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 모(34·대전 서구 내동) 씨는 다가올 주말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줄줄이 예정돼 있는 결혼식과 돌잔치, 개업, 출산 등 크고 작은 경조사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어느 정도 친분까지 챙겨야 할지, 경조금은 얼마나 내야 할지 늘 고민이다”면서 “적은 액수의 경조금을 낼 때엔 상대방이 혹 서운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5월 본격적인 결혼시즌이 다가오면서 박 씨처럼 경조금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두둑히 꼼꼼히 챙기고 싶지만 처한 현실은 마음을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침체와 구직난, 늘어만 가는 가계운영비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미덕(美德)이라고 여겼던 '경조사 챙기기'에 어려움을 토로하거나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쁜 생활 등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 회갑, 조의 등 경조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우체국 경조금 배달서비스 경우, 이용건수가 2007년 이후 매년 줄고 있다. 2006년(26만 4103건)까지 꾸준히 증가했던 우체국 경조금배달서비스 이용건수는 2007년(26만 6469건)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2008년 25만 2703건, 2009년 22만 3514건 등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용자 감소폭이 컸는데 이는 2년 전보다 17%(4만 3000여 건)나 줄어든 것이다.
충청체신청 관계자는 “편리성 때문에 이용자가 꾸준히 늘다가 2007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경기가 침체되면서 이용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고 받는 경조금의 실태와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해 마음을 전하면서도 부담을 피하는 경조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