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현(76) 충청향우회 신임 총재는 향우회를 통해 고향사랑을 실천하는 ‘향우회의 산 역사’로 받아들여진다.
예산군 예산읍 수천리 176번지가 고향인 곽 신임 총재는 80년 초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후 이런저런 사정으로 전무했던 향우조직을 재건해 지금의 충청향우회 토대를 만들었다.
곽 총재는 지난 2004년에는 흩어져 있던 향우조직을 하나로 만드는데 산파역할을 하며 통합 충청향우회를 출범시키는데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1일 정기총회에서 2년 임기의 총재직에 선출된 곽 신임 총재는 이날 향우회 간부들에게 ‘지난 일은 모두 묻고 앞으로 나가자’고 말하며 통합을 강조했다.
곽 총재는 취임사에서도 “충청향우회는 어떠한 이유로도 다시 분열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확고한 소신”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논란에 대해서도 곽 총재는 ‘개구즉착’(開口卽錯·입을 연다면 그 즉시 틀리게 된다)을 강조했다.
곽 신임 총재를 만나 향우회 신년계획, 지역 현안에 대한 생각들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 일답.
- 총재 취임을 축하드린다. 충청투데이에서 6년 전 통합향우회 출범에 즈음해 인터뷰를 가진적이 있는데 기억하시는지.
“물론 기억한다. 6년 전인 2004년에 4개로 난립됐던 충청향우 단체가 향우애 하나로 통합 출범했고 대전과 충남·북 출신 향우들의 정성어린 마음이 모아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충청투데이에서도 관심있게 이를 보도했고 당시 수석 부총재인 나에게도 인터뷰를 해 감사드린다. 이제 신임 총재로 취임해 책임이 막중함을 느낀다.”
- 향우회의 신년 계획과 올해 활동 방안은.
“4일 운영위원회를 갖고 향우회 간부들에 대한 인선을 할 생각이다. 충청향우회 현 임원들의 임기가 모두 만료한 만큼 새로 뽑아야 한다. 수석 부총재 3명과 지역 담담 상임위원들이 대상이다. 거의 유임시킬 생각을 하고 있다. 서운한 사람 없도록 하는 게 목표다. 신임 총재 취임식 후에도 운영위원들에게 ‘과거는 모두 묻고 앞으로 잘해나가자’고 이야기 했다. 올해는 모임을 자주 가지려고 한다. 자문위원회도 구성해 어르신들의 고견을 들으려고 한다. 장학사업은 무리하지 않고 현재 400명에게 지급하는 운영방식을 유지하려고 한다. 향우회 내 특별위원회 등 많은 분과가 있는데 이를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향우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 충청향우회 올해 발전 방안은.
“향우회는 향우 간 친목을 도모하고 상부상조하는 것이 상례다. 충청향우회는 이에 더해 나라사랑, 고향사랑,향우사랑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가장 수고하고 계신 전국 132개 지역향우회장들과 자주 만나 화합단결하고 지혜를 모으고 역량을 결집해 내실 있는 향우회를 만들겠다. 충청인의 고향사랑은 엄청나다. 충청향우회가 전국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발전을 위해선 향우들과 고향의 전폭적 지지가 필요하다.”
- 취임사에서 향우회 발전에 기여하신 분들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지난 6년 간 우리 향우회를 훌륭하게 이끌어주신 류근창, 김용래, 정종택 총재에게 감사드린다. 거액의 장학금을 출연해 주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고향발전을 위해 뛰고 있는 대전, 충남·북 광역단체장들도 출향인 육영 장학금을 출연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중앙회 총재단 운영위원, 전국 지역향우회장단들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무엇보다도 충청향우회의 구성원인 충청민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끊임없는 애정을 당부드린다.”
- 지역 현안 중에 세종시 문제가 여전히 논란거리다. 향우회 입장은 무엇인가.
“불교에 개구즉착(開口卽錯)이란 말이 있는데 말을 하게되면 ‘화(禍)가 된다’는 뜻이다. 지금 신임 향우회장이 어떤 말을 할 수 있느냐. 다만 지역 향우회장들이 난처한 입장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분위기가 그렇다. 그래서 신년교례회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결의문 형식으로 발표한 것이다.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세종시 문제로 충청향우회가 분열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가 골자다. 또 향우회 명의 의사표시나 집단행동은 자제하기로 했다. 세종시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충청인을 무시하거나 비하하는 일이 없도록 경고도 했다.”
- 세종시 문제 때문에 충청인이 무시당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그런 일이 없겠지만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일어나면 그런 일을 벌인 기관에 항의 방문단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
- 세종시 공방에 대한 향우들의 입장이나 분위기는.
“출향인은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 자기가 사는 곳에 대한 입장과 뿌리가 충청도인 이중적인 입장이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사람도 있고 중간에 잘 됐으면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쪽이고 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 올해 지방선거가 있는데 훌륭한 지도자의 기준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무엇보다 출향인들이 타지에서도 정당을 초월해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다. 충청도에서도 훌륭한 지도자가 선출됐으면 좋겠다. 선출직 공직자상으로는 믿을 수 있는 사람, 능력있는 사람, 부지런한 사람을 권한다. 믿을 수 없는 사람의 대명사는 도둑놈인데 민을 수 없는 사람이 능력있고 부지런하면 안된다. 능력있는 도둑놈이 밤새 부지런히 훔쳤다고 생각해 보라. 기가막힌 일이다. 믿을 수 없는 사람은 뽑으면 안된다.”
- 능력과 부지런함은 어떤 기준인지.
“소명의식이 있는 능력이어야 한다. 사명감을 가지고 목적의식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리고 봉사해야 한다. 능력이 있어도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오늘 부지런한 사람은 아침일찍 일어나는 사람이고 지금 시작하는 사람이 가장 빨리 하는 사람이다. 가장 부지런한 사람은 시작한 일을 끝마무리 하는 사람이다.”
- 고향이 주는 의미는 뭔가.
"어릴 때 추억은 아름답기만 하다. 정말 아름답고 순백이다. 신례원초등학교 동창회를 두달에 한번 서울에서 갖고 있다. 초등학교 동창이 가장 좋다. 항상 순수하고 이해관계가 없다. 벌써 다들 70대 중반이다.”
- 충청도민들에게 덕담을 해주신다면.
“지난 1999년에 예산의 한 모임에서 새천년 덕담을 해 달라고 해서 고민한 적이 있다. 한해 덕담도 어려운데 1000년 덕담을 해 달라고 해서... 고민이 많이 됐다. 그 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시간에 구애를 받지말자’. 무슨 말인고 하니 시간에 구애를 안 받으면 그 것이 진리란 말이다. 과거의 진리는 오늘에도 진리라는 말이다. 사람에게 가장 큰 욕심이 무엇이겠느냐. 그건 살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 중에서도 잘 살고자 하는 마음이다. 잘 살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면 잘 살 수 있다. 고향 충청도를 지키며 더 좋은 고향으로 가꾸고자 하는 500만 충청도민에게 항상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기원한다.”
대담·정리= 서울 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프로필>
△1933년 예산 출생
△농협중앙회 참사
△새마을 지도자 연수원 부원장
△새마을운동본부 창립준비위 간사장
△제11대 국회의원
△신례원초등학교·덕수상고·국민대 동창회 총회장, 이사
△충청향우회 부총재
△'Save the Children, Korea' 이사장
△헌정회 이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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