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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진에너지 건물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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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성장동력이다. 사람 몸으로 따지면 혈관의 핵심인 동맥과 같다. 기업을 통해 고용이 이뤄지고 생산·판매가 순환된다. 지역에서도 기업이 활성화 돼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지방자치단체가 기업유치에 사력을 다하는 이유도 잘살아 보자는 일념이다. 충청권 향토기업과 출향기업인이 경영하는 기업을 소개하는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다. 향토기업으로 소개된 기업들이 충청도에 투자를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우선이다. 아울러 중앙 재계 무대에서 충청도 대표 선수로 뛰고 있는 향토기업들의 선전을 기대하는 마음이다. 편집자
웅진그룹과 충청도의 닮은 점은 은근과 끈기가 아닐까 싶다. 충절의 고향인 충청도는 예로부터 곧은 생각을 가진 인물들이 많았고 웅진그룹도 곧은 생각과 역발상으로 탄탄한 기업 문화를 쌓아오고 있다. 웅진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발전 속도는 비약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웅진그룹은 윤석금 회장이 29년 전인 1980년 웅진씽크빅이란 출판업을 시작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된다. 당시 자본금은 7000만 원. 웅진은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4조 6000억 원을 달성해 재계 33위(공기업 제외)의 중견그룹으로 성장했고 계열사 만도 16개다. 웅진의 올해 매출목표는 5조 2000억 원이며 그동안 교육출판, 생활환경가전, 식품, 건설 등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웅진이 올해 매출을 달성하고 새로운 에너지 분야 사업에도 성공한다면 재계 판도가 바뀔 것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그 성장세가 무섭다.
그 성장세의 이면에는 기업 경영과 판매에서의 역발상이 돋보인다. 웅진그룹의 모태가 된 웅진씽크빅에선 당시로선 생각하지 못했던 ‘1년치 학습지 회비 선불’이란 전략을 세워 히트를 쳤다. 이 아이디어는 당시 잡지 판매가 연단위로 이뤄졌던 점을 차용해 온 것으로 웅진 출판사업의 가파른 성장세의 토대가 됐다. 윤 회장은 출판업 판매인으로 대졸 출신 여성을 최초로 채용하는 파격적 인사 방침을 도입해 매출은 물론 노동시장의 변화를 불러왔다. 누구보다 자녀 교육에 열성인 우리나라 여성의 특성을 사업과 접목했다는 점에서 역발상의 대표적 사례로 기억된다. 생활가전의 대표적 기업으로 성장한 웅진 코웨이의 IMF 극복기는 더 드라마틱하다. 모든 기업이 어려웠던 이 기간에 웅진 코웨이는 주력상품이었던 정수기를 ‘판매’ 대신 ‘임대’로 선회해 빅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이 전략의 핵심은 소비자가 부담스럽지 않게 정수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으로, 판매자 입장이 아닌 소비자 입장으로 시장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웅진 코웨이는 렌탈 정수기 전략을 쓰면서 코디 시스템을 통해 B/S(Before Service)도 실시했다. 그 결과 웅진코웨이는 현재 렌탈과 멤버십을 합해 약 44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웅진그룹에서 가장 많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 창의적인 혁신 아이디어 하나가 회사의 운명을 바꿔 놓은 셈이다. 웅진의 끈기와 역발상을 통한 위기 극복은 불황을 맞고 있는 한국경제 상황에서 또 하나의 도전을 예고한다.
웅진 윤 회장은 올해 화두를 ‘꿈’으로 정했다고 한다. 윤 회장은 신년사 등을 통해 웅진그룹 각 계열사들이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웅진 윤 회장은 환경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그는 3~4년 전부터 신재생 에너지 사업, 그 중에서도 태양광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었다. 디자인도 윤 회장이 관심있게 보는 분야로 웅진은 새로운 사업 확대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2006년에는 웅진에너지를, 2008년에는 웅진폴리실리콘을 설립하며 태양광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태양광 분야에서도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 분야에 주력하고 있어 향후에도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
부연하면 웅진에너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효율이 높은 태양광 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업체인 미국 선파워사와 제휴를 통해 설립됐고, 웅진폴리실리콘은 올해 1월 공장 기공식을 갖고 공장설립에 착수했다.
웅진에너지는 대덕연구단지에 자리잡고 있는 데 올 하반기에는 웨이퍼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본격적인 태양광 사업에 돌입한다. 웅진그룹은 현재 그룹 매출의 2%에 불과한 태양광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2~3년 후에는 이 분야에서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웅진그룹은 녹색성장에도 주목하고 있는 데 그룹 내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극동건설의 ‘삼각 편대’가 선봉장이다. 이들은 공업용 정수, 오폐수 처리 등 환경분야 사업과 해수 담수화 같은 플랜트형 수(水)처리 사업을 서로 연계해 벌이고 있다. 삼각편대가 서로 보완을 해주며 사업을 하다보니 네트워크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지난해 5월 웅진코웨이와 웅진케미칼은 각자의 필터 사업 부문과 수처리 사업 부문을 교환함으로써 분야별 전문성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웅진케미칼은 세계 4위 수준의 필터사업 역량을 발판으로 수처리 사업용 필터 개발과 생산에 주력하고 있고 웅진코웨이는 필터를 활용한 공업용 정수, 오폐수 처리 등의 사업 채널 확보와 글로벌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극동건설은 해수담수화와 같은 플랜트형 수처리 사업에 힘을 가세해 경쟁력을 높일 전망이다. 웅진그룹의 친환경 사업 주력으로 윤 회장은 세계에서 친환경 부자로 불린다.
최근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Sunday Times)가 선정한 ‘전세계 친환경 부자 100인’에 69위(국내 1위)로 선정된 것이 그 반증이다. 태양광 사업에 3억 1000만 파운드를 투자하는 등 친환경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는 점과 이외에도 녹색구매, 친환경제품 개발, 저탄소 생산체계 도입 등 전 그룹 차원의 친환경 경영시스템 구축에 노력한 점을 높게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웅진 씽크빅 최봉수 신임 대표 이사는 취임 후 곧바로 웅진씽크빅의 지속적인 혁신을 위한 대규모 혁신전담 조직 ‘이노오션(Innocean)’을 신설했다. 본사 정직원의 12%에 달하는 70여명으로 꾸려진 이노오션은 기존의 업무를 벗어나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 구상에만 전념하게 된다. 파격적인 회사 운영이지만 성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웅진식품은 업무별 혁신 TFT인 ‘윈팀(Win Team)’을 만들어 원가 절감, 신제품 개발 등 각각의 영역에서 혁신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전국 460여 개의 영업지국에 대한 본사 차원의 효율적인 영업관리를 위해 6개의 권역으로 관리단위를 재편하고, 권한을 위임해 지역별 특색에 맞는 영업전략을 도출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선 W-TPS(Woongjin Tortal Profit System)를 도입해 각 계열사의 경영전략과 연계된 과제를 설정한다. 이를 통해 해당 사업 부문의 경영성과 극대화를 실현하고 임직원의 혁신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
한마디로 웅진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네트워크에 힘을 쏟으면서 구성원들의 역량을 높이고 있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 웅진그룹 사업 확대 과정
년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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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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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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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씽크빅(출판업) 설립 |
198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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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식품(식품업) 설립 |
198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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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환경생활가전) 설립 |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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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센(출판업) 설립 |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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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필드 컨트리클럽(골프장) 설립 |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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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캐피탈(금융업), 웅진에너지(태양광 사업) 설립 |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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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홀딩스 설립,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극동건설(건설
업) 인수 |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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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케미칼(구 새한, 소재사업) 인수, 웅진폴리실리콘(태양광 사업) 설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