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기업들은 ‘보이지 않는 성장엔진’으로 불리는 브랜드 파워가 시장 점유율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브랜드 업그레이드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브랜드가 기업 인지도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잣대로 삼기 때문이다. 충청투데이는 '충청 파워브랜드'라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해 하나의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충청기업들의 브랜드를 연재한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브랜드 도입 역사는 길지 않다.
지난 1999년 삼성중공업의 주상복합 아파트 '쉐르빌’이 최초의 브랜드로 꼽힌다. 이후 ‘래미안’, ‘e-편한세상’ 등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브랜드 아파트 열풍을 몰고 왔다. 지금은 주택건설업체마다 회사명과는 다른 브랜드를 개발해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지만, 그 때만 해도 지역에서 브랜드 아파트를 런칭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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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룡건설은 아파트 브랜드인 ‘리슈빌(Riche Ville)’을 개발, 충청권 주택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
대형건설사도 신규 아파트 브랜드를 만들기 전에 현대아파트, 삼성아파트 등으로 기업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계룡건설은 2000년 8월 아파트 브랜드인 ‘리슈빌(Riche Ville)’을 개발, 충청권 주택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리슈빌’은 불어식 표현으로 풍요로운 마을을 의미한다.‘리슈빌’이라는 브랜드로 첫 분양된 아파트는 2001년 5월 노은1지구 11블록이다.
계룡건설은 노은 1지구 8블록에 ‘새미래’라는 브랜드로 아파트를 분양했고, 4블록에 현대와 공동으로 아파트를 분양중이서 신규 분양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노은 리슈빌은 1지구의 마지막 중대형 아파트로 총 635가구에 총 사업비가 1180억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이 시기는 건설회사의 주택사업에도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이었다.
외환위기와 분양가 자율화를 거치면서 건설사들은 그동안 기업의 브랜드와 연계해 사용하던 아파트와는 달리 고유한 브랜드로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자신들만의 가치를 표방하기 시작했다.
노은 1지구 ‘리슈빌’은 계룡건설의 본격적인 브랜드 아파트답게 사전부터 다양한 면모를 갖추면서 대전지역 수요자들과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내부 인테리어 외주 용역을 시행해 본격적인 인테리어 아파트를 표방했고, 모델하우스도 탄방동에 기존의 임시건물 형태가 아닌 주택전시관에 상시건물로 지어 상징성을 더해 지금까지 활용하고 있다.
풍요로운 삶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풍요로운 주거환경을 연출했다.
노은 1지구 이후 ‘리슈빌’은 천안 두정·백석, 용인 구갈·동백·IC, 노은1·2, 관저, 복수, 수원 영통, 부천 중동, 청주 비하1·2, 산남, 분평, 충주 연수, 논산 취암, 예산 발연, 울산 교동, 부산 정관, 대구 진천, 학하 등 전국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2만여 가구를 분양해 성공적으로 완료했거나 진행중이다.
‘리슈빌’의 성공은 국내 뿐 아니라 국외로도 이어졌다.
러시아 하바로브스크에 ‘리슈빌’ 브랜드로 성공적으로 분양중이며,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계룡건설은 매년 ‘리슈빌’ 브랜드를 새롭게 보완해 수요자들에게 더욱 친숙한 브랜드로 다가갈 예정이다. 올 3월에는 고양삼송지구에 ‘리슈빌’ 브랜드로 총 1024가구의 대단지를 분양할 계획이며, 고양 삼송을 시작으로 서울 수도권에 점진적으로 주택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계룡건설의 또 다른 브랜드로는 ‘로덴하우스’가 있다.
독일의 유명 도시인 로텐부르크의 이미지를 가져온 ‘로덴하우스’는 이미 서울 도곡동과 대전 도룡동에서 거둔 성공에 힘입어 고급 주택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로덴하우스는 먼저 2007년 10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고급 주거지인 강남구 도곡동에 52가구를 분양, 최근 입주를 시작했고, 대전 최고의 주거단지로 손꼽히는 도룡동에도 로덴하우스를 공급해 2년여의 공사를 마쳤다. ‘로덴하우스’는 최고급 수요층을 타겟으로 한 계룡건설의 차별화 계획에서 파생된 상품이다. 전반적인 건설경기의 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 VVIP를 타겟으로 한 틈새형 상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리슈빌’과 ‘로덴하우스’ 외에도 계룡건설은 다른 몇 개의 주택사업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사업지구의 성격에 맞춰서 ‘학의 뜰’과 같은 서브 브랜드를 동시에 사용해 아파트의 가치를 한층 높이고 있다. 박길수 기자 bluesk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