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미디어법 쟁점을 놓고 극적인 타결을 이끌어 낸 데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파워가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침묵으로 일관하던 박 전 대표는 2일 오전 민주당의 ‘양보’를 촉구하며 한나라당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타결을 촉발했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이 그동안 미흡한 부분에 대해 상당히 많은 양보를 했다”며 농성 중인 한나라당 의원들과 인사들을 독려했다.
박 전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이 그동안 미흡한 부분에 대해 상당히 많은 양보를 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려 노력을 많이 했다”며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하고 내용도 그렇다”고 당 지도부를 지지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미디어법 처리시한 명기와 관련 “야당이 그 정도는 합의해 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것마저 야당이 거부하면 다른 데 생각이 있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생각한다. 야당이 야당안을 가져와 본격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일단 논의에 들어가면 잘 될 수 있다”며 “(민주당이) 받아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야당 측의 양보를 재차 촉구했다.
실제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 직후 여권의 강경기류엔 한층 힘이 실렸고, 김형오 의장은 박희태 대표 등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회동 끝에 방송법 등 15개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민주당이 박 전 대표가 요청한 대로 처리시기를 못박는 방향의 양보안을 내놓으며 극적 합의가 이뤄졌다. 공교롭게도 상황이 맞물린 셈이지만, 한나라당이 내놓은 미디어법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던 박 전 대표가 일정하게 방향 전환을 보이며 여권의 단결과 야당에 대한 압박이 가해졌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나름대로 내놓은 중재안과 여야 합의 내용이 맥락을 같이해, 정치력도 입증한 셈이 됐다는 평가다.
서울=방종훈 기자 bangjh@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