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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이 오는 2011년 입주하게 될 대덕연구개발특구 1단계 산업용지 중 방현지구 전경. 대전시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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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한 번이라도 관심을 보인 기업은 절대 그냥 돌아가게 하지 말아라.”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전시 공무원들이 대형 사고를 쳤다. 두산중공업이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을 위해 대전시 대덕연구개발(R&D)특구 KT 연구소 내 한 건물을 임대해 미래사업기술센터의 문을 연 시기는 2005년. 60여 명의 R&D인력으로 출범한 두산중공업 미래사업기술센터는 출범 3년간 해상 풍력발전을 비롯한 IGCC(석탄가스화 복합발전), 발전용 연료전지 등으로 연구 분야를 확대하면서 인원도 120여 명 규모로 늘었다는 소식을 접한 과학산업과 이중환 과장과 이대희 주사는 지난해 초 무작정 두산중공업 미래사업기술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양전지 생산업체인 웅진에너지가 대전에 둥지를 튼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대표 기업인 두산중공업 산하 기술연구원을 유치할 경우 박성효 대전시장이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계획’이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두산중공업 산하 연구원의 대전 이전을 제안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의 대전 이전을 단 한 차례도 검토한 적이 없었던 회사 관계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시 공무원이 이전을 제안했던 대덕특구 1단계 개발 예정지도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와 개발허가를 놓고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 취급을 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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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와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4월 4일 시청에서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건립을 골자로 한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구축 협력 약정서(MOU)’를 체결했다. 대전시청 제공 |
하지만 KAIST를 비롯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전력연구원 등 대덕특구 내 R&D 인프라를 높이 평가해 관련 연구부서를 대전에 설치한 두산중공업을 설득하기 위한 시의 노력은 매우 눈물겨웠다.
2~3일에 한 번씩 두산 중공업 관계자를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 위치상 경남 창원보다 대전이 교육, 주거, 교통뿐 아니라 수도권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워 실무담당직원을 설득해 낸 후 두산중공업 임원진의 이전 검토를 이끌어 내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주무부서인 과학산업과를 중심으로 대덕특구과(용지개발 담당) 등 경제과학국(구 미래산업본부) 내 시 산하 관련 부서가 머리를 맞대고 고심한 끝에 내놓은 아이디어가 바로 ‘대덕특구 1단계 산업용지 개발지역 내 신재생에너지 집적화 단지 조성안’.
시가 ‘두산중공업을 주축으로 관련 벤처기업들을 유치해 신재생에너지 집적화 단지를 조성하자’는 매력적인 제안을 내놓자 두산중공업 측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 두산중공업 임원진들이 기술연구원 이전 예정지로 제안됐던 현장을 둘러본 후 비공식으로 대표이사를 비롯한 관련 임원들의 대덕특구 방문이 줄을 이으면서 긍정적인 태도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이를 놓칠새라 지난 2월 25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박성효 대전시장이 행사를 마치고 두산중공업을 전격 방문, 박지원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들과 만나 직접 수 시간의 설득작업을 펼쳐 ‘빠른 시일 내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이전 관련 MOU 체결’이라는 구두합의를 어렵게 이끌어 냈다.
이후 한 달여간 시와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실무진 간에 구체적인 협의를 거쳐 지난해 4월 4일 시청에서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건립을 골자로 한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구축협력 약정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으로 두산중공업은 2011년까지 600억 원을 투자해 대덕특구 1단계 산업용지에 총 면적 6만 6000㎡, 연구인력은 약 200명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을 위한 기술연구원 건립이 확정됐다.
제안 당시 미정이었던 대덕특구 1단계 산업용지 개발사업과 대덕특구의 R&D 역량을 기반으로 한 시의 적극적인 유치 노력이 기술연구원의 이전을 검토조차 한 적이 없던 두산중공업을 바꿔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값진 성과’를 일궈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이전 관련 MOU 체결 이후 시의 성의있는 행보는 다시 한 번 해당기업 임원진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전 인센티브에 대해 고민하던 시는 한국토지개발공사, 대덕연구개발특구본부 등과 수요자 맞춤형 산업용지 개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해당 산업용지 내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 연구소들로부터 원하는 면적, 위치 등 수요자 중심의 개발 및 공급 가능성에 대해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시가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입주희망 기업들로부터 대덕특구 1단계 산업용지 개발지역 가운데 원하는 지역과 면적, 공급시기 등을 전제로 사전 공개모집을 실시해 맞춤형 산업용지 공급을 실시하자 해당기업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게 된 것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KAIST를 비롯해 에너지연, 기계연 등 정부출연연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R&D 인프라를 기반으로 두산중공업, 웅진에너지 등 관련 대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들이 입주하게 되면 신재생에너지 관련 국내 최고의 산학연 기관들이 밀집한 첨단 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이라며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이전으로 대전시가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메카로 부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경환 기자 kmusic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