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대전지역 대형 유통매장에 물품 도난사례가 늘고 있다.

1일 지역 대형 유통매장에 따르면 유제품부터 문구용품 등의 도난이 많았던 예년에 비해 최근에는 생필품의 절도가 크게 늘고 있다.

실제 대전 서구 소재 A마트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로스(loss, 물품 도난)’율이 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마트에서 물품을 훔치다 자체 보안팀에 적발되는 건수는 월 평균 20여 건 정도로, 로스율이 높은 달의 경우 전체 매출의 0.5%가 도난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동네상점들까지 도난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새롭게 CCTV를 설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스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부피가 작고 센서태그가 붙어 있지 않은 유제품, 고기류, 의류 등이다.

이용객이 많은 주말 매장직원의 감시가 소홀한 때를 틈 타 가방에 넣거나 유모차 밑 선반에 감추고 나가는 등의 형태로 절도가 이뤄진다.

특히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30~40대 여성 고객의 절도가 늘고 있고, 이들이 훔치는 품목은 주로 ‘한우고기’가 많다고 설명한다.

한우고기를 훔치는 수법은 ‘돼지고기를 산 뒤 돈육 봉투 속에 한우고기를 넣어 돼지고기 값만 지불하는 경우’부터 ‘아예 가격 태그를 떼어낸 후 한우고기를 가방에 슬쩍 넣고 매장을 나오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지역의 한 대형 유통매장 관계자는 “최근 아동의류나 과자류를 비롯해 커피, 양파 등 생필품을 훔치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며 “적발하고 나면 생활고를 호소하는 통에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절도범 대부분이 주부나 학생들이어서 피해 물품이 경미할 경우 훈방조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습적인 절도에 대해서는 법대로 처리해 나가고 있다”며 “전문적인 좀도둑은 매장 내 CCTV 및 도난 담당직원의 사각지대까지 파악하고 있을 정도로 치밀하다”고 덧붙였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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