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수업이 진행중인데도 불구하고 대전지역 한 중학교 운동장에서 공사가 계속되고 있어 구석에서 체육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김상용 기자 ksy21@cctoday.co.kr  
 
대전지역 일부 학교들이 학기중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면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각종 공사장비와 위험한 시설물들로 인해 언제든 큰 사고를 부를 수 있는 곳에서 학생들은 버젓이 교내활동을 하고 있어 일선 학교의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보여줬다.

20일 오후 본보 취재진이 찾아간 대전 유성구 A 중학교는 운동장 바닥재를 교체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기존 모래 운동장을 들어내고 인조잔디와 우레탄이 깔린 최신식 운동장을 조성하는 공사로 학교 건물 앞 공간은 대부분이 파헤쳐져 있었다.

파헤쳐진 공간엔 굴삭기, 트럭, 돌더미, 목재 등 각종 공사장비와 잔해가 흩어져 있고 운동장 곳곳은 학생들의 활동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움푹움푹 패어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선 학생들의 체육활동이 버젓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사현장을 피해 차들이 지나다니는 학교 밖 아스팔트에서 줄넘기 등의 활동을 하고 있었고 일부 장난기 많은 학생들은 공사가 끝나지 않은 운동장에서 뛰어다니는 경우도 있었다.

공사현장 안도, 밖도 언제든 큰 사고가 발생할 것 같은 아찔한 모습이었지만 어느 곳에도 안전장치는 없었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A 중학교처럼 운동장을 교체하고 있는 학교는 대전에만 총 10곳.

특히 이들 학교 중 5곳은 초등학교인 터라 제대로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을 경우 자칫 호기심 많은 어린 학생들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A 중학교 등 6개 교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예산을 지원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교육청이 관할하는 사업이 아니어서 학교 자체적으로 관리토록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A 중학교 관계자 또한 “학교에서 건설업체를 지정하면 안전장비 등은 모두 그곳에서 갖춰야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기관의 책임 회피 속에 학생들만 아무런 제재없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었다.

학기가 끝나가는 시점에도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교육청이 주관해 실시하는 공사는 대부분 방학중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큰 규모 공사의 경우에도 학기초면 어느 정도 마무리 되는 게 보통이지만 이들 학교의 상당수는 아직까지도 공사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초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38·대전 동구) 씨는 “우리 아이 학교도 운동장 공사가 한창이던데 피치 못해 학기중 공사를 해야한다면 안전장비는 당연히 갖춰야 한다”며 “사고가 난 다음 수습하려고 하면 이미 늦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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