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미국 라이오팁㈜은 2010년까지 6000만 달러를 투자해 기업연구개발센터와 1만 6529㎡ 규모의 신약생산시설을 설립할 계획이다. 올해 설립될 기업 연구개발(R&D)센터가 들어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대덕테크노밸리 전경이다. 대전시 제공 |
|
|
“미국 생명공학기업 라이오팁(LyoTip)이 한국에 자회사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지난해 7월 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지방자치단체 투자유치박람회 현장서 우연히 들은 말 한 마디가 대전시 외자유치의 역사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미국 라이오팁은 단백질 의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재미과학자 장병선 박사의 라이오팁 특허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2010년까지 대덕연구개발특구 2단계 산업용지에 6000만 달러를 투자해 기업부설 연구개발(R&D)센터 및 최첨단 신약생산시설을 갖춘 공장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17일 박성효 대전시장과 미국 라이오팁 대표 장병선 박사, 라이오팁 코리아 장병하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라이오팁 코리아 R&D센터 및 생산시설 건립에 대한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이처럼 초스피드(?)로 진행된 라이오팁의 대덕특구 투자유치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 많은 위기와 고비를 거치며 이뤄졌다.
그 당시 대전시는 대덕연구개발특구 2단계 산업용지 내에 외국인투자유치지역을 지정받기 위해 지정면적의 50% 이상을 외국인기업 MOU 체결 실적으로 채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곧바로 미 라이오팁에 대한 정보 수집에 들어간 대전시는 관계자 연락처와 투자계획 등을 확인했지만 첫 시도부터 고비를 맞는다.
미 라이오팁 측이 인천 송도와 충북 오송을 놓고 저울질을 하다가 인천 송도와 입지 협상을 진행하면서 가계약 직전까지 갖다는 사실을 접한 것.
대전시는 아무리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투자유치가 급해도 타 자치단체에서 진행 중인 사안에 개입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껴 투자처와 접촉할 지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탁월한 바이오 관련 R&D 인프라를 갖춘 대덕특구가 투자 대상 검토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접한 후 대전시의 장점을 한 번 알려주자는 판단으로 투자자 접촉에 들어갔지만 돌아온 것은 무반응이었다. 인천 송도와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별다른 메리트가 없어 보이는 대전시가 갑자기 나서느냐는 싸늘한 반응에 직면한 것이다.
하지만 수 차례의 전화접촉 끝에 미 라이오팁의 국내 투자를 주도하던 라이오팁코리아 장병하 사장으로부터 한 번 만나자는 약속을 얻어내는데 성공한다. 지난해 7월 말 이뤄진 대전시 관계자와 라이오팁코리아 장 사장과의 첫 만남에서 예상치 못했던 협상의 실타래가 풀리는 계기가 마련됐다.
대전시 투자유치 담당자와 장 사장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서로 동향(경북 안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마음의 벽이 어느 정도 허물어졌다. 이로 인해 정부 출연연과 KAIST, 지역 바이오벤처 등 대덕특구가 지닌 바이오관련 인프라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대전시는 기존 협상 파트너인 인천 송도와 경쟁하기 위해 풍부한 바이오 R&D 인프라 외에 투자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만드는 작업에 돌입한다.
대전시가 고심 끝에 내놓은 카드는 지자체 최초로 외국 R&D 집적화시설 조성 후 무상 제공과 외투지역 우선입주자격 제안 등 두 가지였다.
대전시의 인센티브는 기업 R&D센터 운영과 공장 설립을 추진하던 라이오팁 측에게 매우 매력적인 제안으로 받아들여졌다.
결국 지난해 10월경 대전시에 의미있는 국제전화 한 통이 걸려오면서 미 라이오팁의 외자유치 협상은 급선회하게 된다.
미국에 거주하는 장병선 박사는 시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해 시가 마련한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안을 듣고서 “라이오팁을 위해 신경을 많이 써 줘서 매우 고맙다. 최종적으로 대전 입지를 결정했다”고 통보를 한 것이다.
급물살은 탄 투자유치 협상은 투자유치 MOU 체결로 일단락되었고 미 라이오팁은 2010년까지 6000만 달러를 투입해 대덕특구 2단계 산업용지 내 외투지역에 1만 6529㎡ 규모로 단백질 관련 신약생산시설을 갖춘 최첨단 생산시설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2010년 첫 입주시 1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한 이후 2012년 연간 매출액 3000억 원을 기록한 후 2015년까지 직접고용 500여 명에 1조 원 연간 매출을 이뤄내면서 대전시를 세계적인 바이오 첨단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택구 대전시 경제과학국장은 “세계적인 생명공학기업인 미 라이오팁의 외자유치 성공으로 대전시의 바이오 관련 산학연 인프라가 한 단계 도약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전에서도 좋은 입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이를 계기로 첨단의료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바이오 및 의료 분야의 유망한 국내외 기업들을 집중 유치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경환 기자 kmusic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