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인의 젖줄 금강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정부가 4대강 살리기의 일환으로 금강살리기 사업에 착수해 현재 20%대가 넘는 진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강살리기 사업이 완료되는 2011년 경에는 금강의 달라진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금강살리기 사업의 궁극적 목적은 옛날 금강의 모습을 회복,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홍수 등 재해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수자원 활용을 극대화 함으로써 예고되고 있는 물 부족 사태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금강살리기 사업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금강 수변 일대가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수변공간’으로 거듭나기 때문이다. 생태습지 조성을 통해 강에 생명을 불어넣고, 하천부지 내의 농경지를 제거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질을 2급수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일부 수변공간은 주민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될 수 있도록 조성된다. 물 부족 해소와 생태계 보전 및 복원이 금강살리기 사업의 주된 목표지만 일부 수변공간은 그야말로 친수공간으로 조성해 휴식과 레저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바꾸겠다는 것.
금강살리기 사업이 한창인 ‘세종 1·2공구’를 통해 달라질 금강의 미래 모습을 미리 만나보자.
‘신개념 치수대책’…옛모습 잃은 금강에 생명 불어넣기
금강의 발원지는 충북 장수군 신무산에 위치한 뜸봉샘이라는 곳이다.
이곳에서 시작된 금강은 진안, 영동, 옥천, 청주, 연기, 공주, 부여를 거쳐 서천으로 흐르는데 강의 길이(유로연장)가 397㎞에 이른다. 장항과 군산을 잇는 금강하구둑은 금강과 서해바다가 만나는 마지막 접경이다.
금강은 늘 충청인의 삶과 함께 해왔다.
기쁠 때나 슬플 때 그리고 반복된 침탈의 역사 속에서도 금강은 늘 묵묵히 흐르며 충청인의 삶을 도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주변 환경 달라지면서 강 바닦은 퇴적물이 늘어갔고 수심이 점점 얕아지면서 옛날 모습을 잃어간 지 오래다. 금강살리기 사업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금강살리기 사업에는 공사비와 보상비를 모두 합쳐 2조 44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세종지구 1·2공구를 비롯한 모두 12개 지구에서 사업이 진행 중으로 명품보 설치, 노후제방 보강, 하도정비 등 ‘신개념 치수대책’을 통해 금강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먼저 퇴적토의 준설을 통해 홍수위를 저감시킨다(강의 수위를 낮춘다).
지금까지는 제방을 높게 쌓는 획일적인 방법으로 홍수를 예방해 왔는데, 이런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준설을 통해 강 바닥(하도)의 단면을 확대해 홍수위를 최고 0.9m까지 낮출 예정이다.
제방보강도 이뤄진다.
기존, 경사가 컸던 제방에서 탈피해 경사를 완만히 하고 제방보강작업을 통해 농로를 확보한다. 물과 닿는 부분은 모래비치로 꾸며지며, 생물서식지 및 생태계 보존을 위해 완충지대가 형성된다.
248㎞자전거 탐방로와 최대 36대의 요트를 띠울수 있는 마리나 선착장에서는 레저와 휴식도 가능하다.
친환경 명품 보 건설로 수자원 확보
금강에는 모두 3개의 다기능 보가 설치된다.
부여보(부여군 부여읍)와 금강보(공주시 우성면), 금남보(연기군 남면)가 그것으로 대전지방국도관리청은 보 설치 시 농업용 저수지 증고로 1억 1000만㎥의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설치될 3개의 보 모두 생태환경을 가장 염두해 건설되는 보라는 점이다. 3개 보 모두 저층수 배출이 가능하도록 건설되고 수문 외 구간은 폭기시설(공기를 주입해서 물을 순환시키는 방법) 설치해 수질오염을 최대한 억제한다.
보를 만드는 과정 역시 수질오염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펌프를 이용한 수중준설을 통해 공사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수질오염까지 방지하겠다는 것.
3개 보 가운데 유일한 수중보인 금남보 좌측에는 금강살리기의 자랑이 될 ‘자연수로형 어도’가 우측에는 하루 22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소수력발전소’가 들어서 아파트 기준 1800세대가 쓸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 수질개선과 친수사업도 눈여겨 볼만하다.
세종지구 1·2공구의 현재 수질은 4급수 정도로 이를 2급수까지 끌어올리고, 상류에 인공습지를 만들어 부영양화현상을 차단한다.
금강살리기사업은 금강을 보존하는 사업이다.
개발이 중심인 듯한 인상을 풍기지만 사업을 구간별로 나눠보면 ‘복구지구, 친수지구, 경관지구, 보존지구’로 ‘보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종지구 1·2공구의 감리를 맡고 있는 극동엔지니어링 관계자는 “4개의 사업지구 중 복구지구가 가장 비중이 크고 길이도 길다”면서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