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있어야 백화점 뜬다’는 속설이 무너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영화관 입점으로 백화점들이 영화 관람객의 고객 흡수라는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렸지만 최근에는 백화점 영업실적과 연계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주차난 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만 해도 백화점 업계에 영화관 개설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당시 유통업체는 엔터테인먼트와 결합된 복합공간으로 유통점의 집객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대부분의 백화점에는 예외없이 영화관이 입점했으며, 기존 영화관의 증축 움직임도 활발했다.
하지만 본보 조사결과, 롯데백화점 대전점 내 롯데시네마를 비롯해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의 스타식스, 백화점 세이의 CGV, 로데오타운의 씨너스 등 유통업체와 영화관의 결합이 유통점의 매출 상승으로 직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과 스타식스 타임월드의 분기별 매출 증감률을 보면 갤러리아백화점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5.2% 하락한 지난해 4분기의 스타식스 매출은 22.6%나 증가했다.
또 백화점 매출이 전년 대비 11.5%나 오른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영화관 매출은 9.5% 감소해 역신장을 기록하는 등 백화점과 영화관 매출은 반대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롯데백화점과 백화점 세이의 경우도 백화점 매출과 영화관 매출의 동반상승 효과는 미미하거나 반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백화점은 영화관을 입점시켜 집객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백화점 영업 활성화로 연결되는 부분은 미약하다”며 “영화관 영업의 경우도 개봉영화에 따라 백화점 매출과는 별개로 영향을 받지 않고 이뤄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백화점 고객이 많은 주말 등 휴일의 경우 영화 관람객의 장시간 주차(3~4시간 정도)는 주차난과 백화점 진입로의 교통 혼잡을 유발, 쇼핑객의 발길을 돌리는 역효과가 생기기도 한다고 백화점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이에 따라 지역의 한 백화점은 백화점 내 영화관 퇴점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