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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천 야외수영장 개장 일주일을 앞둔 8일 시청 용역직원들이 갑천 야외수영장을 정비하며 청소 하고 있다. 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 ||
게다가 환경단체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물놀이장과 함께 하상여과시설을 설치했지만 정작 자연 여과를 담당하는 모래층이 얇아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국·시비 90여억 원을 들여 유성 유림공원 인근 갑천에 하상여과시설을 설치하고, 정화된 물을 유성천 유지용수로 공급하는 동시에 물놀이장을 만들어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정화수는 갑천에 설치된 하상여과시설을 통해 1일 3만ton 규모로 자연 집수를 하게 되며, 이 물을 펌프로 유성천 상류까지 끌어올려 방류하는 방식으로 물놀이장에 공급된다.
이를 위해 시는 유성천 하류 부분에 길이 300m, 폭 50m의 야외 물놀이시설을 조성했으며, 기존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은 관로를 통해 하류로 우회하는 시설을 설치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갑천에 물놀이장을 조성할 경우 자연적인 하천흐름을 방해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여과수로 공급되는 하천수질 문제도 담보할 수 없어 지속적인 반대의견을 제기해 왔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시가 채택한 하상여과방식은 유럽이나 외국의 경우 최소 10m~15m 이하의 하상퇴적 여과층에서 자연 정화된 물을 담수하지만 갑천은 고작 2.5m~3m에 불과한 하상에서 취수하기 때문에 수영에 적합한 1급수 이상의 여과수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또 다른 문제는 물놀이장 이용이 많은 7월과 8월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다는 것.
대전은 지난달 10일 이상 1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고, 이달 들어서도 3일이나 비가 내렸다.
특히 집중호우 시 하천이 쉽게 범람하기 때문에 현재 물놀이장에서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을 우회하는 공법은 맞지 않는다는 것.
실제 지난 6일 물놀이장이 조성되고 있는 유성천은 이날 오전에 내린 비로 흙탕물이 홍수를 이뤘고, 하천 곳곳이 상류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와 부유물이 눈에 띄었다.
시는 시간당 10㎜ 이하로 비가 내릴 경우 하천 범람 없이 우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지만 이날 오후 11시부터 내린 비는 시간당 ㎜ 안팎이었다.
이밖에 시는 여과수 공급 관로 내에 80cm 길이의 UV램프 3개를 장착, 공급수를 살균할 계획이지만 물이 관로를 지나는 짧은 시간동안 살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하상퇴적층 여과공법은 모래층이 10m 이상 돼야 깨끗한 물을 확보할 수 있는데 반해 갑천은 3m도 채 되지 않는다"며 "하천 범람 후 물놀이장에 쌓인 오염물을 제거하는 데만도 수백만 원이 넘는 청소 예산이 들어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여과시설 완공 후 몇 차례 시험가동을 한 결과 수질이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며 "유지관리 비용도 1년에 1억 원 내외로 많지 않고, 집중호우로 인한 하천 범람시 오염문제가 우려되지만 청소 등 지속적인 관리가 수반되면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