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강을 맞은 대전지역 대학교 앞은 신입생 환영회와 개강파티 등으로 술자리가 흥건하지만, 강의실과 도서관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취업 및 고시준비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에 매진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지역 대학가 앞에는 이른 초저녁에도 각종 환영회 등으로 술에 취한 대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길거리 이곳저곳을 헤매다 행인과 시비가 붙고 만취한 일부 학생은 길거리에 쓰러지는 등 대학가는 마치 상아탑이 술독에 빠진 것 같은 모습이다.

9일 저녁 대전 한 사립대학 앞, 골목 양 옆으로 늘어서 있는 술 집에는 각종 환영행사에 참석한 학생들로 북적거리는 등 딴 세상을 실감케 했다.

거리에서 보이는 일부 학생은 술을 못이기는 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는가 하면 또 다른 학생은 길 가에 놓여진 광고문구를 발로 차는 등 진풍경이 목격됐다.

대전 모 대학 2학년 김 모(21) 씨는 “신입생이 들어오고 개강을 하다보니 술자리가 많아지게 됐다”며 “하지만 일부 학생들이 술에 취해 지나가던 행인과 시비가 붙는 것을 보게되면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지게 된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 모 씨도 “3월은 신입생 환영회, 동문회, 개강파티 등 각종 행사로 술집이 꽉 들어찬다”며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술에 만취해 싸우고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개강을 맞은 대학가는 술에 취한 학생들로 넘쳐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일부 신입생들은 각종 술자리를 마다하고 벌써부터 취업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 해 대전 모 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한 박 모(19) 씨는 지난 1월부터 공무원 학원에 다니고 있다. 극심한 불황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대학생이 태반이다보니 박 씨는 처음부터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한 것. 이에 박 씨는 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학과 수업보다는 공무원 공부에 매진 중이다.

박 씨는 “어차피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워 공무원을 할 생각으로 학원에 다니고 있다”며 “학원에 나가보면 나와 비슷한 사람이 꽤 있다”고 말했다.

정 모(19·여) 씨는 “놀고 싶은 마음도 많이 들지만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 신입생 환영회 같은데 참석 안하고 도서관에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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