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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산 청천여름파출소 신동우 경사가 상점에 들어가 불꽃놀이제품을 사고 있는 아이들과 상점 주인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 고형석 기자 |
이를위해 운영되는 것이 ‘여름파출소’.
충북도내에서도 유명 유원지와 계곡 등에서 피서객들의 안전과 치안활동을 펴는 여름파출소가 지난달 17일 문을 연 가운데 제천의 송계계곡과 괴산의 화양동, 선유동, 쌍곡계곡 등 4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하루 평균 1000여 명에서 주말과 휴일 최고 5000명의 피서객들이 붐비는 화양계곡 일대를 책임지고 있는 괴산 청천여름파출소의 휴가철 밤을 들여다봤다.
◆무질서 활개
청천여름파출소를 찾은 것은 7일 오후 6시 30분.
휴가가 절정에 이르는 8월 초순에 주말까지 겹쳐 어느 때보다 바쁠 시간이다.
박차섭 경사와 신동우 경사는 교대를 마치고 야간근무에 들어가자마자 순찰차에 몸을 실었다.
어둠이 깔릴 시간이 다가오면서 ‘야간수영(?)’에 들어가는 피서객들을 막기 위해서다.
사담계곡에 가까워오자 예상대로 야간수영을 즐기는 피서객 7~8명이 눈에 띈다.
“어두워지는데 아직까지 물놀이 하시면 안돼요. 물에서 나오세요.” 박 경사의 다급한 목소리다.
더구나 피서객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는 곳은 수영금지 구역. 피서객들은 귀찮다는 듯 볼멘소리와 함께 물 밖으로 나왔다.
이번에는 도로의 중앙선에 줄지어 걷고 있는 10대들이다.
순찰차를 세워 주의를 줬지만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오후 8시 30분 경 괴산군 도원리 쪽 민박집에서 신고가 들어왔다. 주인이 가격을 비싸게 받는 것을 항의하다 몸싸움이 생겼다는 신고다.
“휴가철에는 유독 민박 신고가 많아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자칫 상호 폭력으로도 번질 수 있기 때문에 가봐야 해요.”
민박집에 도착하자 상황은 끝나 있었다. 잘 마무리했다는 신고자의 말을 들은 신 경사는 “다투지 말고 재밌게 놀다 가시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갑자기 비가 내렸다. 음주단속 계획이 있었지만 돌연 내린 비로 취소됐다. 휴가지 교통정리와 음주단속도 여름파출소의 중요 임무 중 하나라는 게 박 경사의 설명이다.
괴산군 덕평리 쪽으로 이동하던 순찰차가 아이들이 불꽃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고 멈춰섰다.
차에서 내린 신 경사가 아이들에게 불꽃놀이를 빼앗아 평상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부모와 불꽃놀이를 판매한 인근 상점에 들어가 주인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쓰레기 천국
인근 화양청소년야영장.
수 백개의 텐트가 야영을 하고 있는 만큼 각종 사건·사고와 쓰레기 처리 등에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
오순도순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 야영객들에게 다가간 신 경사는 적당한 음주와 야영장을 나갈 때 쓰레기 처리 등 당부의 말을 전했다.
실제 이곳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양은 하루에만 마대자루로 수 백개에 이른다.
시간은 벌써 10시 30분을 훌쩍 넘어섰다. 이번엔 물놀이 익사사고 지역이다.
지난 1일 10대 청소년이 떠내려가던 슬리퍼를 잡으려다 숨진 괴산군 덕평리 거봉교에서 렌턴을 비춰 이곳저곳을 살폈다.
야간시간대 만취자들이 물에 들어가 수영을 할 지도 모르기 때문에 순찰마다 주요 물놀이 장소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만취자 행패와 상호 시비 등 각종 신고와 순찰을 쉴새 없이 돌다보니 시간은 어느덧 12시.
6시간 넘게 순찰과 각종 신고 출동으로 순찰차로 이동한 거리만 250㎞를 넘어섰지만 이번 주말은 갑자기 내린 비로 인해 평소 1/3 수준의 피서객 만이 화양계곡을 찾아 평소보다 바쁘지 않았다는 게 박 경사의 말이다.
박 경사와 신 경사는 휴가지 안전에 대해 피서객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피서지는 인파가 많이 모이는 만큼 조심해야 할 것이 정말 많습니다. 조금만 주의하고 조심하면 즐겁게 온 피서, 웃으면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고형석·이정현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