 하지만 햇빛 속에 포함되어 있는 자외선은 기미나 주근깨를 악화시키는 원인일 뿐만 아니라 피부노화와 각종 피부문제, 심지어 장기간 축적될 경우 피부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기미의 경우 한번 발생하면 레이저나 미백화장품으로도 완치가 어렵다.
자외선을 차단하는 방법으로는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와 강한 장소를 피해야 한다. 태양 광선이 강한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는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할 때는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30분 전에 바르고, 긴 시간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2~3시간마다 덧발라 자외선의 침투를 막아줘야 한다. 대개의 경우 한 번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후 덧바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는 2시간 정도 지나게 되면 효과가 없어지게 된다.
자외선 차단지수(SPF)가 15 이상 되는 차단제를 발라 줘야 한다. 피부를 하얗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SPF 지수가 높은 제품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지수가 높을수록 피부자극 정도가 심한 성분이 다량 함유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적절한 지수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SPF는 자외선 B를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자외선 A에 대한 차단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자외선 A에 대한 차단 정도는 PA지수로 표시된다.
또한 자외선 차단제 외에도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 소매가 긴 옷 등을 활용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콧등이나 볼 등 햇빛이 많이 닿는 곳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도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빨갛게 달아오르고 화끈거리며 피부가 아픈 일광 화상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찬물로 샤워를 하거나 아이스팩을 이용해 염증이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일광 화상이 심할 경우 물집이 생길 수도 있으며, 이 경우 물집을 터트리지 말고 저절로 흡수되기를 기다리거나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임의로 물집을 제거할 경우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마철에는 계속된 비로 날씨도 서늘하고 햇볕이 약해 피부관리에 소홀해 지기 쉽지만 흐린 날에도 자외선은 약해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 날에도 자외선 차단을 해줘야 한다.
◆ 아토피, 피부질환
여름에는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돼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이러 환경은 기존의 피부 질병의 악화와 함께 새롭게 질병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게 된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이나 여드름 등 피부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더운 날씨로 인한 땀은 피부에 자극으로 작용해 아토피 피부염의 가려움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땀띠나 농가진 등의 피부 질환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여름에는 미지근한 물로 씻어주고 물기가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바르는 등 피부 청결과 보습 유지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여드름이 잘 발생하는 지성 피부의 경우 여름에는 피지선의 분비가 왕성해져 여드름이 악화되기 쉽다. 따라서 하루 2회 세안하여 피부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자주 세안을 하는 것은 오히려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곪은 병변을 손톱으로 짜는 행위는 2차 감염을 유도 해 흉터가 남게 할 수 있다.
어린이의 경우 농가진에 걸리기 쉽다. 농가진은 벌레에 물렸거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어린이가 환부를 긁어 생긴 상처에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이 침투해 생기는 피부병으로 특히 3~13살 어린이에게 흔하게 발생해 물집 주위가 몹시 가려워 조금만 긁어도 터지면서 진물이 나다가 노란색의 반짝이는 딱지가 얇게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염성이 강해 상처가 다른 부위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농가진이 퍼지는 것을 막으려면 손과 손톱을 깨끗이 하고 피부를 긁지 못하게 손에 붕대를 감아두거나 옷, 수건, 침구를 자주 소독해야 한다. 특히 모기 등 벌레에 물렸을 때는 긁지 않도록 하고 깨끗하게 씻은 다음, 얼음팩으로 가려움증을 줄여주는 것이 농가진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물놀이시 피부관리
여름에 더운 날씨를 피해 자주 찾는 곳이 풀장이나, 계곡 등 물놀이 장소이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물놀이 후 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할 수 있다. 이 경우 물사마귀나 농가진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물사마귀나 농가진에 걸리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질병이 번지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또한 어린이들이 많이 쓰는 어린이 선글라스는 조잡하게 제조된 경우가 많아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풀장에서 걸리기 쉬운 다른 종류의 질환으로는 모낭염이 있다.
모낭염은 손바닥이나 발바닥 등 몸에 붉은색의 반점이 발생하고 아픈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대개 물놀이 후 수 시간에서 이틀 이내에 증상이 발생하게 되며 초기에는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붉은 반점으로 나타났다가 통증을 동반하는 검붉은 색의 결절로 변할 수 있고, 고름이 찰 수도 있다. 주로 오염된 물이 오랫동안 닿는 수영복 밑 피부에 더 많이 발생하며, 같이 수영을 한 아이들에게 비슷한 병변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치료 없이도 흉터는 남기지 않고 치유되지만 심한 경우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또한 풀장의 바닥에서 옮을 수 있는 질환으로는 무좀과 사마귀 등이 있다. 사마귀는 티눈과 달리 표면이 거칠거나 유두종상을 보이며 표면을 약간 벗기면 점상 출혈로 인한 작은 흑점을 볼 수 있다. 자가 감염이 가능한 질환으로 손으로 건드릴 경우 손가락 주변에 사마귀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건드리지 말고 즉시 피부과를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계곡이나 산에서도 접촉성 피부염이나 농가진이 발생할 수 있다. 곤충에 물리거나 풀이나 나무에 스쳐 상처가 났을 때 2차 감염으로 인한 농가진에 걸릴 수 있으며, 나방의 날개에 붙어 있는 가루에 닿으면 접촉성 피부염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 우선 찬물로 염증 부위를 부드럽게 씻어내고, 증상이 심할 경우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무좀·곰팡이
여름철의 습한 기후는 피부에 곰팡이가 자라는 것을 촉진한다. 이를 피부진균증이라 하는 데 대표적인 것이 무좀과 조갑 백선증, 완선, 어루러기 등 이다. 무좀 중에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지간형 무좀과 각화형 무좀이 있다. 지간형 무좀의 경우 가려움증을 동반하며, 특히 4번째와 5번째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짓무르는 형태로 나타난다. 각화형 무좀은 발바닥에 전반적으로 각질이 증가하는 양상으로 발생하고 균열과 가려움증이 동반 된다. 발무좀에는 조갑상이 노랗게 변색되고 두꺼워지는 조갑 백선증이 동반될 수 있으며, 사타구니가 가렵고 검게 착색되는 완선이 흔히 동반될 수 있다.
완선은 대퇴부의 내측 부위를 침범해 주로 인설을 동반한 홍반성 반으로 시작되며 점점 퍼져 경계가 명확하고 가운데는 비교적 깨끗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어루러기는 땀을 많이 흘리는 젊은 사람에게 많이 생기며 주로 앞가슴,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호발하며 고운 인설을 갖고 있는 갈색의 반점으로 나타난다. 특별한 증상은 동반되지 않으며, 여름철에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무좀이나 완선의 경우 바르는 항진균제로 치료가 가능하나 조갑백선증의 경우 먹는 약 치료가 필요하므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어루러기의 경우에도 바르는 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어루러기가 있는 상태에서 햇볕에 몸을 태우는 경우 얼룩덜룩한 색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햇볕을 피해야 한다. 완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상 사타구니 부위를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심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