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전 처음 교직을 시작한 예산에서 오는 26일 퇴임을 앞두고 있는 김중기 예산교육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교육철학, 예산교육 발전을 위한 제언 등을 들어봤다.
-그동안 예산교육장으로 재직하면서 예산교육 발전을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교육 정책은 무엇인가.
“예산은 내가 태어나 학교를 다니고 자란 고향이다. 교직생애 40여 년 중 대부분을 예산교육 발전을 위해 몸담아 오면서 특히 마지막을 예산교육 수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거웠다. 지난 1년 반 동안 무엇보다 학력증진을 최우선으로 삼아 바른 심성을 갖춘 지역사회 인재 육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초·중교별 전략회의를 수차례 실시하면서 학교별 특성과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기초·기본학력 신장을 위해 노력했으며,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영재교육원, 학생 맞춤형 캠프 운영 등 학력증진에 매진한 결과 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괄목할 만한 향상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는 자기수업브랜드 갖기와 실험사랑 과학교육 등에서 우수교육청으로 평가받는 등 내실 있는 교육활동으로 많은 성과와 실적을 거양한 뜻 깊은 한 해였다. 또 충남도교육청 특수교육담당 장학관으로 재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롭게 문을 연 ‘특수교육지원센터’를 통해 특수교육 대상학생에 대한 지원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장애 없는 교육 실현을 위해 남다른 힘을 쏟았다. 현재 특수교육지원센터는 상담실과 치료실, 직업·진로실, 자료실 등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작업치료사와 언어치료사 등 8명의 전문인력이 배치, 장애 인식 개선 및 통합교육 활성화를 위한 허브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요즘 학력신장 못지않게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학생들의 인성 함양을 위해 특히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예산은 충절의 고장이다. ‘6현의 얼 계승을 통한 예산인의 자긍심 함양’을 특색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친숙한 우리 고장의 훌륭한 인물인 윤봉길, 김정희, 최익현, 이남규, 김한종, 신현상 선생을 통해 충·효·예의 정신을 계승하고 향토애와 예산인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교육은 인성교육의 근간이 된다고 믿고 있다. 인성교육은 무엇보다 이론이 아닌 실천과 체험중심의 교육이 중요하기에 역사문화유적 학습자료 제작과 활용, 6현 및 의좋은 형제 현장체험학습 실시, 윤봉길 의사의 얼 계승을 위한 한·중 국제교류, 신규 및 전입교사 6현 현장 탐방 등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바른 품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육성’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교육공동체가 함께 하는 ‘바른 품성 5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바른 품성 5운동 예산 행복 릴레이’는 예산교육청의 역점과제로, 칭찬과 질서, 공경, 봉사, 나라사랑의 바른 품성 함양을 위해 각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칭찬릴레이 운동을 전개했다. 또 1교 1특색과제로 학교 특성에 맞는 바른 품성 5운동을 선택적으로 실천하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바른 품성 5운동 실천 미담 사례 발굴과 표창, 바른 품성 문화백일장이 계획돼 있다.”
-예산교육 발전을 위한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와 지역사회 등 교육공동체 각자의 역할이 궁금하다.
“예산의 미래를 위해 예산교육의 발전은 중요한 필수요소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지역사회는 모두 교육의 주체이며 공동체다. 교육공동체 모두가 한 마음으로 각자의 역할과 공동체로서의 협력을 다할 때 예산교육의 발전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먼저 학생들은 꿈을 가져야 하며, 정보화 사회, 글로벌 사회 속에서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찾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책과 컴퓨터, 교사와 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나의 스승이라는 자세로 배우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학생들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모두 그 사람 내부에 있으며, 해답을 찾기 위해선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제시한 일본의 에노모토 히데다케의 철학을 음미할 때 교사의 역할은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파트너가 되는 일이다. 학생들이 자기 삶의 현실을 이해하고 스스로 비전과 목표를 세우게 해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자신의 꿈을 실현하도록 돕는 것이다. 교사의 영원한 파트너는 ‘학생’이며, 학생이 있음으로써 교사가 존재한다. 또 수요자 중심 서비스로 바뀌고 있는 패러다임에 맞게 교육 마인드를 빨리 전환해 잘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만드는 교사, 학생들이 변신할 수 있도록 선도하는 교사가 돼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학생들이 학습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수업을 리드해야 한다. 최근 학부모 교육과 함께 학부모의 학교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자녀 교육을 학교와 함께 협의하고 가정과 학교가 공동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급격한 사회변화로 결손가정이 급증하고 가정교육이 약화된 상황에서 학부모의 자녀교육 역량강화 및 학교참여, 모니터링을 통한 교육수요자로서의 협력과 요구는 예산교육 발전의 중요한 모티브가 될 수 있다. 지역사회 또한 교육이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미래의 인재를 길러내는 일’이라는 점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교육예산 확보와 지원은 물론 학생들을 위한 문화 및 체험공간을 확충하는 일이 필요하며, 사회안전망 구축을 통해 학생들의 안전과 생활지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다각적인 교육복지지원시스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
 |
|
|
-교육자로서 교육철학과 예산교육장으로서 가장 잘된 점과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지난 40여 년간 우리 사회와 교육계는 그야말로 변화와 격동의 시대를 거듭해 왔지만 교직에 첫발을 내딛었던 40년 전과 지금의 교육 소신은 변하지 않았다. 교육에 대한 사랑과 열정, 학생에 대한 관심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이란 ‘멈춰 있던 고개를 누군가에게 돌리는 일’이다. 즉, 아이들이 스스로 역경을 이겨내고 길을 찾아 나갈 때, 가야할 방향을 몰라 두리번거릴 때, 갈림길이 앞을 가로막을 때, 바로 그 때 멈춰있던 고개를 돌려 우리 학생들을 바라봐 주는 일, 그것이 교사고, 교육은 바로 이러한 ‘관심과 애정’이라고 생각해 왔다. ‘스승과 제자는 없고 선생과 학생만 있는 게 아니냐’는 게 요즘 세태다. 하지만 교육은 학생들에게 사랑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학교경영과 학급경영도 마찬가지다. 교육은 교사가 정성을 쏟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 예산 교육의 방향은 학력증진과 인성교육, 창의성교육 등 크게 3가지다. 이 가운데 어느 것 하나 놓쳐서는 안 되지만, 재임 1년 반을 되돌아볼 때 ‘Yes-edu 고객감동 예산교육’을 목표로 학력증진에 매진해 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하위권이던 예산학력을 중위권으로 발돋음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종합장학지도와 방과후학교 등 5개 영역에서 우수교육청 표창을 수상한 점도 자긍심을 갖고 있다. 반면 도내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특수교육지원센터 개원과 다양한 장애학생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그동안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가져온 특수교육분야에서 아직 성과를 인정받지 못해 아쉽다. 또 중국어, 영어 등 외국어 교육을 비롯해 수학, 과학 등 영재교육 전반을 다룰 수 있는 영재교육지원센터의 필요성이 계속 거론돼 왔지만 이 또한 이뤄지지 않은 소망으로 그쳐 수월성교육 강화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예산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한 말씀.
“세상이 변하고 아이들이 변했다. 교육도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를 비롯한 학부모, 지역사회 등 교육공동체가 이러한 변화물결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20세기가 지식형 인재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창의형 인재의 시대라고 한다. 우리가 크게 달라진 시대 흐름을 헤쳐 나가려면 기존의 사고 틀을 과감하게 허물고 여러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의력은 암기식, 주입식 교육으로는 길러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공부를 소홀히 해도 창의력을 계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바이올린 소리도 못 내면서 즉흥곡을 켤 수 없듯이 공부의 기본이 없으면 상상력과 창의력이 발휘될 수 없는 것이다. 학습능력과 창의력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튼튼한 기초·기본 학력신장과 더불어 독서교육과 예술·체육교육, 과학교육 등 학생 개개인의 창의성을 계발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데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 공부가 즐거운 학생은 공부를, 운동이 즐거운 학생은 운동을,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은 밀착교육을 하는 등 보다 세분화된 학생 맞춤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다문화교육이나 특수교육, 유아교육 그리고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복지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위한 상담 및 지원시스템 구축을 위해 각 학교마다 ‘Wee클래스’를 설치하고, 교육청에는 ‘Wee센터’를 구축함으로써 위기상황에 노출된 학생들에게 전문가의 지속적인 상담과 심리치료 등을 제공한다면 인성교육과 생활지도, 학습능력의 향상은 보다 쉽게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정리=김동근 기자 dk1hero@cctoday.co.kr
사진=예산교육청 제공
김중기 예산교육장은 충남 예산 출신으로 온양고등학교와 공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한 김 교육장은 지난 1969년 예산초등학교에서 교직을 시작, 신암초등학교 교감을 비롯해 삽교초등학교, 덕산초등학교 교장과 충남도교육청 초등교육과 유아·특수담당 장학관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3월부터 예산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2007년 교육발전에 이바지 한 공을 인정받아 교육과학기술부장관 표창을 수상하는 등 탁월한 행정력과 온화한 인품을 겸비한 교육자로 평가받고 있는 김 교육장은 응봉초등학교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는 부인 성숙경(59) 씨와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부부 교육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