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강희락 경찰청장이 '민생 풀뿌리 치안'을 강조하며 파출소가 부활한 가운데 청주상당경찰서 내수파출소 이풍희 경위가 내수1리 경로당을 찾아 야광손목밴드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lsh77@cctoday.co.kr |
|
|
지난 2003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파출소가 부활하고 있다.
강희락 경찰청장이 ‘민생 풀뿌리 치안’을 강조하면서 부터다.
충북에서는 지난 10월 청주상당경찰서 미원파출소와 내수파출소가 개소했고 청주흥덕경찰서도 기존의 남이지구대가 관할했던 남이면·부용면·현도면을 쪼개 남이파출소·부용파출소·현도파출소를 개소하는 등 올해만 11개의 파출소가 전환됐다.
법 집행의 최일선으로 떠오른 파출소. 19일 이른 새벽 5시 30분 경 청주상당경찰서 내수파출소를 찾았다.
“이쪽에 세우세요. 파출소에 세워도 혹시 모르니까 열쇠는 잠그셔야 해요.”
이른 아침이지만 이 파출소 김봉기 소장은 파출소 주차장 한 켠에 오토바이를 세우는 60대 노인을 반갑게 맞았다.
주차장 한 쪽에는 오토바이와 자전거 등 10여 대가 세워져 있었고 언뜻 보기에도 파출소에서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보관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도심 지구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파출소가 개소하고 이곳에 온 뒤 무엇보다 뿌듯했던 것은 주민들이 좋아한다는 거에요. 주민들과 경찰이 한 울타리에 있다는 그런 느낌 있죠?” 김 소장의 설명이다.
김 소장과 노인의 대화를 한참 들은 후에야 인근에 순찰을 나가는 이풍희 경위, 최병우 경사와 함께 내수1리 경로당을 찾았다.
경로당 문을 열고 들어가자 ‘추운데 여기까지 왔느냐’, ‘순사 양반 밥은 먹었느냐’, ‘바쁠텐데 또 와줘서 고맙다’며 노인들은 반색이다.
노인들에게 개인적인 안부와 건강 등을 물어보는 이 경위와 최 경사에게서 아들의 느낌마져 풍긴다.
이 경위와 최 경사는 노인들을 모아놓고 준비해 간 야광손목밴드를 들고 설명에 들어갔다.
“밤에 길거리 다니실 때는 어두운 색 옷 입지 마시고 흰색 계통의 옷을 입으세요. 이 밴드는 손목에 감고 다니시라고 드리는 거에요.”
야광 손목밴드를 하나 씩 손에 쥔 노인들은 직접 손목에 감아보며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느냐”며 질문을 이어갔다.
“파출소가 생겨서 든든하지. 누가 이렇게 시골 노인네들 신경써주고 지켜주겠어. 다들 아들같고 손자같지.” 파출소가 생기니 어떻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노인의 대답이다.
노인의 대답처럼 실제로 내수파출소에서 최근 관내 이장들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파출소가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89명 중 79명(88%)이 ‘알고 있다’고 답했고 ‘어떻게 생각하는가’의 질문에 86명(97%)이 ‘든든하다, 좋다’고 답해 파출소 부활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김봉기 내수파출소장은 “지구대 때 하지 못했던 일들이 파출소 체제에서는 가능한 것이 많다”며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보관해 주고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 무엇을 생각하고 원하는지 듣는 것 등 파출소 체제이기에 가능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