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최대의 해양도시 보령에는 육지 속에도 또 하나의 바다가 있다.
서쪽에 서해바다가 있고 내륙 쪽에는 육지 속의 작은 바다로 군림하는 한국농어촌공사(사장 홍문표)의 청천저수지가 있다.
보령시 죽정동과 청라면 장산리 일원에 걸쳐 있는 청천저수지는 청라면에 있어 청라저수지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청천지는 대전을 비롯해 청주와 공주, 연기, 청양 등 충청권 내륙에서 보령을 찾을 때 주로 이용하는 국도 36호선과 연접해 있어 잘 알려져 있다.
관광도시인 보령에는 연중 끊이지 않고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고, 그런 만큼 청천지의 지명도도 높다.
36번 국도를 이용해 보령을 찾는 이들은 청천지를 보며 보령에 이르렀음을 인지한다.
보령의 대표적 담수호인 청천지는 규모면에서도 예당지, 탑정지에 이어 충남권 세 번째로 손꼽힌다.
◆농업용수 기능
청천지는 지난 52년 공사에 착수해 11년 만인 62년에 완공됐다.
이후 88년도에 제당을 1.5m 높이는 확장공사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저수지가 커진 이후 웅천 일대와 남포 간척지까지 수혜지역을 확대했다.
청천지의 물은 사방 7010㏊를 유역으로 한다.
홍성군 장곡면, 청양군 화성면, 보령시 성주면 일대가 이 저수지의 유역을 형성한다.
지형적으로는 동쪽 성태산, 서쪽 진당산, 남쪽 성주산, 북쪽 오서산이 청천지의 물을 만들어 낸다.
만수면적은 264.5㏊으로 2080만t의 물을 가두고 있는 청천지는 2660㏊의 농토에 생명의 물을 공급한다.
청전저수지의 물은 보령댐이 준공되기 전인 지난 2000년까지만 해도 보령지역 다수의 지역민들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역할도 맡았다.
생활용수 공급 기능을 보령댐에 넘긴 이후 청천지는 농업용수로서의 기능에만 충실한 저수지가 됐다.
보령에는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30개의 저수지가 있다.
이 중 청천지의 저수량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나머지 29개의 저수지가 40%가량을 차지한다.
물을 공급하는 농토의 면적도 관내 전체 면적의 65%를 청천지가 맡는다.
보령지역 최대 곡창인 남포 신구간척지를 비롯해 대호간척지와 웅천 일대 농토들까지 모두 청천지 물로 농사를 짓는다.
그래서 청천지가 없는 보령의 농사는 생각할 수도 없는 처지다.
청천지 물은 수질도 좋아 보령 쌀의 미질을 최상급으로 끌어올리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미질이 좋기로 유명한 간척지 토양에 청정수를 공급하니 보령 쌀의 밥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보령시가지를 가로질러 서해바다로 흘러가는 대천천도 청천지 물을 공급받아 연중 깨끗한 수질을 유지한다.
◆관광휴양 기능
청천지를 비롯한 보령지역의 모든 저수지는 수질 보호를 위해 낚시를 비롯한 어떤 형태의 어로행위가 모두 금지돼 있다.
그렇지만 주변에 풍성한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어 호수와 연계한 관광과 휴양 수요는 매년 늘어가고 있다.
청천지는 보령 시가지에서 불과 4㎞ 떨어져 있어 5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저수지 근처에는 냉풍욕장을 비롯해 남포오석벼루전시장, 명대계곡, 오서산 휴양림 등 관광자원이 즐비하다.
저수지 바로 옆에는 화암서원이 있어 저수지와 그림같은 절경을 연출한다.
더욱이 우측으로는 36번 국도, 좌측으로는 619호 지방도가 개설돼 있고, 이 두 개의 도로를 연결해주는 도로가 2008년 개설돼 순환도로가 완성됐다.
저수지를 감상하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환상의 코스가 개발된 것이다.
보령시는 청천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오는 2012년까지 호수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 수상관찰데크가 설치돼 데이트코스로의 기능을 다하고 있고,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들의 야외촬영지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앞으로 보령시는 연꽃화분을 식재하고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등 공원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다.
저수지 주변 곳곳에 산재한 방울토마토 농장도 인기가 높은 볼거리다.
◆재해대비 보강사업
보령지역 최대의 저수지인 청천지는 일반적인 홍수 피해는 감당해낼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만 200년 만에 한 번 찾아올 수 있는 대규모 홍수에는 위험을 노출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점진적으로 보강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청천2지구 재해대비 개보수사업이란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 사업이 2010년 마무리 되면 말 그대로 200년 만에 한 번 찾아올 대규모 홍수가 닥쳐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보령의 자랑 청천저수지는 용수 기능 외에 재해예방 기능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도운 기자 oja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