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자도 검사장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뇌는 뉴런이라는 신경세포의 화학적·전기적 신호 전달로 작동된다.

이 가운데 전기적 전달은 뉴런과 뉴런 사이에서 신호의 유무에 따라 -70mV~30mV의 전압 변화를 통해 이뤄진다.

각 뉴런 간의 전압차가 집단적으로 발생하면 신호의 전달에 따라 일련의 전류흐름이 나타나면서 뉴런 주위로 자기장을 형성하게 된다.

이로 인해 뇌에 형성된 자기장의 세기는 0.1pico(1조 분의 1)테슬라(자기장의 단위), 이는 지구에서 자연 형성되는 자기장의 10억 분의 1에 불과한, 극히 미미한 것이다.

◆인체자기장 변화로 질환 검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 이처럼 미미한 자기장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심자도 및 뇌자도 검사 기술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표준연이 개발한 장비는 지구 자기장의 100억 분의 1까지 구분할 수 있다. 표준연은 같은 원리로 심장 질환의 이상 유무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정밀도의 심자도 장비를 2000년 대 초반에 이미 개발했다.

심장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의 세기는 지구자기장의 1000만 분의 1이하로, 이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초전도 스퀴드(초전도양자간섭소자)라는 특수한 자기센서 개발과 정밀측정 기술이 동시에 필요하다.

스퀴드(SQUID)는 초전도 현상을 이용한 정밀 측정소자로, 이 장치를 이용한 검사로 인체에 아무런 해를 주지 않고도 심장활동에 따른 전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때문에 지금까지 조기진단이 어려웠던 허혈성 심근질환이나 부정맥 등 전도장애에 의한 심장질환의 진단 등이 가능하다.

심자도 검사는 심장기능을 진단하기 어려운 태아의 심장상태를 조기 진단하고, 출산 직후 곧바로 시술해 태아의 돌연사를 막는 한편 태아 심장병으로 발생할 수 있는 발달저하 등의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을 확보한 표준연은 지난 2003년 자체 개발한 심자도 장비를 연세세브란스 병원에 설치해 임상 데이터를 수집하는 한편 2008년에는 심자도보다 100배나 더 민감한 뇌자도 장비를 개발에 대만에 수출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뇌자도 검사장비는 뇌에서 발생하는 자기장 신호를 측정해 뇌기능연구 및 기능성 뇌질환을 진단 할 수 있다.

특히 뇌신경의 전기활동을 초당 1000장까지 영상화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뇌신경전류 변화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뇌에서 나타나는 인지과정을 놓치지 않고 측정해 낼 수 있다.

이는 현재까지 과학 수준으로 밝히기 어려웠던 뇌의 기능과 역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전망이다.

◆3차원 데이타 완성 박차

현재 표준연은 뇌자도 및 심자도 장비를 통해 감지한 자기장의 변화를 CT(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와 결합해 영상과 수치정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 기술은 이미지로 표현되는 CT나 MRI의 각 부위마다 감지한 자기장의 변화를 결합시켜 3차원의 데이터를 도출시키는 것으로, 고도의 기술과 수학적 테크닉을 요한다.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표준연 이용호 박사는 “표준연이 개발한 뇌자도·심자도 검사장비는 감도 성능과 경제성 모두 세계 최고를 자부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임상 데이터 수집 및 3차원 이미지화 연구화 완성되면 의학은 물론 관련 업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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