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증상을 '춘곤증'이라고 하는데, 춘곤증은 '3D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점막피부증상(Dermatitis), 소화기증상(Diarrhea), 정신신경증상(Dementia)으로 집약할 수 있다. 이러한 건강문제가 봄에 발생하는 이유는 봄이 되면 자연히 활동량이 늘어나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증가(비타민 소모량은 겨울보다 3~10배 정도 증가한다)하나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서 나타나게 되는 영양의 불균형이 원인이다.
운동부족 상태에 있다가 봄이 되어 신진대사가 왕성해 지면서 피로를 심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육체적 피로든 정신적 피로든 피로는 풀지 않으면 만병의 원인이 되므로 적당한 관리가 필요하다.
춘곤증을 이기는 특별한 처방은 없다.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그리고 마사지나 목욕 등으로 혈액순환을 도와 노폐물이나 피로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피로를 이기는 좋은 방법이다. 이와 함께 고단백 식품이나 비타민 등의 무기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하지 않게 일정한 리듬을 갖는 생활과 적당한 긴장감을 갖는 것도 또한 효과적이다.
춘곤증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차를 가까이 하는 것이다. 녹차를 마련해 목마를 때마다 마시면 춘곤증을 푸는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녹차들은 카페인, 타닌등과 비타민 C, B1, B2, 나이아신 등 무기염류가 풍부해서 정신을 맑게 하고 기억력과 지구력을 늘려 주며 신진대사를 촉진해 피로회복에 좋다. 녹차는 아울러 항암작용을 한다는 실험 보고가 있고, 담배의 해를 막아 주기도 하니 커피 대신 녹차를 마시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하다.
춘곤증을 심하게 느끼는 직장인들은 봄나물을 상에 올려주기를 아내에게 부탁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쑥, 미나리, 질경이, 부추, 냉이, 달래, 씀바귀 등의 나물은 신선한 맛으로 잃었던 미각을 살릴 뿐 아니라 그 영양으로 나른한 몸의 피로를 이기는데 큰 구실을 한다. 이런 봄나물은 소화를 도와 장과 위를 다스리며, 술 마신 뒤 숙취를 없애고 간을 해독해 피와 정신을 맑게 해준다. 부추는 오장과 허리, 무릎 등을 따뜻하게 해주며, 기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크다. 부추는 가장 따뜻한 채소로 조금씩 즐겨 먹어도 좋다. 미나리는 혈액의 산성화를 중화시키며 냉증에 좋고, 갈증을 없애므로 숙취제거에 좋다. 냉이는 눈을 맑게 하며, 지혈작용이 있고, 설사를 멎게 하는데 애용된다. 달래는 보혈작용이 있으며, 씀바귀는 정력을 강화시키는 효과 또한 탁월하다.
춘곤증을 이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운동이다. 봄철에 하는 운동으로는 걷기나 조깅,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해야 춘곤증을 이기는데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운동 가운데 한 가지를 택해 하루 20~30분씩 주 3~4회를 규칙적으로 하면서 서서히 강도를 높여나가 석 달쯤 하면 체질이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아침에 가볍게 조깅이나 맨손체조를 하고 일과 중에도 2~3시간마다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며, 점심식사 후에는 실내에 있지 말고 밖에 나가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 덧 우울감과 적개심을 털어내고 자신감과 성취욕으로 가득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하다 열흘 이상 쉬어버리면 이제껏 했던 운동의 효과가 없어지니 끈기를 가지고 계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봄철 피로를 무조건 춘곤증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정상인의 경우 춘곤증은 1~3주가 지나면 없어지는 것이 보통이므로 충분한 휴식에도 불구하고 피로감이 오래 간다면 빈혈, 간염, 결핵, 당뇨, 갑상선 질환 등의 기질적 이상이나 불안, 우울증 등 정신적 원인에 의한 피로 증세는 아닌지 병원을 찾아가 확인해야 한다.
누구나 춘곤증을 겪지 않고 계절 변화에 적응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 균형 잡힌 영양섭취로 신체리듬의 변화를 최소화하면 춘곤증을 가볍게 넘길 수 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