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공주시 상왕동 유해발굴 대상지의 인접지역에서 추가로 집단희생지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됐으며, 공주 유해발굴지 일대를 국민교육을 위한 사회교육시설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9일 제기됐다. <본보 9일자 5면 보도>9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개최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 유해발굴' 현장 설명회장인 공주시 상왕동 속칭 살구쟁이 골짜기는 59년 만에 한국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날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설명회장에는 진실화해위원회 직원과 공주유족회원 및 시민사회단체 등 관계자 30여 명이 지켜봤다.

유해는 금강을 따라 공주에서 대전으로 향하는 옛 국도변에서 오른쪽으로 100m 떨어진 야산(해발 80m) 3부 능선의 길이 14~19m, 폭 2.5m, 깊이 55~120㎝ 규모의 4개의 구덩이에서 모두 235구가 발견됐다.

박선주 조사단장(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이날 "공주시 상왕동 유해매장지는 어떤 유해매장지보다 잘 보존되어 있고, 큰 도로와 인접해 접근성이 좋다"며 "국민들의 사회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정체성과 인권신장을 가르치는 교육시설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박 단장은 이어 "유해발굴 도중 당초 발굴 범위에서 갓 벗어난 지점에서 유해가 발굴됐다"며 "공주의 유해매장지를 사회교육장으로 활용하는 방안과 새로 드러난 유해발굴지의 추가 발굴대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09년 유해 발굴 현장설명회가 9일 충남 공주시 상왕동 발굴현장에서 열려 진실화회위원회 직원과 공주유족회원 및 시민사회단체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발굴된 유해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공주=홍성후 기자 hippo@cctoday.co.kr ☞동영상 cctoday.co.kr

공주 상왕동 사건(왕촌 살구쟁이)은 1950년 6·25전쟁이 발발 이후인 7월 9일 공주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500~700명이 트럭으로 실려와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희생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희생자들은 이곳 주민들의 일부 증언처럼 '밤 새도록’ 처형된 것이 아니라, 유물발굴 정황상 한 번에 2대의 트럭(대당 35~40명씩)에 의해 낮에 실려와 각각의 구덩이에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 안경 등 이외에는 희생자의 소지품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는 형무소 재소자의 복장은 통상 별도의 소지품을 소유하지 않는 특징상 기존 증언처럼 이곳에 묻힌 희생자들이 '재소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재소자 복장의 단추와 일반 의류단추 등이 함께 발굴돼 후자는 ‘보도연맹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유해발굴지는 공주시가지에서 청벽으로 향하는 과거 대전-공주 간 국도에서 30~100m 정도 떨어진 완만한 골짜기로, 1310㎡ 범위를 대상으로 이뤄진 4곳의 발굴지 중 희생자들이 능선과 나란한 동서방향으로 발견된 1지점, 능선방향과 수직방향으로 발견된 2, 4지점 등에서 유해가 발굴됐으며, 3지점은 유해가 나오기 않았다.

공주=이성열 기자 lsyy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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