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문인협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에 따르면 대전·충남지역에서 제정된 문학상만 20개를 넘고, 전국적으로는 370여 개에 달하는 등 문학상 남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로 인해 문인 배출이 졸속으로 전락하고, 몇몇 문학상의 경우 ‘나눠먹기’ 형태로 발급되면서 지역 문학상의 대표성을 잃게 하고 있다는 것.
대전의 한 문인은 “일부 문학상은 특정인을 위한 생계보조형 시상이나 원로 문인 우대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특히 새로 생긴 상은 초기에 권위를 높이는 수단으로 문학 원로들에게 상을 헌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문학상이 남발되면서 이를 둘러싼 문단 간의 편가르기와 기득권 놀음이 횡횡해 지역 문학계를 더욱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일부 단체들은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과 평가절하식 비난을 거듭하면서 갈등과 반복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상당수 문단은 신진 양성을 위한 문학상이 거의 만들지 않아 후배 문인들의 참여를 저해하는 이른바 ‘문인 싹 자르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수상자를 심사하는 위원들이 내부인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부조리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역 문단이 협소성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문학적 기능 위축과 문인의 병폐를 심화시켜 결국 문학상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는 것이다.
지역 문인들은 “예술적 순수성을 중시해야 할 지역 문인계가 ‘줄 세우기’에 급급하고 있어 문인 스스로도 부끄럽게 여기는 실정”이라며 “이러한 행태는 지역 문학상을 더욱 열악한 상황으로 운영되게 만드는 악순환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